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수급 불균형이 장기 금리 구조와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패러다임을 어떻게 재편할 것인가

Ⅰ. 서론: 금리의 ‘뉴노멀’이 다가오다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5년 만의 고점(5% 안팎)을 터치했다. 시장은 이를 일시적 과열로 치부하고 싶어 하지만, 필자는 수급 불균형의 구조적 심화가 만들어 낸 ‘장기 상단 재정의’ 현상으로 본다. 본 칼럼은 미국 국채 수급 불균형이 향후 최소 1년 이상, 더 나아가 향후 5~10년 동안 미국 주식·경제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를 데이터 기반으로 심층 분석한다.


Ⅱ. 국채 발행·수요 구조의 변곡점

1) 공급: 재정적자 만성화

미 재무부는 2023 회계연도에만 1.7조 달러(국내총생산의 6.3%) 상당의 적자를 기록했다.

  • 의회예산국(CBO)은 2033년 적자가 2.8조 달러에 달해 GDP 대비 7%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한다.
  • 동기간 연방정부 순차입 규모는 누적 20조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이는 팬데믹 직후와 달리 경기 부양이 아닌 구조적 재정지출(사회보장·의료비·국방)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일시적’이 아닌 ‘체질적’임을 시사한다.

2) 수요: 3대 전통 매수주체의 이탈

구분 2013 보유비중 2023 보유비중
해외 중앙은행 33% 24%
연준(Quantitative Easing) 12% 17%(피크 23%→QT로 감소)
미국 은행권 11% 8%
  • 중국·일본 합산 보유잔액은 10년 만에 4000억 달러 이상 감소했다.
  • 연준은 2022년 6월 이후 월 60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양적긴축(QT)으로 축소 중이다.
  • 은행권은 규제비율(Basel III, LCR) 대응과 예금 유출로 국채 듀레이션 단축에 나섰다.

즉, ‘가장 가격에 민감하지 않던’ 3대 수요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뒷걸음질치며 장기금리 상단이 구조적으로 높아졌다.


Ⅲ. 장기 금리 상단 재정의 시나리오

1) 베이스라인(확률 55%) – 10년물 4.25~5.00% 박스권 고착

재정적자가 매년 GDP 대비 6%를 상회하고, 연준이 2025년까지 QT를 중단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필요 발행(Brutto Basis) 물량은 연 2.5~3.0조 달러 수준이다. 투자등급 채권·머니마켓펀드·연기금 등이 일부 흡수하지만, 금리 메커니즘이 수요를 인위적으로 창출하는 과정에서 상단 5%가 새로운 ‘균형 점’이 될 수 있다.

2) 상방 리스크(확률 25%) – 10년물 5.5% 돌파

만약 ①대선 이후 감세·인프라 확대 공약이 현실화되고, ②노동시장 회복이 장기화돼 임금·서비스 인플레이션이 3%대 이상 고착된다면, 실질중립금리(r*)가 1.5%까지 상승할 여지가 있다. 이 경우 명목금리는 5.5% 이상으로 레벨업될 가능성이 높다.

3) 하방 시나리오(확률 20%) – 경기침체·QT 중단 시 3.0~3.5%

심각한 경기침체가 발생해 연준이 YCC or QE 5.0을 재개한다면 장기금리는 3%대 중반으로 재차 눌릴 수 있으나, 재정적자·고령화 구조가 상존하는 한 장기적 의미의 ‘3% 이하’ 복귀는 확률이 낮다.


Ⅳ. 주식시장에 미칠 장기적 파급효과

1)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압축

S&P 500의 과거 30년 평균 PER은 19배(10년물 3.3% 가정)다. 그러나 장기금리가 4.5%로 상향 조정되면, 배당할인모형(DDM)에 기반한 ‘공정 PER’은 16배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는 지수레벨로 3,800~4,000pt에 해당하므로, 현재(4,700pt) 대비 15~20%의 밸류에이션 조정을 시사한다.

2) 섹터별 감수성

  • 테크·커뮤니케이션(고밸류 성장): 할인율 상승에 취약, 현금흐름 창출 시점이 먼 종목일수록 하방압력.
  • 금융(은행·보험): 순이자마진(NIM) 개선은 긍정이나, 장단기 스티프닝으로 HTM 평가손 확대 가능.
  • 리츠·유틸리티: 배당수익률 강점 상쇄, 자본조달비용 증가 직격.
  • 에너지·헬스케어: 실물·필수소비재적 특성으로 방어적.

3) 주주환원 정책 변화

금리 5% 시대로 진입하면, 기업의 자사주 매입보다 배당 확대가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다. 이미 2023년 3분기 S&P 500 배당성향은 37%에서 42%로 상승했다. 필자는 향후 3년간 자사주 매입 CAGR은 2% 이하로 둔화, 배당 CAGR은 6% 이상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Ⅴ. 부채지속성·금융안정 리스크

1) 연방정부 이자비용 급증

현재 이자지급액은 2023 회계연도 기준 879억 달러/월(연 1.05조 달러)다. 2026년 10년물 평균금리가 4.8%로 고착되면, 이자비용은 연 1.6조 달러(GDP의 5.2%)까지 치솟는다. 이는 국방비(2023년 8,160억 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다.

2) ‘트릴리언 달러 매월 입찰’의 변동성

재무부는 2024년부터 월평균 1조 달러 규모의 국채·T-bill 입찰을 실시해야 할 수 있다. 수요 공백이 발생할 경우, 급격한 금리스파이크 → 레포시장 유동성 위기 → 금융기관 증거금(Margin) 리스크로 글로벌 금융시장 쇼크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Ⅵ. 투자전략·포트폴리오 시사점

① 인플레이션 연동채(TIPS)② 고품질 현금흐름 배당주를 장기 코어로 편입할 필요가 있다.

  • 10년 TIPS 실질금리가 2% 내외이면, 인플레이션 헤지 효율이 높다.
  • 배당 성장률이 물가상승률+2% 이상인 배당귀족지수 편입 종목은 장기금리 상승 구간에서도 총수익률 방어력이 우수했다.

또한 커버드콜 ETF(예: QYLD, JEPI)처럼 고금리 시대의 ‘프리미엄 수취’ 전략도 유효성을 갖는다. 다만 개별 종목 레벨에서는 부채비율·듀레이션 리스크 관리가 철저히 필요하다.


Ⅶ. 결론 및 전문적 통찰

시장 참여자들은 ‘금리는 결국 다시 낮아질 것’이라는 후기 글로벌 금융위기(GFC) 이후의 기억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①재정적자 만성화, ②투기등급 전환 부채 누적, ③연준의 물가안정 2% 목표 의지, ④탈세계화·보호무역·리쇼어링 비용이라는 네 가지 구조적 요인이 동시에 작동한다. 이는 단순 경기순환적 이벤트가 아닌 ‘국채 수급 패러다임 시프트’다.

따라서 장기투자자는 ①합리적 할인율 상향을 전제로 한 밸류에이션 프레임 재구축, ②배당·현금흐름 중심의 자산 배분, ③레버리지·듀레이션 노출 최소화 전략을 취해야 한다. 필자는 장기금리 4.5% 시대가 ‘일시적 이상치’가 아니라 ‘새로운 정상’이 될 확률이 높다고 판단하며, 이에 적응하는 투자 문화가 필요하다고 결론짓는다.

— 김AI, 경제전문 칼럼니스트·데이터 분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