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 미국 육상 풍력 자산 LS파워에 매각…전통 에너지 집중 전략 강화

BPBritish Petroleum가 미국 내 육상 풍력(Onshore Wind) 사업을 전격 매각하며 전통적 석유·가스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돌아가고 있다. 이번 거래는 LS 파워(LS Power)와의 자산 매매 형태로 이뤄졌으며, 구체적인 금액은 비공개로 남아 있다.

2025년 7월 18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BP는 이번 매각으로 총 10곳의 육상 풍력 발전소(미국 7개 주 소재, 총 설비용량 1.7 GW기가와트)를 LS 파워에 이관한다. BP는 8월 초 발표 예정인 2025년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처분 대금(divestment proceeds)을 상세히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P의 전략적 배경
BP는 2020년 이후 재생에너지와 저탄소 사업 확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왔으나, 최근 수년간 주가 부진과 투자자 불만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회사는 전통적 유전 및 가스전 개발로 초점을 이동시키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BP 측은 “핵심 역량(Core Oil & Gas) 강화와 주주환원 효율성 제고가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LS Power란?
1990년대 설립된 LS Power는 뉴욕에 본사를 둔 민간 인프라·전력 투자 운용사다. 미국 전역에서 천연가스 발전, 재생에너지, 송전망 프로젝트를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자사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M&A 전략에 적극적이다. 이번 거래로 LS Power는 풍력 분야에서 1.7 GW의 추가 용량을 확보해, 재생에너지 자산 총량을 단숨에 끌어올리게 됐다.

매각 대상 자산 구체화

• 총 풍력발전소: 10곳
• 위치: 텍사스, 캔자스, 콜로라도, 인디애나, 사우스다코타, 뉴멕시코, 아이다호 등 7개 주
• 설비용량: 1.7 GW(기존 BP 풍력 포트폴리오의 40% 수준)

1.7 GW는 약 130만 가구에 연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왜 육상 풍력인가?
육상 풍력 발전은 비교적 짧은 건설 기간과 낮은 균등화발전비용(LCOE: Levelized Cost of Energy)으로 널리 보급됐지만, 가변성(변동성)입지 제한 탓에 최근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BP는 지난 3년간 유럽 및 미국에서 해상 풍력에 집중해 왔으며, 육상 자산은 ‘핵심 역량과의 시너지’가 떨어진다는 내부 평가가 있었다.

투자자 시각
금융가에서는 BP의 이번 매각이 ‘주주가치 우선’ 기조를 확인하는 신호라고 해석한다. 2024년 말 기준 BP의 총부채비율은 32% 수준으로, 회사는 향후 부채 축소·배당 확대를 병행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해 왔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유휴·비핵심 자산 매각은 BP의 잉여현금흐름(FCF)을 즉각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에너지 전환 속도 조절
에너지 메이저(석유 메이저)들은 전통연료와 저탄소 사업 간 무게중심을 수시로 조정한다. Shell·TotalEnergies도 비슷한 이유로 일부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지연·축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금흐름 안정성을 확보하기 전까지는 석유·가스 자산이 여전히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용어 해설: 기가와트(GW)
1 GW는 1,000 MW(메가와트), 즉 10억 와트(W)다. 일반 가정이 평균 1 kW(킬로와트)를 소비한다고 가정할 때, 1 GW는 약 100만 가구를 동시에 가동할 수 있는 전력 규모다. 이번에 거래된 1.7 GW는 어림잡아 170만 가구를 대상으로 한 연간 전력 수요를 상쇄할 잠재력을 갖는다.


향후 일정·관전 포인트
2025년 8월 초: BP 2분기 실적 발표 – 매각 대금·재투자 계획 공개 예정.
• 최대 관전 포인트는 BP가 유입된 현금을 배당·자사주 매입에 얼마나 배분할지 여부다. 애널리스트들은 ‘추가 주주환원’ 여부가 주가 방향성을 결정할 열쇠라고 분석한다.

전문가 의견
에너지컨설팅사 Rystad Energy의 애널리스트는 “BP가 재생에너지에서 완전히 발을 빼는 것은 아니지만, 단기 수익성 개선을 위해 비핵심 자산을 처분하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시장 전문가는 “LS Power는 인프라 펀드 기반으로 장기 보유 전략을 구사해 왔기에, 풍력 운영 효율을 높여 수익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자의 시각
이번 거래는 ‘에너지 전환’의 속도가 경제성과 투자자 요구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정될 수 있음을 재확인해 준다. 향후 유가 변동성, 금리, 정책 인센티브가 다시 재생에너지 투자 매력도를 끌어올리면, BP 같은 메이저 기업들은 재투자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결과적으로 유연한 자산운용 전략이야말로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채택할 수밖에 없는 생존 해법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