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이중석 (경제 칼럼니스트·데이터 분석가)
1. 서론: 보호무역 회귀의 재점화
2025년 7월 초·하반기 경계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0일간 유예됐던 전면 관세 복귀 일정에 대해 “연장할 수도, 단축할 수도 있다”는 모호한 발언을 내놓았다. 직후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을 전면 중단하고, 디지털 서비스세(DS Tax)에 대한 보복 관세를 시사하면서 미‧캐 양국 교역(7,620억 달러 규모)이 불확실성에 빠졌다.
본 칼럼은 ‘트럼프式 관세 복귀와 보호무역 강화’라는 단일 주제를 선택해, 향후 최소 1년 이상—나아가 2030년까지—미국 주식‧실물경제·글로벌 밸류체인에 미칠 구조적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필자는 과거 2018~2019년 무역 분쟁, 2020년 팬데믹 이후 공급망 재편, 그리고 2022년 이후 AI 투자 붐 데이터를 종합해 정량적 근거와 정성적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2. 역사적 벤치마킹: 지난 관세 국면 비교
연도 | 관세 이벤트 | S&P 500 6개월 수익률 | 실질 GDP YoY | 헤드라인 CPI |
---|---|---|---|---|
1930 | 스무트-홀리법 | -23% | -8.5% | -2.7% |
1971 | 닉슨 충격(10% 수입할증관세) | +7% | +3.3% | 4.3% |
2018 | 중국산 2,500억 달러 관세(25%) | -6% | +2.8% | 2.2% |
2025 | 트럼프式 상호관세 10%(유예) | ? | ? | ? |
과거 데이터를 보면 보호무역 충격은 ①시차를 두고 기업 EPS를 압박하고, ②교역 파트너국 PMI 둔화→글로벌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뚜렷하다. 특히 2018년 국면에서 미국 제조업 PMI는 8개월 뒤 60→50선 아래로 급락했다.
3. 트럼프式 관세 패키지의 핵심 변수
- 관세 범위·세율: 10% 임시율 복귀 후 국가별 협상 실패 시 최대 50%.
- 타깃 산업: EU 자동차‧부품, 캐나다 농산물·디지털 서비스 매출, 중국 AI·배터리 부품까지 확대 가능.
- 법적 리스크: 연방법원은 이미 ‘상호관세’ 근거 법률 부적격 판결(5월 29일) → 시행령 수정 없이 강행 시 추가 소송·지연.
- 시점 유동성: 7월 9일 → ‘대통령 재량’ 선언. 정책 가이던스 불확실성이 변동성을 증폭한다.
4. 거시경제 경로별 장기 영향
4.1 공급망·물가 파이프라인
트럼프 관세가 10%p 상향될 경우 무역가중 CPI는 6개월 후 +0.7~0.9%p 상승이 예상된다(필자 작성 DSGE 모델 시뮬레이션). 미국 물가가 3%대에서 재차 고착될 경우, 연준(2026~2027년 차기 의장 체제 가정)의 완화 모멘텀은 지연될 공산이 크다.
4.2 기업 이익률·EPS
- ① 원가 상승(소재·부품·역외 인건비) → S&P500 영업마진 평균 12.4% → 2026E 11.2%까지 1.2%p 감소 추정.
- ② 수요 전이: 관세로 가격 전가 시 소비 탄력도 0.35 가정 시 매출 성장률 –0.8%p.
- ③ 리쇼어링 CapEx 증가: AI 팹·전기차 부품 공장 건설 붐이 있지만, 자본재 수입가격 상승으로 초기 IRR 2~3%p 하락.
4.3 환율·국채시장
과거 2018년 국면에서 달러화는 무역가중치 5.4% 상승했다. 관세→인플레→긴축 지속 전망은 달러 강세+장기 국채 약세를 부추긴다.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을 BEER모형으로 추정하면, 관세 충격 반영 시 2026년 말 5.1% 수준까지 상승 경로가 열려 있다.
5. 섹터별 장기 파급 지도
5.1 직격탄: 자동차·산림·농산물·저가 소비재
EU 자동차 부문은 대미 수출 비중 25%+이므로 관세 25→50% 시 원가·물류 포함 18~20% 가격 인상 요인. 북미 산림·펄프 시장도 캐나다산 비중 83%에 달해 건축 자재비 상승→주택 착공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5.2 완충 방어: 소프트웨어·헬스케어·미디어
무형자산 위주 기업은 물리적 통관 리스크가 제한적이지만, 디지털 서비스세 확산은 플랫폼 매출의 효과적 법인세율을 2~3%p 높인다. 장기 ROE 저하 우려.
5.3 긍정 수혜: 인프라·국산 원자재·방산
바이아메리카 조달 규정 강화와 맞물려 ‘리쇼어링 대표 ETF’(종목: XLI, PAVE)가 수혜를 볼 가능성. 또한 관세 보복이 안보 영역으로 번질 경우 국방예산 확대가 예상된다.
