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P, 연간 철광석·구리 생산 사상 최고치 경신

BHP Group(호주증권거래소 종목코드: BHP)이 2025회계연도 4분기(4월~6월) 실적에서 철광석과 구리 부문 모두 기록적인 생산량을 달성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25년 7월 17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BHP는 4분기 철광석 생산량이 직전 분기 대비 14% 증가한 7,030만 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기상 악화로 인한 생산 차질을 단기간에 만회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BHP는 호주 서부 Pilbara 지역의 Western Australia Iron Ore(WAIO) 자산을 중심으로 2025회계연도(2024년 7월~2025년 6월) 전체 철광석 생산량을 100% 지분 기준 2억9,000만 톤으로 집계하며 전년 대비 1%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다.

구리 부문도 호조를 이어갔다. 4분기 생산량은 51만6,200 톤으로 전 분기 대비 1% 늘었으며, 연간 생산량은 8% 증가한 202만 톤을 달성했다. 특히 칠레 에스콘디다(Escondida) 광산은 17년 만에 최고 수준의 생산량을 기록했고, 스펜스(Spence)Copper South Australia 자산 역시 자체 최고치를 세웠다.

향후 가이던스도 견조하다. BHP는 2026회계연도 WAIO 생산 목표치를 2억8,400만~2억9,600만 톤으로 제시했으며, 구리 생산은 칠레 광산의 계획된 저품위(grade) 하락을 반영해 180만~200만 톤으로 전망했다.

BHP는 중국의 인프라 및 녹색에너지(재생에너지·전기차 등) 부문에서 견조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글로벌 경기 변동성 확대가 잠재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용어 해설]
WAIO: Western Australia Iron Ore의 약자로, BHP가 100% 또는 일부 지분을 보유한 필바라 지역 철광석 광산·항만·철도망 전체를 통칭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일괄(Integrated) 광업·물류 시스템으로 생산 원가가 저렴하다는 강점을 지닌다.
Grade(광석 등급): 광석 1톤당 포함된 유효 금속 함량을 의미한다. 구리의 경우, 등급이 낮아지면 같은 양의 금속을 얻기 위해 더 많은 광석을 채굴·처리해야 하므로 비용 상승과 생산성 하락이 발생한다.


[전문가 시각]
BHP가 2년 연속으로 철광석·구리 모두 연간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광산 운영 효율성 제고와 디지털 자동화 투자의 결실로 풀이된다. 특히 Pilbara 지역은 최근 극심한 폭우와 사이클론이 반복됐음에도 불구, 생산 체계 복구 속도가 경쟁사를 압도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구리 부문의 경우, 에스콘디다 광산이 노후 단계에 접어들면서 등급 하락 우려가 컸으나, BHP는 광산설비 업그레이드와 인공지능 기반 광체(鑛體) 모델링을 통해 생산성을 방어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전기차·신재생에너지 전환 가속으로 구리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칠레 광산의 등급 저하가 장기적으로 비용 구조에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BHP가 각광받는 전략금속(니켈, 리튬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얼마나 속도를 낼지가 향후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한편, 철광석 가격은 중국 부동산 경기 둔화로 변동성이 커진 상태다. BHP가 생산 목표를 보수적으로 제시한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회사 측은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탄력적인 비용 관리와 배당 정책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참여자들은 BHP의 이번 실적이 ‘광종(鑛種) 다변화와 운영 안정성’이라는 글로벌 메이저 광산업체의 모범 사례를 보여주었다고 평가한다. 특히 재무 건전성이 양호한 상황에서 대규모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이 재개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