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요 확대 기대에 설탕 선물 1.5개월 만에 급등

뉴욕 ICE 원당 10월물(SBV25)은 17일(현지시간) 파운드당 0.18센트(▲1.09%) 오른 16.68센트에 마감했으며, 런던 ICE 백설탕 10월물(SWV25)도 톤당 5.50달러(▲1.15%) 상승한 483.8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2025년 7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강세는 미국 내 설탕 소비가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가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일 “코카콜라가 미국 시장에서 고과당 옥수수 시럽(High-Fructose Corn Syrup·HFCS) 대신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해당 결정이 이행될 경우 미국 설탕 소비량이 ^+4.4% 늘어난 1,150만 t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FCS는 옥수수 전분을 효소로 분해해 만든 감미료로, 생산 단가가 낮아 미국 식음료 산업에서 널리 쓰인다. 반면 사탕수수 설탕은 천연 감미료 이미지가 강해 건강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층에게 선호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식음료 브랜드가 설탕 원재료를 전환할 경우, 원당·백설탕 선물 시장은 구조적 수요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한다.

브라질·인도·태국…공급 변수도 혼재

가격 상승 요인으로는 브라질의 생산 감소도 지목된다. 브라질 사탕산업협회(UNICA)에 따르면, 2025/26 시즌 시작 이후 6월까지 브라질 중남부의 누적 설탕 생산은 전년 대비 –14.3% 감소한 1,224만 t를 기록했다. 앞서 6월, 브라질 농업공급회사(Conab)는 2024/25 시즌 브라질 설탕 생산량이 –3.4% 줄어든 4,411만 t에 그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극심한 가뭄과 폭염으로 사탕수수 수확량이 저조했던 점이 주된 원인이다.

다만 지난 3개월간 설탕 가격은 전반적으로 약세였다. 뉴욕 원당은 이달 초 4년 3개월래 최저가까지 떨어졌고, 런던 백설탕도 거의 4년 만의 저점을 찍었다. 6월 30일, 영국 상품거래사 차르니코(Czarnikow)는 2025/26 시즌 세계 설탕 잉여가 8년 만에 최대인 750만 t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5월 22일 미 농무부(USDA) 반기 보고서 역시 2025/26 시즌 세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 8,931만 t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도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6월 2일 전국협동조합제당연맹(NFCSF)은 2025/26 시즌 인도 설탕 생산이 +19% 급증한 3,500만 t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2024/25 시즌 5년 만에 최저치(2,620만 t)로 추락했던 생산량이 크게 회복되는 수준이다. 인도기상청(IMD)은 6월 강수량이 평년 대비 9% 많았으며, 7월도 평년 이상의 몬순이 지속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세계 3위 생산국인 태국의 공급 확대도 변수다. 태국 사탕수수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 시즌 태국 설탕 생산이 전년보다 +14% 늘어난 1,000만 t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제기구·기관 별 전망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 시즌 세계 공급 부족 전망치를 –547만 t로 상향 조정해 9년 만에 최대 규모의 적자를 예고했다. 반면 USDA는 2025/26 시즌 생산과 재고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USDA 해외농업국(FAS)는 브라질·인도·태국이 각각 4,470만 t(+2.3%), 3,530만 t(+25%), 1,030만 t(+2%)의 생산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했다.

시카고 기반 상품 애널리스트 리치 애스플런드는 “단기적으로는 미국 수요 확대가 가격을 지지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과잉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