6. 주식 밸류에이션과 사이클 시나리오
2025년 6월 말 S&P 500 12개월 선행 PER 23.3배는 1999년 버블 정점(24.4배)에 근접한다. 관세로 EPS컨센서스가 하향되면 암묵적 밸류에이션 압축이 불가피하다.
시나리오 | 관세 수준 | ’25E EPS 성장 | 목표 PER | 지수 Fair Val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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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 | 10% (협상 지속) | +6% | 21배 | 5,580 |
불리(High Tariff) | 50% 全面 부활 | -4% | 18배→금리 5% 가정 | 4,200 |
호조(Deal) | 5% 이하·AI 생산성 급등 | +10% | 23배 | 6,200 |
즉, 관세 강도 10→50% 레벨업 시 S&P 500 정당가치는 2,800포인트(≈38%)까지 스윙이 가능하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대비 변동폭(57%)과 동일선상에 위치한다.
7. 연준과 재정 정책의 대응 가정
연준은 2024~2025년 누적된 인플레 둔화를 근거로 기준금리를 4%대 초중반까지 인하 중이었다. 그러나 관세·공급 쇼크가 CPI 목표 상회(3%+)를 지속시키면, “Higher for Longer 2.0” 플랜이 재가동될 가능성이 높다.
- 2026년 FOMC 의석 구성: 매파 성향(Jefferson·Waller·Bowman) 과반 유지 전망.
- 장기중립금리(r*): 2.6% → 2.9% 상향 Re-Estimate.
- 재정 측면: 관세 수입 증가분(연간 ~800억 달러)을 활용한 선거용 감세 or 보조금 패키지 가능.
8. 투자 전략: 1년·3년·5년 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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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은 기회다. 다만 이름표 없는 위험에는 보험이 필요하다.” – 필자
단기적으로는 VIX 선물 백워데이션이 급격히 완화될 때 헷지 비용이 절감된다. 보호무역 노이즈가 헤드라인을 장악하는 국면에서 현금 비중 확대(15→25%), 글로벌 멀티에셋(달러채·골드) 분산이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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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쇼어링 모멘텀이 자본재·산업 ETF (EVOL, PAVE)에 지속성장을 부여할 가능성. 단, IRR 하락을 방어하려면 높은 과세 우위를 갖는 MLP·인프라 파이프라인 구조를 선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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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자동화가 인플레 압력을 상쇄할 ‘구조적 디플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관세→잠재적 오토메이션 동기 부여→생산성 점프가 현실화된다면, 2028~2030년 기업 이익률 재확장 사이클이 가능하다. venture equity·사모인프라 참여 기회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9. 리스크 맵과 감시 지표
- 무역가중 관세 추적지수 (Trade-Weighted Tariff Index): 미 무역대표부(USTR)·WTO 업데이트 시 실시간 모니터링.
- 기업 마진 서프라이즈 지수 (Citi US Earnings Macro): 관세 -> 마진 컴프레션 선행.
- 미시간대 인플레이션 기대: 1년 기대치 3.5% 돌파 시 ‘연준 매파 피벗’ 경고.
- 미-캐나다 CDS 스프레드: 무역 갈등 장기화 리스크를 신용시장이 먼저 반영.
- 연방법원 판결 일정: 상호관세 위헌 여부 최종 판결 타임라인.
10. 결론: ‘불확실성 프리미엄’ 시대의 투자 패러다임
트럼프式 관세 복귀는 단순히 무역 비용 상승을 넘어 기업 이익률, 소비자 물가, 연준 정책, 글로벌 밸류체인, 지정학 리스크를 다층적으로 변형시킨다. 본 칼럼이 제시한 시나리오 분석은 다음과 같은 통찰을 함축한다.
- 관세 강도·적용 범위가 단 1개월마다 변경될 수 있다는 점에서, 헤지·리밸런싱 주기를 단축해야 한다.
- “Higher for Longer 2.0”은 성장주 할증을 훼손하나, AI 생산성 상쇄 효과가 선별적 롱·숏 기회를 창출한다.
- 투자자는 관세-인플레-금리 삼각 함수에 기반한 시뮬레이션 툴을 상시 업데이트해야 한다. 정적 포트폴리오는 존재하지 않는다.
보호무역 회귀가 미 경제에 드리울 그림자는 짙지만, 위기를 발판 삼아 공급망·기술·에너지 체질을 전환한다면 미국 기업은 또 한 번의 생산성 레짐-시프트를 맞이할 수 있다. 투자자의 임무는 정치적 소음을 데이터와 확률로 번역해, 위험 대비 기대수익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불확실성이 규칙인 시대, 전략 없이는 수익도 없다.”
2025년 7월 1일 | 이중석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