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터넷 종목이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가파른 랠리를 보였다. 글로벌 투자은행 버른스타인(Bernstein)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총거래액(GMV) 개선과 달러 약세가 상승세를 뒷받침했다고 진단하면서도, 상승 동력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2025년 7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버른스타인은 ‘인터넷 섹터 주가가 시장 전반과 함께 급반등했다’며 2분기 실적 시즌 진입과 함께 투자 매력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관리팀이 제시한 보수적 가이던스와 점진적 GMV 가속도를 근거로 들며, ‘이번 실적 발표를 전후해 보유하기 훨씬 수월한 환경’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나 버른스타인은 밸류에이션(주가수익배수·PER 등)이 1월 수준을 회복 혹은 상회한 만큼, 실적 이후 진로를 가늠하기가 오히려 어려워졌다고 지적한다. 보고서는 ‘멀티플이 다시 높아진 상황에서 시장은 다음 카탈리스트를 요구할 것’이라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상승 근거와 초기 회복 신호
버른스타인은 신용카드 결제 데이터와 웹 트래픽 지표가 안정화 초기 징후를 보여주고 있다며, 3분기에는 ‘어느 정도 정상 궤도에 근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달러 약세가 해외 매출 비중이 큰 플랫폼들의 매출 성장률을 유리하게 만들었고, 이는 주가 반등에 직접적으로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GMV가 가이던스보다 더 좋아진다는 메시지만 확인된다면, 멀티플 확장은 문제 되지 않을 것’ — 버른스타인 보고서
보고서는 핵심 변수로 GMV 추이를 반복해서 강조했다. GMV는 특정 기간 동안 플랫폼에서 판매된 상품 총액을 의미하며, 전자상거래 기업의 실질 구매 활동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다.
리스크 요인: 관세와 중국계 경쟁사
긍정적 요인과 함께 관세 및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공세도 위험 요인으로 언급됐다. 보고서는 ‘조만간 관세 부담이 체감될 수 있다’며, 2분기 미국 내 광고 집행을 축소했던 중국계 쇼핑앱 티무(Temu)가 언제든지 광고비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가격 경쟁력과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미국 소비자층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이러한 공세가 장기화될 경우, 아마존·이베이·에츠시와 같은 기존 플레이어의 GMV 성장률이 둔화될 수 있다.
종목별 전망
아마존(AMZN) — 버른스타인은 아마존을 ‘톱픽(Top pick)’으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핵심 커머스 부문 회복과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가 맞물리면서 매출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베이(EBAY) — GMV가 가이던스 대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고가 수집품·엔터테인먼트 굿즈 등 틈새 카테고리가 견조하다는 점이 긍정적 요인으로 제시됐다.
에츠시(ETSY) — ‘총상품판매액(GMS) 감소세가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해당 추세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아직 미지수로 분류됐다.
개념 해설: GMV와 멀티플
GMV(Gross Merchandise Volume)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일정 기간 거래된 상품 금액 합계를 말한다. 이는 전통 유통사의 매출 총액에 해당하지만, 배송 지연·반품·환불 리스크까지 포함한 총체적 판매 활동 지표로 평가된다. GMV가 꾸준히 늘어난다는 것은 플랫폼 고객 기반과 거래 빈도가 모두 긍정적으로 유지됨을 의미한다.
멀티플(Multiple)은 PER·EV/EBITDA 등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쓰이는 지표다. 주가가 이익 대비 얼마나 높은 수준에 자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값으로, 멀티플이 높아질수록 투자자들은 미래 성장성을 선반영하고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실적이 부진할 경우 멀티플 확장은 빠르게 되돌림을 초래할 수 있다.
전망 및 결론
버른스타인은 ‘인터넷 섹터 주가가 향후에도 견조하려면 지속적인 GMV 모멘텀이 필수’라며, ‘가이던스에서 방향성만 확인된다면 밸류에이션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가가 이미 1월 고점을 회복한 상황에서 2분기 실적 발표는 시장 판단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또한 보고서는 관세 이슈와 중국계 플랫폼 변수처럼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투자자에게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권고했다. 특히 하반기 미국 대선 국면에서 통상 정책 변화가 현실화될 경우, 인터넷 기업들의 해외 조달 비용과 마진 구조가 다시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요약하면, 아마존·이베이·에츠시 등 주요 인터넷 종목은 단기적 훈풍을 탔지만, 그 성과는 실적·정책·경쟁 구도가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물이다. 3분기까지 GMV 회복세가 검증되고 중국발 변수도 제한된다면, 섹터 전반의 재평가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버른스타인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