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테이블코인 법안 통과의 장기적 금융 생태계 영향
2025년 6월 미국 상원이 획기적인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디지털 금융의 판도가 근본적으로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운영하는 기업에게 자본 요건, 준비자산 보유, 공시 기준 등을 의무화하며, 디지털 달러화의 민간 발행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사이의 균형점을 모색한 것이 특징이다. 필자는 이 칼럼에서 해당 법안의 주요 내용과 시장 반응을 종합 분석하고, 향후 1년을 넘는 장기적 파급효과와 정책적 시사점을 심층적으로 고찰한다.
1. 법안의 핵심 내용 요약
- 준비자산 보유 의무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기업은 발행잔액 전액분에 대해 미 단기 국채나 현금성 자산으로 준비자산을 보유해야 한다.
- 자본 적정성 규제: 은행급 자본비율 산출 방식을 적용해 최소한의 자본을 상시 유지하도록 규정했다.
- 공시 및 검증: 매월 준비자산 구성과 규모를 외부 회계감사 기관을 통해 검증·공시해야 한다.
- 발행기업 자격: 금융당국에 등록된 법인만이 스테이블코인 발행 권한을 가지며, 은행·보험·증권업 등 전통 금융업과 제휴하도록 유도한다.
- 소비자 보호: 보유자 예치금 반환 의무와 운영 투명성을 강화해 시장 신뢰도를 높이는 조항을 포함했다.
2. 시장 반응과 초기 충격
법안 통과 직후 서클(Circle)과 코인베이스(Coinbase) 등 주요 스테이블코인 기업의 주가는 각각 33.8%, 16% 급등하였다. 시장은 안정적 규제 틀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기관투자가 및 전통 금융권 진입이 탄력 받으리라는 기대감이 확산됐다. 반면 규제 준수 비용 증가 우려로 중소형 발행기업은 사업 재설계를 검토 중이다.
3. 장기적 파급효과 분석
3.1 디지털 결제 인프라 혁신
법안 시행 후 민간 스테이블코인은 은행 간 결제 시스템과 경쟁하며 실시간 결제 시대를 앞당길 전망이다. 전통 결제망보다 낮은 비용으로 대량 송금·정산이 가능해짐에 따라 금융포용성을 확대하고 신흥국 송금 비용을 현저히 절감할 것으로 보인다.
3.2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개발 가속화
민간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은 중앙은행에도 자극제가 된다. 연방준비제도는 CBDC 연구를 더욱 구체화하며, 연내 시험운영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민간·공공의 디지털화폐 선택권이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자산·통화정책 수단으로 정착될 것으로 전망된다.
3.3 금융 안정성과 리스크 관리
준비자산 의무화와 공시 강화는 제2의 디지털 자산 붕괴 사태를 예방하는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그러나 대규모 발행기업의 ‘시스템적 중요기관(Systemically Important Financial Institution)’ 지정 가능성이 제기되어 추가적인 스트레스 테스트·감독 의무가 부과될 여지도 있다.
3.4 전통 금융과의 융합
은행·증권사·결제기업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운영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디지털 자산 사업 모델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허브로 자리매김하려는 뉴욕과 달리 규제 불확실성이 지속된 유럽·아시아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기업의 우위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4. 경제·정책적 시사점
4.1 통화정책 효과와 예산 운용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에 안착되면 통화공급 규모가 민간기업의 의사결정에 의해 변동될 수 있다. 중앙은행은 민간 발행량 추이를 고려한 통화정책 프레임워크를 재정비해야 하며, 디지털 통화 공급 변화가 단기 유동성 조절에 미치는 영향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4.2 글로벌 규제 조화
미국의 규제모델이 국제표준으로 확대 적용될지 여부가 관건이다. BIS·FSB 등 국제기구는 공시·준비자산 규격을 글로벌 가이드라인에 포함시키는 논의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금융당국도 국내 핀테크 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사전 점검해야 한다.
4.3 금융 포용성과 사회적 수용
금융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디지털 달러 기반 소액 결제·송금 서비스가 활성화되리라 기대된다. 다만 디지털 취약계층에 대한 접근성 교육·보호 장치를 병행 구축하여 디지털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
5. 결론 및 전망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 통과는 디지털 금융 혁명에 있어 중대한 이정표다. 향후 1∼2년 내 민간 발행 규모는 5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실시간 송금·결제 시장의 지형이 완전히 재편될 것이다. 중앙은행의 CBDC 연구에도 탄력이 붙어 하이브리드 디지털화폐 모델이 조속히 실험단계를 넘어서 실 운영에 투입될 전망이다. 금융당국, 정책입안자, 전통 금융사, 핀테크 기업은 긴밀한 협업을 통해 디지털 자산과 전통 금융의 안정적 융합을 도모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금융 경쟁력 확보와 금융포용 실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