영국 온라인 식료품 업체 오카도 그룹(Ocado Group plc)이 2025년 상반기 실적에서 대규모 흑자 전환을 이뤄내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18일 런던 증시에서 오카도 주가는 장 초반 8% 이상 급등했다.
2025년 7월 18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오카도는 2025회계연도 1~6월 동안 6억700만 파운드(약 1조1,40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1억4,400만 파운드 적자에서 극적인 반전을 이뤘다.
이번 흑자 전환의 핵심 요인은 4월 7일부로 진행된 ‘Ocado Retail’ 합작법인 지분 탈(脫)연결(de-consolidation)에 따른 7억8,300만 파운드의 비현금(non-cash) 평가익이다. 해당 합작법인은 이제부터 지분법(associate)으로 회계 처리되며, 연결 대상에서 제외됐다.
매출 추이도 견조했다. 그룹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6억7,400만 파운드를 기록했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Technology Solutions 부문이 2억7,700만 파운드(전년 대비 15%↑)를, Logistics 부문이 3억9,700만 파운드(12%↑)를 각각 창출했다.
조정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는 9,200만 파운드로 전년 동기 대비 4,000만 파운드 개선됐다. 같은 기간 기초 현금 유출(underlying cash outflow)도 1억800만 파운드로 축소돼, 지난해 2억100만 파운드 대비 재무 체질이 강화됐다.
▶ Technology Solutions 부문 세부 실적
경상(recurring) 매출은 2억2,300만 파운드(10%↑), 비경상(non-recurring) 매출은 3,700만 파운드(117%↑)를 기록했다. 특히 영국 식품 유통업체 모리슨스(Morrisons)의 계약 종료로 발생한 1,700만 파운드의 Exit Fee가 비경상 매출 증가의 주 요인이었다.
세그먼트 EBITDA는 7,300만 파운드로 전년 3,500만 파운드보다 두 배 이상 늘었으며, 마진은 14%에서 26%로 대폭 개선됐다.
▶ Logistics 부문
조정 EBITDA는 1,900만 파운드(전년 1,700만 파운드)로 소폭 늘었다. 주당 주문 건수는 61만4,000건(11%↑), 처리 상품 수(eaches)는 7억1,800만 개(10%↑)로 성장세가 뚜렷했다. 노동시간당 처리 단위는 8% 향상된 239개, 밴 1대당 주간 배송 건수는 207건으로 효율성도 개선됐다.
▶ Ocado Retail(지분법 적용) 성과
해당 합작법인의 매출은 16% 증가한 15억3,000만 파운드를 기록했다. 조정 EBITDA는 3,300만 파운드(전년 2,100만 파운드)로 개선됐고, EBITDA 마진은 2.8%에서 3.3%로 상승했다. 주간 주문 수는 14.7% 늘어난 49만1,000건, 활성 고객은 13.4% 증가한 116만 명을 기록했다. 평균 장바구니 금액은 124파운드로 소폭 상승했으며, 평균 제품 가격은 1.4% 올랐다.
그룹 차원의 조정 세전 손실은 1억3,700만 파운드로, 전년(1억5,300만 파운드) 대비 적자 폭이 축소됐다. 이번 분기 조정 항목(adjusting items) 규모는 7억4,400만 파운드이며, 이는 대부분 소매 부문 탈연결에 기인한다.
▶ 재무 건전성 및 투자 지출
6월 말 기준 유동성은 11억7,000만 파운드로, 현금 8억6,600만 파운드와 미사용 신용공여 3억 파운드로 구성됐다. 설비·기술 투자(capex)는 1억7,100만 파운드로 전년 동기 대비 4,000만 파운드 감소했다. 이는 주로 Technology Solutions와 Customer Fulfilment Centre(CFC) 투자 축소에 따른 것이다.
2025년 연간 가이던스는 유지됐다. 회사는 올해 기초 현금 유출 2억 파운드, 투자 지출 3억 파운드를 예상하며, 2026회계연도에 현금흐름(Free Cash Flow) 흑자 전환 목표를 재확인했다.
▶ 해외 사업 확장
오카도는 호주·스페인·한국에서 추가 모듈 및 풀필먼트(capacity)를 구축해 글로벌 입지를 강화했다. 가동 중인 자동화 모듈 수는 작년 말 112개에서 올 상반기 122개로 증가했다.
용어 해설 및 배경 지식*
EBITDA는 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sation의 약자로, 기업의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Deconsolidation’은 기존에 종속회사로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되던 자회사를 지분법 대상으로 전환해 연결 범위에서 제외하는 회계 처리 방식이다. 이를 통해 일회성 비현금 이익이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에서는 비현금 회계이익을 제외한 본질적 현금흐름 개선에 주목하고 있다. 기술 기반 물류 자동화 플랫폼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오카도의 CFC(고객 주문 처리 센터) 구축 경험과 소프트웨어 역량은 해외 파트너십 확대의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다만, 향후 주가 흐름은 2026년으로 제시된 Free Cash Flow 흑자 전환 목표 달성 여부, 그리고 기존 대형 리테일러와의 라이선스 계약 안정성에 좌우될 전망이다.
또한 영국 내 치열한 식료품 가격 경쟁과 물가 상승 압력이 평균 장바구니 규모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아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기술 투자 효율화와 함께 ‘스마트 가격 책정 알고리즘’ 도입으로 고객당 구매 빈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종합적으로 볼 때, 오카도는 구조조정 효과로 단기적 실적 개선을 달성했으나, 지속 가능한 수익성 확보를 위해선 해외 모듈 확장 속도와 라이선스 매출 다변화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