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 글로벌 에너지 리스크 재편: 이란-미국 갈등과 호르무즈 해협 폐쇄 위협의 파급 효과

장기적 글로벌 에너지 리스크 재편: 이란-미국 갈등과 호르무즈 해협 폐쇄 위협의 파급 효과

미국이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한 이후 중동 지정학적 위험이 부상하면서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위협이 에너지·금융 시장에 미칠 장기적 파급 효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본 칼럼에서는 방대한 경제 지표·뉴스 흐름을 기반으로 향후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는 주요 리스크와 시장 구조 변화를 심층 분석한다.


1. 현황: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중요성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연결하는 좁은 수로로,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가 이곳을 통과한다. 2024~25년 1분기 기준 하루 2천만 배럴이 운송되며, 이는 글로벌 소비량의 약 20%에 해당한다.

원유 수송 경로별 비중 (2025년 1분기 기준)
경로 하루 물동량 (만 배럴) 전 세계 비중
호르무즈 해협 20 20%
수에즈 운하·러-유 대육로 15 15%
대서양 횡단(아프리카 우회) 12 12%
기타 53 53%

이번 미국-이란 충돌로 이란 의회가 해협 봉쇄를 법적 지지한 점은 심리적 위험 프리미엄을 불러왔으며, 골드만삭스 등 주요 기관은 장기 폐쇄 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초과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2. 장기적 인플레이션 및 통화정책 영향

원유 가격 상승 압력은 단기적 충격을 넘어 지속적 인플레이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022~23년 공급 차질 이후 기록적 수준으로 올라온 에너지 가격은 소비자 물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며, Fed의 ⟨PCE 목표치 2%⟩ 달성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 유류 제품 가격: 배럴당 100달러 돌파 시 휘발유 평균가는 갤런당 4달러 중반으로 상승 가능
  • 서비스 물가: 운송·물류 비용 증가로 유통업체 마진 압박 및 소비자 부담 가중
  • 미국 달러 지수: 안전자산 수요 확대에 따라 달러 강세를 유발, 수출 경쟁력 약화

이로 인해 Fed는 2025년 하반기 예상 금리 인하 스케줄을 연기하거나 보류할 소지가 있으며, 장기 실질 금리는 기존 예상치 대비 0.25~0.5%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

3. 에너지 섹터 재평가와 투자 기회

지속적 고유가 환경은 전통적 에너지 기업의 실적 개선을 견인하는 한편, 재생에너지 전환 속도를 가속화한다. 투자자들은 다음과 같은 트렌드를 주목해야 한다.

  1. 정통 석유기업: 엑슨모빌(XOM), 셰브론(CVX) 등 대형 통합 에너지 기업의 배당 매력도와 잉여현금흐름 증가
  2. 재생에너지 플랫폼: 풍력·태양광 개발업체의 프로젝트 IRR 상승 및 정부 보조금 확대 기대
  3. 에너지 인프라 리츠: 파이프라인·터미널 기업의 안정적 현금흐름 강화

표: 주요 에너지 섹터별 12개월 PER 비교

섹터 PER (배) 전년 동기 대비
통합 석유기업 12.5 -1.2
셰일 오일·가스 14.0 +0.8
재생에너지 22.3 +2.5
인프라 리츠 18.7 -0.5

4. 글로벌 공급망 구조 변화

에너지 안보 우려가 공급망 다각화를 촉진한다. 특히 미국·유럽 기업들은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음을 검토 중이다.

  • 아프리카·코카서스 지역 신규 파이프라인 건설 투자 검토
  • 미국 내 셰일 개발 가속 및 LNG 수출 터미널 확대
  • 전력망 탈중앙화 투자: 그리드 보강과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 도입 확산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에너지 자본 지출(CapEx) 방향을 장기적으로 바꾸어 놓을 것이며, 공급망 차질 리스크 관리가 투자 포트폴리오 핵심 요소로 자리잡는다.

5. 방위산업·해운주에 대한 장기적 상승 기대

지정학적 긴장 고조는 방위산업 및 해운 업종의 펀더멘털을 강화시킨다. 특히:

  • 방위 예산 확대: 나토 국방비 목표치(국내총생산 대비 5%) 상향 압박으로 록히드마틴(LMT), 노스럽그루먼(NOC) 등의 수주 증가 기대
  • 해운보험료 상승: 프리미엄 60% 이상 급등으로 해운사 수익성 개선
  • 운송비 인상: 운임 급등이 물류기업 밸류에이션 재평가 요인

6. 시장 과민반응과 기회 포착

현재 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일부 반영했으나, 완전한 가격 편입은 미흡한 상태다. ING 전략가는 주요 옵션별 리스크 시나리오를 제시했으나, 투자자들은 여전히 단기 충격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포트폴리오 헷지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 구체적 전술은 다음과 같다:

  • 에너지 셀렉티브 롱·쇼트: 통합 석유기업 롱, 레버리지 셰일 가스 숏
  • 방위 ETF 편입: ITA(ProShares U.S. Aerospace & Defense ETF) 비중 확대
  • 글로벌 인프라 리츠: EIP(Infrastructure & Energy Alternatives) 등 방어적 배당주
  • 실물 자산 헷지: 금·물류 부동산 비중 소폭 확대

맺음말

미국-이란 갈등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은 단순한 지정학적 이벤트를 넘어 글로벌 에너지, 통화정책, 산업 구조 전반에 걸친 장기 리스크 재평가를 요구한다. 투자자는 단기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구조적 전환을 꿰뚫는 시각으로 자산 배분 전략을 재점검해야 한다. 이는 향후 1년 이상 지속될 메가트렌드로, 시장 참여자라면 필수로 대비해야 할 리스크이자 기회다.

이중석 칼럼니스트 • 경제·데이터 분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