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말 — 왜 ‘관세’가 이번 칼럼의 유일한 주제인가
지난 4주간 미국·글로벌 시장을 휩쓴 뉴스는 셀 수 없이 많다. 비트코인은 11만8,000달러를 돌파했고, 엔비디아는 4조 달러 클럽에 입성했으며, 연준 의사록은 금리 인하가 ‘아직 멀다’는 신호를 뿌렸다. 그러나 기자(이중석)는 “도널드 트럼프 전면 관세(15~20%)” 한 가지 이슈에만 초점을 맞춘다. 이유는 간명하다. 관세는 주식·채권·통화·원자재·부동산·노동시장·연준 정책을 동시에 연결하는 ‘구조적 매크로 변수’이기 때문이다. 일회성 우려로 소비되던 관세 담론이 “이제는 1년 이상 지속되는 기정사실”이 되는 순간, 미국 자본시장의 균형점 자체가 바뀐다.
본 칼럼은 ① 객관적 데이터, ② 역사적 비교, ③ 정책 시나리오, ④ 기업·산업 대응, ⑤ 투자전략 함의를 순차적으로 정리해 2030년까지 관세발(發) 충격파를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Ⅰ. 관세 시나리오 매트릭스
구분 | 세율·대상 | 연준 통화정책 파급 | G4(GDP) 성장률 영향(5년 누적) | S&P 500 EPS CAG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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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현 10%) | 전 품목 10% | FOMC 9월 첫 인하(25bp), ’26년 3회 추가 | -0.3%p | +7.1% |
트럼프안(15–20%) | 전 품목 15% (+상호국 20%) | FOMC 인하 연기·재인상 1회 | -1.1%p | +4.2% |
확전(+보복) | 美15%↔주요 교역국 평균 12% | 긴축 장기화, ’27까지 금리 4%대 | -2.4%p | +1.8% |
*CAGR=연복합성장률. Fundstrat, IMF, BEA 추정치 종합
베이스라인조차 과거엔 ‘충격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시장은 이미 10% 관세를 가격에 흡수했고, S&P 500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즉, 15–20%관세가 새로운 분기점이 된다.
Ⅱ. 거시 변수 네트워크 — 15% 관세가 도미노를 만드는 법
- 물가(Macro → CPI 구조)
10%→15%로 인상 시 1차년도 CPI +0.6%p(미네소타 연준 DSGE). 인플레이션 목표(2%) 상회 기간이 6분기→11분기로 늘어나며, 연준의 정책 반응 함수가 바뀐다. - 금리(Fed → FFR 경로)
시카고연준 NI-MH 모델 기준 인플레이션 +0.6%p는 FFR+75bp 대응이 필요. 즉 2026년까지 3.75%대 금리가 고착된다. - 달러(DXY → 신흥국 자본흐름)
관세 = 해외 기업 가격 경쟁력 약화 → 미국 무역수지 개선 기대 → 기축통화 강세. 골드만 DXY 모형: 15% 관세로 달러 4% 추가 상승. 이는 EM 증시 EPS –5% 요인. - 재정(세입 vs 세출)
관세 수입 +1,800억 달러(CEA 추정). 그러나 CPI 연동 예산·이자 비용 +1,200억 달러, 보복관세로 농업보조 확대 +180억 달러. 순재정 +420억 달러로 실질 GDP –효과는 제한.
결론: 물가·금리·달러 세 축을 통해 “실물 –2, 금융 –1, 인플레 +3”이라는 비대칭 충격이 형성된다.
Ⅲ. 산업·기업 레벨 — 승자와 패자의 장기 구분선
1) 구조적 수혜
- 내수 독점형 플랫폼: 아마존·얼타뷰티·홈디포. 관세 충격이 외부 경쟁자를 차단하면서 마진 방어+가격 전가가 용이.
- 국산 인프라 CapEx 체인: ETF [URA], [XLI] 내 비중 상위 기업과 산업용 반도체(TI, ADI). IRA·CHIPS 법 효과와 관세 상승이 결합해 “Made in USA 루프”를 강화.
- 미국채·TIPS: 장기 금리 상승 → 재정 부담 증대에도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작동, 10년 BEI (손익분기 인플레율) 2.6% 상단 돌파 시 물가연동채(TIPS) 매력 부각.
2) 구조적 피해
- 글로벌 가치사슬(GVC) 의존 Tech Hardware: 애플·델·HP. 가격 전가가 어렵고, 해외 생산 이전(탈중국) CapEx 부담.
- 다국적 자동차: 포드·GM. 중국·EU 보복 시 전기차 역풍 + 원자재·부품 조달 차질.
- 일본·독일 경기민감 수출주: 관세→세계 교역량 –3%→OECD 선행지수 둔화. 엔·유로 강세 완충 여력 제한.
Ⅳ. 연준 시나리오 — “긴축 or 복합정책”
관세발 인플레는 공급 충격(supply shock) 성격이 강하다. 연준은 두 가지 선택지에 직면한다.
시나리오 B (복합 정책) : 금리 동결+재정·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 측 압력 완화 → 물가 하락 속도 느리나 성장 훼손 최소화.
기자는 시나리오 B 가능성을 60%로 본다. 이유는 ①국채 이자 비용이 급증한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상은 재정 지속 가능성을 해친다, ②연준이 이미 “경기 vs 물가” 트레이드오프보다 금융안정을 우선한다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발신했기 때문이다.
Ⅴ. 장기(2025–2030) 투자전략 — 기자의 로드맵
1) 자산배분 (Strategic Asset Allocation)
- 미국 주식 50% – 그중 승자 산업(내수 플랫폼·인프라 CapEx) 30% / 배당·리츠 10% / 헬스케어 10%
- TIPS 15% – 10년물 +5년물 혼합으로 인플레 고착 시 대응
- 글로벌 인프라·리소스 ETF 15% – URTH 대비 초과 수익 추구
- 레버리지 낮은 신흥국 주식 10% – 달러 강세 솔벤트(solvency) 여력 충분한 인도·멕시코
- 현금·단기채 10% – 금리 변동성 헤지, 기회자금
2) 섹터·테마 클러스터
① 미국 제조 르네상스 바스켓 – 롯데리튬(Albemarle), ATI, Eaton, Rockwell
② 국방·우주 – RTX, LHX, Maxar. 관세 + 지정학 리스크 이중 헤지.
③ 서비스 슈퍼캡(고정비 지렛대) – 아마존, 코스트코, 월마트. 가격 결정력·규모경제.
3) 리스크 관리 Check List
- VIX 20 → 30 급등 시 : 델타 헤지·SPLV 로테이션
- 10년 BEI 3.0% 돌파 : TIPS 비중 +5% 포인트
- FOMC 긴축 재개 시 : 성장주→퀄리티 배당주 스왑
Ⅵ. 맺음말 — “관세는 사이클 아닌 레짐”
2018–2019년 미·중 무역전쟁은 일시적 ‘사이클’로 취급됐다. 그러나 지금 논의되는 15–20% 전면 관세는 구조 레짐(regime) 전환이다. 이는 세계화 2.0이 종료되고 지역화 3.0이 시작됨을 선언한다. 주식시장은 아직 이 거대한 패러다임 시프트를 전부 반영하지 않았다. 투자자는 “관세는 뉴노멀”임을 인정하고, ①길어진 인플레 기간, ②완만한 성장, ③고비용 공급망을 전제로 전략을 재설계해야 한다.
2024년 시장을 지배한 키워드가 ‘AI’였다면, 2025–2030년을 관통할 키워드는 ‘관세’가 될 것 — 이것이 기자가 내리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