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두: 숨 가빴던 상반기 마지막 주, 무엇이 시장을 흔들었나
뉴욕 증시는 지난 주 마지막 거래일에 S&P 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재차 돌파하며 저력을 과시했으나, 장 마감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 중단을 선언한 직후 상승 폭을 대부분 반납하였다. 7월 초로 다가온 대규모 관세 유예 시한, 핵심 PCE 인플레이션의 예상 상회, 그리고 연준 인사 교체 가능성이 맞물리며 단기 방향성에 대한 시장의 긴장감이 극도로 고조된 상태다.
- 연준 선호 지표인 5월 핵심 PCE 물가가 전년 대비 2.7% 상승, 예상(2.6%)과 직전치(2.6%)를 동시 상회
- 트럼프 행정부, 7월 9일 관세 원복 마감일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며 불확실성 자극
- 상원 공화당, EV 세액 공제 종료·CFPB 예산 삭감 등을 포함한 개정 예산 법안 공개
- 나이키ㆍ테슬라 등 개별 종목은 뉴스 따라 변동성 급증, 반면 대형은행주는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조정
- 강세장 989일, 누적 상승률 70%…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최단 기간 내 밸류에이션 23배 돌파
■ 중간 결론 미리보기
“이번 주는 관세 재부과 여부·미국 독립기념일(7/4) 단축 거래·6월 고용보고서라는 세 개의 변곡점이 동시다발적으로 겹친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확대와 지수 조정 위험이 우세하되, 관세 연장 혹은 완화가 확인될 경우 낙폭 과대 기술주 중심 반등 시나리오도 열려 있다.” — 최진식
Ⅰ. 지난주 흐름 상세 복기
1) 인플레이션: core PCE 2.7%의 의미
5월 핵심 PCE가 0.2% m/m, 2.7% y/y로 발표되자,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기대는 즉각 후퇴하였다. CME FedWatch에 따르면 단 하루 만에 9월 인하 확률이 64%→48%로 급락하였으며, 2년물 국채금리는 8bp 뛰어올랐다. 서비스 인플레이션(3.4%)이 여전히 끈끈한 가운데, 관세 인상 가능성이 추가 비용 압력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의 핵심이다.
2) 정치·정책: 관세·EV·CFPB 삼각 파고
이슈 | 핵심 내용 | 주식시장 영향 |
---|---|---|
관세 시한 (7/9) |
90일 유예 종료, 국가별 50% 관세 복귀 가능 | 글로벌 매출 비중 높은 IT·반도체에 직격탄 |
EV 세액 공제 종료 (9/30) |
신규·중고 전기차 $7,500/$4,000 공제 폐지 추진 | 테슬라·GM·포드 등 수요 둔화 우려 |
CFPB 예산 삭감 | 상원의장 “일반 다수결 처리 가능” 결정 | 은행주 규제 완화 기대·정책 불확실성 혼재 |
3) 기업·섹터별 논점
- 나이키: HSBC·골드만 등 잇단 매수 의견 상향, 관세 비용 10억 달러 선반영 불구 V자 아닌 ‘스우시형’ 반등 전망
- 테슬라: 로보택시 베타, 첫날 8% 급등 후 주간 기준 -2%. 규제 불확실과 기술 안정성 논쟁 동시 부각
- 알파벳: AI 오버뷰 트래픽 증가, 시티즌스 목표주가 220달러. 그러나 캐나다 디지털 서비스세 충격 단기 부담
- JPM·BAC: 베어드 투자의견 하향, 상대 가치 부담 및 순이자마진 피크아웃 지적
- 인텔: CSO 이탈 발표, AI·파운드리 전환 가속 기대 vs. 리더십 공백 우려
Ⅱ. 거시 환경 심층 분석
1. 미국 소비와 고용의 미세 균열
5월 개인지출 -0.1%, 개인소득 -0.4%는 명백한 둔화 신호다. 실질 임금이 여전히 +0.5% y/y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소비·소득 디커플링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고용보고서(7/5 발표)에 대한 시장 경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서비스업 고용 비중이 큰 만큼, ISM 서비스지수(7/3)와 동반 체크가 필요하다.
2. 연준의 고민: 금리 vs. 정치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인물은 연준에 앉힐 수 없다.” — 도널드 트럼프
대선을 앞두고 연준 독립성이 흔들리고 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까지이지만, 트럼프가 ‘비둘기파’ 의장 지명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장단기 금리균형(춘천스프레드)은 재차 스티프닝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핵심 PCE가 재상승하면 ‘9월 동결→12월 인하’ 시나리오가 주로 점쳐진다.
