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한눈에 보기] 17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오전장에서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킨 주요 종목들이 두 자릿수 변동률을 기록했다. 특히 루시드 그룹·앨리밴스 헬스·앨버말·펩시코 등은 장중 수급이 몰리며 극심한 변동성을 연출했다.
2025년 7월 17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패션 슈즈 업체 스티븐 매든(Steven Madden)은 씨티그룹이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한 직후 5% 넘게 급등했다. 씨티는 “영국 신발 브랜드 커트 가이거(Kurt Geiger) 인수가 시장에 과소평가돼 있다”며, 최근 스니커즈에서 정장화로 수요가 이동하는 트렌드가 실적 개선의 촉매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루시드 그룹(Lucid Group) 주가는 무려 31% 폭등했다. 이날 아침 배포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향후 6년간 최소 2만 대의 루시드 전기차가 자율주행 스타트업 뉴로 드라이버(Nuro Driver) 기술을 탑재해 우버(Uber)의 라이드셰어링 플랫폼에서 운행될 예정이다. 국내 투자자에게 다소 생소한 ‘라이드셰어링 플랫폼’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가용 또는 자율주행차를 공유·호출해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말한다.
반면, 앨리밴스 헬스(Elevance Health) 주가는 16% 급락했다. 2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8.84달러로 LSEG(구 레피니티브) 집계 컨센서스 8.95달러를 하회했다. 그러나 매출은 494억2천만 달러로 예상치 482억3천만 달러를 웃돌았다.
시장에서는 “보험영업 손실비율 상승이 주당순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나왔다.
카지노 운영사 모나크 카지노&리조트(Monarch Casino & Resort)는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19% 뛰었다. 주당순이익 1.44달러는 팩트셋(FactSet) 예상치 1.20달러를 상회했으며, 카지노 매출 역시 12.1% 성장했다.
자동차 소매업체 소닉 오토모티브(Sonic Automotive)와 그룹1 오토모티브(Group 1 Automotive)는 각각 9%, 7.5% 하락 마감했다. JP모건은 소닉의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비중축소’로, 그룹1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각각 하향하며 “단기적으로 프랜차이즈 딜러를 뒷받침할 펀더멘털 요인이 부족하고 밸류에이션이 장기 평균을 웃돈다”고 지적했다.
앨버말(Albemarle)은 중국 정부가 칭하이(靑海) 지역의 잔거 마이닝(Zangge Mining)에 생산 중단 명령을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6% 상승했다. 해당 조치가 리튬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촉매가 됐다.
스낵·음료 대기업 펩시코(PepsiCo)는 2분기 실적 호조에 7% 올랐다. 조정 EPS 2.12달러, 매출 227억3천만 달러로 모두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다만 애널리스트 컨센서스와 대조할 때 EPS 컨센서스(2.30달러)가 데이터 오류라는 해석이 제기되며 추가 논란도 일었다.
TSMC(대만 반도체 제조, 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는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61% 급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자 4% 상승했다. 고성능 컴퓨팅(HPC)·AI 반도체 수요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항공기 엔진 제조사 GE 에어로스페이스(GE Aerospace)는 2분기 조정 EPS 1.66달러, 조정 매출 101억5천만 달러로 팩트셋 예상치(1.43달러·95억9천만 달러)를 상회했다. 회사 측은 몇몇 지표에 대한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하며 주가가 2% 올랐다.
U.S. 뱅콥(U.S. Bancorp)은 2분기 순이자마진(NIM)과 총순수익이 기대치를 밑돌자 1% 하락했다. 순이자마진이란 은행이 대출로 벌어들인 이자수익에서 예금·차입 비용을 뺀 비율을 뜻한다.
온라인 자동차 거래 플랫폼 카스닷컴(Cars.com)은 JP모건이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하며 4% 올랐다. JP모건은 “신차 재고 증가와 관세 우려 과장 가능성을 재평가했다”고 밝혔다.
결제 기술 기업 토스트(Toast)는 도이체방크가 신규 ‘매수’ 커버리지를 시작하며 2% 상승했다. 은행 측은 “토스트의 가맹점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이 경쟁 우위를 공고히 하며 장기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나이티드항공(United Airlines)은 조정 EPS 3.87달러로 LSEG 예상치 3.81달러를 웃돌았다. 다만, 연간 가이던스가 실망감을 안기며 주가는 2% 상승에 그쳤다.
농산물 가공업체 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ADM)는 3%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카콜라가 앞으로 사탕수수 설탕만 사용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ADM의 옥수수 기반 고과당 옥수수 시럽(HFCS) 매출 감소 우려가 부각됐다. 코카콜라는 NBC뉴스 문의에 변화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사렙타 테라퓨틱스(Sarepta Therapeutics)는 전략적 구조조정 일환으로 전체 인력의 36%인 500명을 감원한다고 밝히며 19% 급등했다. 회사는 2026년 연간 현금 비용을 약 1억2천만 달러 절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의료기기·의약품 기업 애벗 래버러토리즈(Abbott Laboratories)는 3분기 EPS 가이던스(1.28~1.32달러)가 월가 전망(1.34달러)을 밑돌면서 8% 하락했다. 한편 2분기 조정 실적은 예상치를 상회했다.
마지막으로 쉐이크쉑(Shake Shack)은 제프리스가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언더퍼폼’으로 내리고 “동일점포 매출(same-store-sales) 기대감이 과도하다”고 지적하자 1% 밀렸다. ‘동일점포 매출’은 일정 기간 동안 기존 매장의 매출 변화를 나타내는 지표로, 외형 성장과 비교해 실제 운영 효율을 평가할 때 자주 활용된다.
[기자 해설] 이날 시장에서는 실적과 애널리스트 리포트가 주가 방향성을 좌우했다. 최근 AI·전기차·리튬 등 구조적 성장 산업은 단일 이벤트(정책·수급)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높은 변동성을 노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쌓인 상황에서 이익 추정치 변동, 정책 리스크, 기업별 뉴스플로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종목별 펀더멘털 선별을 강조했다.
또한 FOMC, 경제 지표 발표 등 거시 변수에 따라 투심이 단기적으로 요동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실적 체력, 현금흐름, 밸류에이션 삼박자를 종합 점검하며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특히 건강보험·은행·식품 등 방어주라 해도 이익률·마진 압력이 확대되면 주가가 빠르게 조정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사례가 여실히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