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2일 최진식의 미국 매크로 분석 – 하반기 초입, 긴축 피로와 기술주 재도약 사이

서론: 최근 미국 증시 상황 일별 스냅샷

뉴욕 증시는 지난 주 내내 연준 위원들의 연쇄적인 매파 발언, 장기국채 수익률 급등, 그리고 AI·반도체 섹터의 가격 변동성 확대라는 삼중 변수에 휘둘리며 변덕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주간 기준 1.7% 하락했으나 주 후반 들어 방어주와 초대형 기술주의 반발 매수세가 나타났다. 나스닥 100은 일시적으로 15,000선 아래로 밀렸다가 간신히 회복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가치주 강세에 힘입어 상대적 낙폭을 축소했다.

주요 뉴스 헤드라인만 열거해도 다음과 같다.

  • 5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3%로 컨센서스(0.1%)를 상회했으나, 핵심 소매판매는 -0.1%를 기록하며 내부적으로 불균형이 확인됐다.
  • 6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는 -0.3으로 전월(-10.4) 대비 개선됐으나 여전히 수축 국면.
  • 연준(페드) 인사 다수가 “올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는 발언을 반복.
  • 국채시장에서 2년·10년 금리차(역전폭) -80bp 재확대, 리세션 신호가 고조.
  • 엔비디아·AMD 등 AI 순수 수혜주 조정, 반면 방어적 고배당 유틸리티·헬스케어 주가 상대적 강세.

1. 거시 환경 진단

1-1. 인플레이션: 둔화는 지속, 속도는 완만

미 노동부가 발표한 5월 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3.3%로 4월(3.4%)에서 소폭 둔화됐다. 그러나 근원 CPI는 3.4%로 꺾임폭이 미미해 ‘점진적 냉각’을 재확인시켰다. 페드가 주시하는 PCE 물가는 6월 28일(현지) 발표 예정으로, 월간 0.1% 상승(전년 2.6%)이 예상된다. 만약 예상치를 상회할 경우, 연준의 9월 첫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후퇴할 수 있다.

1-2. 성장 모멘텀: 견조하지만 균열 확산

지표 최근 수치 이전 시장 컨센서스 시사점
5월 소매판매 MoM +0.3% +0.4% +0.1% 소비 지출 상회
5월 산업생산 MoM -0.2% +0.1% 0.0% 제조 부진 재확대
6월 NY 연은 제조업 -6.0 -15.6 -10.0 완만한 회복

서비스 소비는 여전히 호조이나, 상품 소비·제조업 사이클은 약화되고 있다. 장단기 금리차가 -80bp로 확대된 것은 6~9개월 선행해 경기침체를 경고해 온 전형적 패턴이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1-3. 유동성 및 금융 컨디션

M2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은 -4.3%로 ‘통계상 사상 최저’ 수축폭을 보이고 있다. 단기 환매조건부채권(RRP) 잔고는 2022년 말 2.2조 달러 → 현재 0.9조 달러 수준으로 대폭 축소돼 자금시장의 완충재가 고갈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동시에 재무부는 상반기 적자 확대에 따라 하반기 국채 발행을 늘릴 전망이어서 시장 소화 능력 대비 공급 부담이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2. 뉴스·데이터 크로스 체크: 단기 변수 탐색

2-1. 다음 주 예정 이벤트

  • 6/24(월) PMI 플래시(제조·서비스) – 제조 51.9, 서비스 53.4 예상
  • 6/25(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 101.2 예상(전월 102.0)
  • 6/26(수) 내구재주문, 신규주택판매
  • 6/27(목) 주간 실업수당청구건수, 1분기 GDP 3차 수정치
  • 6/28(금) PCE 물가, 미시건대 소비심리지수 확정치

특히 PCE 물가(6/28)실업수당청구건수(6/27)는 단기 변동성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이 PCE를 ‘레이더 최상단’에 올려두고 있다는 점에서 예상치보다 높을 경우 위험자산 조정, 예상치 상회하지 않으면 숏 커버·단기 랠리가 전개될 것으로 본다.

2-2. 업종별 수급 지형

Growth at any cost에서 Quality at reasonable price로 수급이 이동 중.”

주간 자금 흐름 데이터를 보면, 3주 연속으로 경기방어 업종 ETF(헬스케어·유틸리티·리츠)로 자금이 유입됐고, 반도체 ETF에서는 18억 달러가 유출됐다. 대형 기관의 포지셔닝 모델(골드만 센트리시티)은 멀티팩터 관점에서 ‘퀄리티’를 가장 선호하고 ‘모멘텀’을 중립으로 조정했다. 이는 AI 버블 논란이 단기적으로 과열 또는 피로 국면임을 시사한다.


