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연준 금리인하 기대 후퇴에 뉴욕증시 상승분 반납

뉴욕증시가 15일(현지시간) 장중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0.40% 하락했고,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0.98% 밀렸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는 +0.13% 소폭 상승했다. 같은 날 마감한 9월물 E-미니 S&P500 선물은 ‑0.50% 떨어졌으며,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2025년 7월 1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장 초반에는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가운데 근원 CPI가 전월 대비 0.2% 상승에 그쳤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65%에서 58%로 축소되면서 주가가 후퇴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5bp 오른 4.485%를 기록했고, 30년물 금리는 6주 만에 처음으로 5%를 재돌파했다. 채권시장이 매도 우위를 보이자 주식시장도 함께 압박을 받았다. 특히 다우지수는 편입 30개 종목 가운데 26개가 하락해 광범위한 약세를 드러냈다. 이중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홈디포, 유나이티드헬스, 머크가 낙폭을 키웠다.

S&P 500 차트

인플레이션 세부 내용과 정책 기대

6월 헤드라인 C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해 시장 예상치와 일치했지만, 전년 대비로는 2.7% 올라 전망치(2.6%)를 웃돌았다. 근원 CPI 상승률은 전월 대비 0.2%로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했지만, y/y 기준으로는 2.9%로 전월(2.8%)보다 높아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자동차 가격 하락’이 근원 지표 둔화의 주된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관세 인상 여파가 향후 물가에 상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7월 29~30일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97%로, 9월 16~17일 회의에서 25bp 인하될 확률을 58%로 반영했다. 이는 전날 65%에서 하락한 수치다.

무역 이슈: 미·중 협상 ‘긍정 신호’ vs. 관세 공세

Treasury 장관 패슨트(Bessent)는 “미·중 무역 협상이 매우 좋은 위치에 있다”며 8월 12일로 잡힌 협상 시한이 유연하게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 ‘H20’ 칩을 중국에 판매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를 발급하기로 했다고 확인했다. 이는 반도체 업종의 위험 프리미엄을 낮춰 AMD(+6%), 엔비디아(+4%) 등 반도체주 강세로 이어졌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인도네시아와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했으나, 연 28억 달러 규모의 인도네시아산 수입품에 19% 관세를 부과하기로 해 소비자 물가 상승 우려가 제기됐다. 앞서 미국은 8월 1일부터 유럽연합(EU)·멕시코산 제품에 30%, 캐나다 일부 제품에 35% 관세를 각각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또 구리반제품에는 50%, 제약회사에는 최대 200% 관세를 적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요 경제지표와 일정

뉴욕 연은이 발표한 7월 엠파이어 제조업지수는 5.5를 기록해 예상치(-9.2)와 전월(-16.0)을 모두 상회했다. 시장은 17일 발표될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제조업 생산, 연준 베이지북에 주목하고 있다. 이어 18일에는 소매판매, 주간 실업수당 청구,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 주택시장지수가, 19일에는 주택착공·건축허가 및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가 예정돼 있다.

가상화폐 시장에서도 변동성이 확대됐다. 미국 하원이 암호화폐 친화 법안의 심의 절차 투표에 실패하자 비트코인 가격은 3% 급락했고, 라이엇 플랫폼스(-3%), 마라 홀딩스(-2%대) 등 관련주도 동반 하락했다.

비트코인 차트

실적 시즌 본격화

이번 주부터 대형 은행들의 2분기 실적이 집중된다. 16일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유나이티드항공이 성적표를 내놓는다. 17일에는 펩시코, 애보트, US뱅크, GE 등이, 18일에는 슈왑,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이 대기 중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S&P500 구성 기업의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해 2년 만의 최소폭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야덴리리서치에 따르면 11개 섹터 중 6개만 이익 증가가 예상돼 2023년 1분기 이후 최소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해외 증시 및 채권시장

유럽 Stoxx50 지수는 ‑0.31%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42% 밀렸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0.55% 상승했다. 유럽채권금리는 혼조세로,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1.7bp 내린 2.712%,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2.5bp 오른 4.625%를 기록했다.

채권 스프레드와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

미국 10년물-2년물 금리차는 ‑22bp로 역전 상태를 유지했다. 한편 10년물 기대 인플레이션(브레이크이븐) 지표는 2.414%로 4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레이크이븐’은 명목채와 물가연동채(TIPS)의 금리 차이로, 시장이 예상하는 향후 10년 평균 인플레이션을 의미한다.

연준 독립성 논란

패슨트 재무장관은 “제롬 파월 의장은 2026년 5월 임기가 끝나면 연준 이사직에서도 물러나는 것이 관행”이라고 발언했다. 동시에 그는 “건물 리노베이션 처리 문제 등 ‘사유’를 근거로 파월 의장의 조기 해임 가능성까지 검토 중”이라며, 차기 의장 인선 절차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시장은 정치적 압력이 채권금리를 추가로 끌어올릴 위험을 주시하고 있다.

주요 개별 종목 동향

  • 메타 플랫폼스테슬라는 각각 1% 넘게 하락했다. 테슬라는 인도 첫 쇼룸을 개설했으며, 북미 최고 판매 담당 임원 트로이 존스가 15년 만에 퇴사했다.
  • 애플500백만 달러 규모 희토류 구매 계약 체결 소식에 소폭 상승했다.
  • 블랙록은 장기 자금 유입이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이유로 5% 이상 급락했다.
  • 프리포트 맥모란서던 코퍼 등 구리 광산주는 50% 관세 전망에 따라 하락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E-미니 선물은 S&P500, 나스닥100 등 주요 지수를 소액으로 거래할 수 있는 CME의 전자거래 상품이다.
브레이크이븐 기대 인플레이션은 명목 국채금리에서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를 뺀 값으로, 시장의 물가 예상치를 간접적으로 나타낸다.
근원(Core) CPI는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물가이므로 정책당국이 중시한다.


전망 및 시사점
9월 금리인하 확률이 58%로 내려가면서 투자자들은 물가와 관세, 정치 변수에 더욱 민감해졌다. 향후 몇 주간 발표될 PPI·소매판매·베이지북·대형은행 실적은 연준과 시장 참여자 모두에게 중요한 신호가 될 것이다. 특히 관세 인상이 물가·기업마진·소비심리에 미칠 복합적 영향이 3분기 증시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