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 통과와 디지털 달러 생태계: 금융 혁신과 리스크의 교차로

미국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 통과와 디지털 달러 생태계: 금융 혁신과 리스크의 교차로

이중석 칼럼니스트(경제 데이터 분석가) — 2025년 6월 18일, 미국 상원은 ‘GENIUS Act’로 불리는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디지털 달러(스테이블코인)를 법정화폐와 동등한 지위로 인정하고, 발행 및 운영에 대한 연방 차원의 감독 체계를 확립한다. 서클(Circle)과 코인베이스(Coinbase) 주가가 각각 33.8%, 16% 급등한 배경에는 금융 혁신에 대한 기대감뿐만 아니라, 미래 결제·송금 시스템의 중추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시장의 인식이 작용했다.


1. 배경: 암호화폐 시장과 스테이블코인 현황

최근 2년간 스테이블코인은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이더리움과 달리, 달러·유로·원화 등에 연동된 ‘안정 자산’으로 자리잡았다. USDC(서클 발행), USDT(테더 발행), BUSD(바이낸스 발행) 등이 대표적이다. 주요 지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지표 2023년 말 2025년 5월 증감률
스테이블코인 전체 시가총액 1,100억 달러 2,200억 달러 +100%
USDC 시가총액 300억 달러 400억 달러 +33.3%
월간 거래량 1조 달러 2.5조 달러 +150%

이처럼 결제·송금·금융서비스 혁신을 위한 인프라로서 스테이블코인의 역할이 확대되며, 2024년 말부터 은행·페이먼트업체·핀테크까지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형성됐다. 그러나 발행·준비자산 운용에 관한 투명성·안정성 논란허가 없는 운영에 따른 소비자 보호·금융안정 리스크로 인해 규제 공백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었다.

2. 주요 법안 내용

GENIUS Act의 핵심은 아래와 같다.

  1. 발행 조건 강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연준(Fed) 총재 승인을 받고, 최소한 미국 국채와 현금을 100% 보유해야 한다.
  2. 투명성 제고: 매월 준비자산 구성과 감사보고서를 의무 공개한다.
  3. 소비자 보호: 이용자 예치금은 보전 계정에 분리 예치, 파산 시 보전 우선권을 부여한다.
  4. 감독 체계: 연준·금융감독기구(OCC)·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공동 감독한다.
  5. 벌칙 조항: 위반 시 벌금 및 발행 허가 취소 가능하다.

이로써 비규제 발행사의 고객 예치금 유용, 준비자산 모래알식 운용 리스크가 차단되며, 시장은 ‘연방 허가→안전성 검증→금융인프라 편입’의 선순환을 기대하고 있다.

3. 글로벌 규제 동향 비교

미국뿐만 아니라 주요국도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유럽연합(EU): 디지털금융법(Digital Finance Package)에서 ‘전자 화폐 토큰(e-money token)’으로 규제
  • 영국: 2026년부터 ‘스테이블코인 라이선스제도’ 도입 예정
  • 싱가포르: ‘디지털통화지침’으로 비거주자 유출 방지·투명성 강화

하지만 미국 법안은 세계 최대 달러 결제망 기반 위에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규제 표준을 수립했다는 점에서 선도적이다. 미국이 제시한 기준은 곧 다른 규제 당국의 벤치마크가 될 가능성이 높다.

4. 금융 시스템에 대한 잠재적 영향

4.1 전통 금융중개 역할 변화

기존 은행·결제업체·카드사 중심의 구조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중심으로 일부 이관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 은행 간 결제에 필요한 중개 절차 축소→실시간 결제(RTGS) 경쟁
  • 해외 송금 시 멀티레그 계정 간소화→수수료 인하

4.2 통화정책 전파 메커니즘

디지털 달러가 민간 발행 형태로 확산되면, 연준의 통화공급량(M2 등 지표)과 실제 시장 유통량 간 괴리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 디지털 달러 발급 시 준비율 제고
  • 금리 정책 결정 시 스테이블코인 보유량 반영

4.3 금융안정 리스크

규제 도입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리디엠션·뱅크런 가능성은 여전하다. 대비책으로:

  • 스트레스테스트 의무화
  • 최종대부자(LOL) 기능을 연준에 부여
  • 파산절차 매뉴얼 수립

5. 기술·인프라 변화

스테이블코인은 이론상 블록체인 기반 결제 인프라를 활용해 인프라 비용을 절감한다. 그러나:

  • 거래 속도: 이더리움·솔라나 등 네트워크 확장성 한계
  • 시스템 안정성: 네트워크 분할·51% 공격 대비
  • 표준화: 인터체인(IBC)·인터옵러빌리티 프로토콜 채택

이에 민간 컨소시엄·퍼블릭 네트워크·프라이빗 네트워크가 경쟁·협력하며, 하이브리드 결제 시스템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6. 장기 전망 (1년 이상)

향후 12~24개월 동안 다음과 같은 트렌드를 예상할 수 있다.

항목 2025년 하반기 2026년~2027년
규제 허가 취득 기업 수 5~10개사 20개사 이상
디지털 결제 비중 국내 총 결제액의 5% 10% 이상
해외 송금 시장 점유율 10% 20% 이상
CBDC 추진 속도 연준 PoC 개시 협력·연동 방안 발표

특히 CBDC(중앙은행 디지털통화) 연구와 민간 스테이블코인의 상호보완 체계가 구축되면, 글로벌 결제 패러다임이 ‘SWIFT→블록체인+스테이블코인’으로 이동할 수 있다.

7. 정책 제언 및 결론

GENIUS Act는 금융혁신과 리스크 관리를 동시에 겨냥한 포괄적 법안이다. 그러나 실효성을 담보하려면:

  • 연준·OCC·SEC 간 협업체계 강화
  • 글로벌 규제 조화 추진(바젤위원회·FSB 협의)
  • 인프라 안정성·보안성 평가 기준 마련
  • 데이터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금융시장 참여자는 ‘규제 준수→인가 획득→금융 시스템 통합→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의 경로를 그리며, 스테이블코인은 앞으로도 디지털 금융경제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중석 칼럼니스트는 “이번 법안은 미래 금융시장의 청사진을 제시한 첫걸음이며, 지속가능한 혁신과 리스크 관리를 위한 후속 입법·제도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