3. 단기(향후 며칠) 시장 시나리오 시뮬레이션

3-1. 베이스 라인(확률 55%)

• PCE 물가가 컨센서스와 유사, 실업수당 역시 24만~25만 건 박스 내.
• 10년 금리 4.2~4.3% 횡보, S&P 500은 5,350선 부근에서 혼조.
섹터 로테이션이 지속: 경기방어·대형 가치주 상대 강세, 고평가 기술주는 지지부진.
• VIX는 14~15p 유지.

3-2. 불마켓 스윙(확률 25%)

• PCE가 0.0% MoM, 주간 실업수당 23만 건 이하.
• 10년 금리 4.1% 하락, 달러지수(DXY) 104 하향 이탈.
• AI·반도체 주 중심으로 단기 기술적 반등, S&P 500 5,450 돌파 시도.
• VIX 13p 하회, 옵션 숏 스퀴즈 발생 가능.

3-3. 리스크오프(확률 20%)

• PCE 0.2% 상회 또는 실업수당 26만 건 이상 급증.
• 10년 금리 4.4~4.5%로 점프, 달러지수 105.5 상향 이탈.
• S&P 500 5,250까지 하락 조정,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 5% 급락.
• VIX 17~18p 재급등.


4. 기술적 관점: 차트 레벨 포커스

S&P 500 선물 일봉은 50일 이동평균선(5,300p)과 21일선(5,350p) 사이에서 숨 고르기 구간이다. RSI 14는 52 수준으로 중립권, MACD는 약세 크로스 후 하방 모멘텀 감소세다. 다음 기술적 체크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 5,280p – 50일선 지지 여부
  • 5,400p – 지난주 고점, 상단 저항
  • 5,200p – 4월 저점과 연결되는 추세선

나스닥 100은 50일선(18,500p) 근처에서 스토캐스틱 %K가 %D를 상향 돌파하며 단기 골든크로스 시그널이 포착됐다. 다만 트렌드 지표 ADX는 14로 추세력이 약한 만큼, 뚜렷한 방향성은 데이터 이벤트 이후에 결정될 공산이 크다.


5. 종목·테마 단기 아이디어

5-1. 방어적 퀄리티 바스켓

  • 존슨앤존슨(JNJ)
  • 넥스트에라 에너지(NEE)
  • 프록터앤드갬블(PG)

Beta 0.6 이하, EV/EBITDA 멀티플 역사적 평균 수준, 연간 EPS 가이던스 불확실성 낮음.

5-2. 기술주 숏-커버 포지션

  • 엔비디아(NVDA) – 950~980 달러 구간 숏 커버 범위.
  • AMD – 160 달러 초반 피보나치 38.2% 되돌림 지지 테스트.

옵션 시장 IV30d가 70th 퍼센타일에 근접, 방향성보다는 IV 축소 베팅이 유리.

5-3. 국채·달러 헷지

FOMC 스피커 이벤트가 집중되는 6/26~27 구간 TLT(20년 이상 장기국채 ETF) 단기 롱으로 주식 포트폴리오 변동성 완화 효과 기대.


6. 전망 및 투자 전략 제언

이 글에서 종합한 거시·마이크로 단서는 “완만한 디스인플레이션 + 미니 재고조정 + 금융여건 경직” 조합이 당분간 추세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단기 투자 가이드를 제안한다.

  1. 포지션 중립화 – 지수 방향성 베팅보다 섹터 내 교체 & 옵션 변동성 매도 전략 중심.
  2. 퀄리티·캐시플로 방어주 비중 확대 – PCE·실업 지표 등 이벤트 리스크에 대비.
  3. 국채·달러 헷지 지속 – 4.3~4.4% 구간의 10년 금리 상단에서는 부분 트레이드 가능.
  4. AI·반도체 섹터는 저점 매수보다는 IV 축소(콜 스프레드·스트랭글 매도)를 활용.

7. 결론

미국 증시는 현재 “유동성 희소성과 성장 둔화 사이의 삿갓다리” 위에 서 있다. 6월 말 발표될 PCE 물가고용·소비 지표가 단기 방향성을 결정할 터닝포인트가 될 공산이 높다. 본 칼럼이 제시한 베이스라인대로 ‘완만한 디스인플레이션’이 확인된다면, 방어적 섹터 중심으로 완만한 상승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서프라이즈 인플레 지표가 등장한다면 급격한 금리 상승 → 기술주 조정 → 주식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리스크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다.

투자자들은 급변하는 단기 뉴스를 쫓아 과도한 레버리지 포지션을 취하기보다는, 데이터 확인 후 대응이라는 “지표 기반 액션”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한두 차례의 경제지표 서프라이즈는 방향성보다 변동성을 자극한다는 점, 그리고 연준의 ‘더 높은 금리, 더 오랜 기간’ 메시지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방향보다 위험 관리”— 당분간은 이 문장을 다시금 좌우명으로 삼을 때다.

2024년 6월 22일, 최진식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