3. 글로벌 공급망: 항구 재고·빈 컨테이너 지표
서부항 빈 컨테이너 적체와 동부항 물동량이 동시 증가한다는 점은 수입 업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식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관세 불확실성 속 발주 지연이 이미 현실화됐음을 뜻하며, PPI 하향 안정과 동반된 중간재 가격 하락이 3분기 후반 생산자 마진을 방어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Ⅲ. 퀀트·수급 데이터 체크
항목 | 현재치 | 5년 평균 | 해석 |
---|---|---|---|
VIX 지수 | 15.2p | 18.5p | 단기 과도 낙관, 2p 이상 점프 시 조정 심화 |
AAII 투자심리(강세) | 47% | 34% | 개인투자자 낙관치 과열권 |
CPR(콜·풋 비율) | 0.55 | 0.62 | 콜옵션 쏠림, 역풍 가능 |
S&P 500 12M Fwd PER | 23.3배 | 18.1배 | 닷컴 버블 직전 수준 |
2y-10y 스프레드 | -28bp | +72bp | 여전히 역전, 침체 오버행 |
이상은 퀀트 기반 위험지표가 전반적 과열을 시사함을 의미한다. 특히 옵션 시장의 콜옵션 쏠림은 예기치 못한 악재 노출 시 급락 폭이 확대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Ⅳ. 뉴스·데이터 기반 단기 시나리오 제시
1) 베이스라인(확률 50%)
- 백악관이 관세 유예 30~60일 연장 발표, 정책 불확실성 일시 완화
- ISM 서비스 52p, NFP 12만 명으로 ‘완만한 둔화’ 시그널
- S&P 500: 5,515~5,600p 박스, IT·헬스케어 반등, 에너지·소재 조정
2) 강세 시나리오(확률 25%)
- 트럼프, 관세 일괄 철회·EV 공제 전면 연장 선언 → 리스크 프리미엄 급락
- 고용지표 예상 하회로 Fed 9월 인하 재확산
- S&P 500: 5,650p 상향 돌파, 나스닥 18,300p 도달
3) 약세 시나리오(확률 25%)
- 관세 원복, 캐나다·EU 보복 관세 예고 → 글로벌 증시 동반 급락
- 핵심 PCE 후행 리비전 +0.1%p 상향, 선행지수 3개월 연속 마이너스
- S&P 500: 5,350p 붕괴, VIX 22p 근접, 역할분담 미비한 자본 흐름 교란
Ⅴ. 섹터별 전략 및 종목 아이디어
1. 기술주: AI·양자·사이버 보안 삼두마차
알파벳·엔비디아·팔로알토는 AI·보안 동시 수혜라는 드문 교집합이다. 관세 원복 시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나, 클라우드-엣지-디바이스 일체형 생태계가 주가를 지탱한다. 특히 알파벳은 AI 오버뷰 MAU 4억명 돌파가 예상돼 광고 ARPU 레버리지가 유효하다.
2. 경기소비재: 나이키·루루레몬 ‘스우시형’ 회복
HSBC가 제시한 ‘스우시형’ 플랫 회복 경로는 펀더멘털 개선보다 재고 정상화가 주가 탄력을 좌우할 것임을 시사한다. 관세 부담이 4Q부터 축소될 것으로 가정하면, 2025 회계연도 EPS 개선(15% 이상)을 선반영하는 구간은 연말 이후로 보는 편이 안전하다.
3. 금융: 대형 은행 차익실현 구간
JPM·BAC의 PER 멀티플이 15배를 상회한 적은 과거 네 차례 있었으며, 직후 3개월 평균 수익률 -5.2%를 기록했다. 연준이 인하를 미룰 경우 NIM 피크아웃이 장기화, 리레이팅 논리가 더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4. 산업·원자재: 방어적 접근 권고
관세 이슈 확대 땐 철강·알루미늄 등 소재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국내 인프라 프로젝트 수혜 기대가 상쇄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 수출 비중 낮은 항공우주·방산이 상대적 피난처다.
Ⅵ. 투자 지침: ‘데이터 우선, 포트 균형’
- 지수가 아닌 이벤트 캘린더에 초점을 맞출 것 — 관세·고용·ISM·FOMC 발언 순으로 변동성 클러스터가 형성될 전망
- 헤지 자산 병행 — S&P 500 풋옵션 1개월 ATM, VIX 롱, 국채 10년 선물 매수로 델타중립 베타 0.6 유지
- 섹터 중립, 종목 바텀업 — AI·소프트웨어 오버웨이트를 유지하되, 실적·현금흐름 개선 가시성 없는 고밸류 종목은 단계적 트리밍
- 실적시즌 전 현금 비중 10~15% — 7월 중순부터 시작될 2Q 어닝은 달러 강세·관세 변수로 변동성 확대 가능
Ⅶ. 결론
상반기의 70% 누적 랠리는 AI 혁신, 미국 경기 저력, 그리고 과잉 유동성의 합작품이었다. 그러나 단기 시계에서는 관세 재부과, 인플레이션 재점화, 연준 인사 교체 변수라는 세 갈래 리스크가 동시에 시장을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
투자자는 이번 주 독립기념일 단축 거래 특유의 낮은 유동성과 매크로 이벤트가 겹친다는 점을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필자는 관세가 부분 연장될 가능성을 베이스로 보지만, 정치적 계산이 예측을 벗어날 소지가 큰 만큼 ‘리스크 관리 중심’의 전략이 최선이라고 판단한다.
요약하면,
- 단기 변동성 확대는 피할 수 없다.
- 정책 불확실성 해소 국면에서는 기술주·헬스케어 중심 반등이 빠를 것이다.
- 관세 원복 시 시클리컬·은행주 조정이 깊어질 수 있으므로 선제적 헤지가 필요하다.
‘데이터를 신뢰하고, 이벤트를 존중하며, 포트를 분산하라.’ 이것이 상반기의 승리 공식을 하반기에도 이어갈 수 있는 최적의 해법이다.
2025년 6월 29일, 뉴욕에서
최진식 — 경제 칼럼니스트·데이터 분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