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 추(Stella Qiu) 기자가 전하는 아시아·태평양 시장 동향
월가(華街) 강세에 힘입어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견조한 미국 경제지표와 양호한 기업 실적이 관세 불확실성을 상쇄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된 영향이다. 반면 엔화(¥)는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2주 연속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2025년 7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 뉴욕 증시에서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날 발표된 미국 소매판매·주간 실업수당 청구 지표가 모두 시장 전망을 웃돌면서 경기 ‘연착륙(soft landing)’ 기대가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넷플릭스(Netflix·NASDAQ:NFLX)는 2분기 실적에서 월가의 높은 눈높이를 상회했으나, 시간외 거래에서는 1.8% 하락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약달러(USD 약세) 효과가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고, 이번 실적 서프라이즈가 추가 모멘텀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지역별 증시 동향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집계하는 아시아·태평양(일본 제외) 지수는 0.8% 상승하며 2021년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주간 기준으로도 1.7% 올랐다.
반면 일본 니케이225는 0.2% 하락했다.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가 이끄는 연립여당의 과반 상실 가능성이 제기되자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탓이다. 같은 기간 엔/달러 환율은 148.54엔으로 주간 0.7% 상승(엔화 가치 하락)했다.
“만약 이시바 총리가 참의원 선거 패배 후 사퇴를 선언한다면 USD/JPY는 149.7엔 상단을 손쉽게 돌파하며 초기 정치 공백기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 제이아티 바라드와즈 TD증권 외환전략 헤드
그는 다만 “연립여당이 과반을 지키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무역협상에서 속도를 낸다면, 최근 엔화 약세는 상당 부분 되돌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본토 블루칩은 0.3% 올랐고, 홍콩 항셍지수는 1.2% 급등했다. 대만 TSMC(세계 최대 AI 반도체 위탁생산업체)는 전날 사상 최대 분기 순익을 발표한 데 힘입어 2.2% 뛰었다. 다만 회사 측은 “미국발 관세가 향후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환·채권·원자재 시장
미 달러화는 하루 전 강세를 기록했으나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주간 기준으로는 0.6% 상승하며, 2주 연속 반등세를 나타냈다. 두 주 전 기록했던 3년 6개월래 최저치에서 회복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연방준비제도(Fed) 월러 이사는 “7월 말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유지한다”고 언급했으나, 다수 연준 인사들은 아직 동결 기조를 지지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7월 30일 인하 가능성은 0%대, 9월 인하 가능성은 62% 수준이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아시아 장에서 2bp 하락한 4.445%를 기록했고, 2년물 역시 3.8981%로 2bp 밀렸다. 금리 하락(채권 가격 상승)은 위험자산 매수세와 맞물려 안전자산 선호가 일부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유가(WTI)는 이라크 쿠르드 자치구 석유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이 나흘째 이어지며 공급 차질 우려가 불거졌지만, 시장은 대부분 이를 소화했다. 미국산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67.66달러, 북해산 브렌트유는 69.68달러로 모두 0.2% 상승했으나, 주간 수익률은 1% 남짓 하락했다.
금 가격(스팟)은 온스당 3,337달러로 횡보세를 보였으나, 주간 기준 0.5% 하락했다. 통상 금은 달러와 반대로 움직이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므로, 달러 반등이 금값에 부담으로 작용한 셈이다.
용어·배경 설명
연착륙(Soft Landing)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동결해 경기 둔화를 최소화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제어하는 이상적인 시나리오를 가리킨다. ※ 반대 개념으로 급격한 긴축이 경기침체를 초래하는 ‘경기경착륙(Hard Landing)’이 있다.
Fed Funds Futures란 연방기금금리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예상이 반영된 파생상품으로, 향후 금리 정책 전망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다.
BP(Basis Point·bp)는 0.01%p에 해당하는 금리 단위로, 중앙은행·채권시장에서 미세한 금리 변동을 표시할 때 사용된다.
MSCI 지수는 모건스탠리가 산출하는 세계 대표 벤치마크로, 글로벌 자금의 주식 편입·제외 기준이 된다.
전망 및 시사점
시장 참가자들은 7월 말 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되더라도 연준이 ‘데이터 의존적’ 접근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9월 인하 가능성이 60%대 중반까지 높아진 만큼, 향후 발표될 PCE 물가지표·8월 고용지표가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일본 정치 상황도 단기 환율 변동성 요인으로 부각된다. 이시바 총리가 승기를 잡으면 엔화는 강세로 돌아서면서 ‘엔캐리 트레이드’(엔화 차입 후 고수익 자산 투자) 청산 압력을 유발할 수 있다. 반대로 정치 공백이 생기면 달러/엔은 150엔선을 시험할 공산이 크다.
중국과 대만 기술주가 ‘AI 반도체’ 수요 기대에 반등했으나, 미국의 고율 관세 리스크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관세 영향을 가격에 어떻게 전가할지가 향후 실적의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주 글로벌 자산시장은 ‘리스크 온’ 기조를 확인했으나, 정치 이벤트·통화정책·지정학적 위험 등 복합 변수에 따른 변동성이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