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프리마켓에서 철도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17일(현지시간) CSX 코퍼레이션(NASDAQ: CSX) 주가는 장전 거래1에서 5% 뛰었고, 노퍽 서던(NYSE: NSC)은 4% 상승했다. 이는 미국 최대 상장 철도회사인 유니온 퍼시픽(NYSE: UNP)이 경쟁사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2025년 7월 17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유니온 퍼시픽은 Morgan Stanley를 재무 고문으로 선임하고 잠재적 인수 후보를 탐색 중이다. 구체적 대상은 명시되지 않았으나, 짐 베나(Jim Vena) 최고경영자가 과거 공공연히 언급해 온 ‘초대형 횡단철도망 구축’ 구상이 다시 부각됐다.
현재 미국 본토는 미시시피강을 경계로 서부를 담당하는 대형 사업자와 동부를 담당하는 두 곳의 사업자가 양분하고 있다. 유니온 퍼시픽이 서부 네트워크를 보유한 만큼, 동부 대형사 중 한 곳—CSX 또는 노퍽 서던—과의 결합이 이론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CSX의 시가총액은 약 620억 달러, 노퍽 서던은 약 580억 달러로 평가된다.
“동서 해안을 잇는 첫 ‘코스트투코스트(coast-to-coast)’ 화물 철도가 탄생한다면, 북미 물류 지형은 수십 년 만에 재편될 것” — 시장 관측통
프리마켓(Pre-Market)·장전 거래란?
미국 증시는 정규장(09:30~16:00 ET) 외에도 장전(pre-market)과 장후(after-hours) 거래가 가능하다. 얇은 유동성으로 변동성이 크지만, 실적 발표·M&A 소식처럼 돌발 이슈에 대해 기관투자가와 알고리즘이 즉각 가격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트랜스컨티넨털(transcontinental)’ 철도의 의미
대륙횡단 철도는 미국 서부·동부를 단일 레일로 연결해 화물을 환적 없이 이동시키는 시스템이다. 트럭·해운 대비 운송 단가가 낮고 탄소 배출을 75%까지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수 합병으로 해당 네트워크가 완성되면, 유니온 퍼시픽은 캐나다·멕시코 노선까지 확장해 북미 전역에 ‘원스톱 물류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시장 반응과 밸류에이션
이번 보도로 철도 섹터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다만 유니온 퍼시픽 주가는 장전에서 1% 내외 약보합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i규제 리스크STB 승인을 포함와 ii막대한 현금 지출을 우려하고 있다. 양사 모두 BBB+ 등급의 투자적격 채권을 발행 중인 가운데, 인수 대금 조달 방식은 주식·현금 혼합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규제 허들도 만만치 않아
미국 표준시 철도 규제 기관인 Surface Transportation Board(STB)는 2021년 Canadian Pacific-Kansas City Southern 합병 심사를 2년 이상 끌었다. STB는 화물 요금 인상, 서비스 품질 저하, 경쟁 저해 가능성 등을 복합적으로 검토한다. 전문가들은 CSX·노퍽 서던 인수가 추진될 경우 심사 기간이 최소 24~30개월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향후 시나리오
① 우호적 합병 — 동부 철도사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받고 이사회 승인을 얻어 순조롭게 거래가 진행될 경우.
② 적대적 인수 — 유니온 퍼시픽이 공개매수를 통해 주주를 직접 설득하는 시나리오. 이 경우 경영권 분쟁과 소송 비용이 급증할 수 있다.
③ 조인트벤처·제휴 — 완전 합병 대신 장거리 인터라인(interline) 계약을 확대해 점진적으로 시너지를 모색하는 방안.
기자 분석
물류 공급망 안정과 ESG 규제 강화로 철도 운송의 전략적 가치는 높아지고 있다. 유니온 퍼시픽이 ‘대륙횡단 철도’라는 상징적 목표를 향해 속도를 내는 이유다. 그러나 반독점 심사와 노조 협상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2022년 화물 철도 파업 위기 이후, 백악관과 의회는 근로조건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어, 유니온 퍼시픽·CSX·노퍽 서던 모두 노사 관계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
향후 6~12개월 내 구체적 제안서가 나오면, 철도주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재차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재무 건전성, 배당 지속성, 운임 전망 등을 복합적으로 점검하며 대응해야 할 시점이다.
1 Pre-Market Trading: 정규장 시작 전 전자거래 네트워크(ECN)를 통해 이뤄지는 매매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