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중앙은행의 탈달러화 현상과 미국 달러의 미래: 장기적 시사점
최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해외 중앙은행의 미국 국채 및 달러 자산 보유액이 2017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른바 ‘탈달러화’ 흐름이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자본 흐름의 구조적 변화와 미국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 약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본 칼럼에서는 방대한 경제 지표와 뉴스 흐름을 종합하여 탈달러화 현상의 원인과 메커니즘, 금융·통화정책·지정학적 측면에서의 장기적 영향을 심층 분석한다.
1. 탈달러화 현황과 주요 지표
2025년 6월 말 기준 해외 중앙은행 보유 미국 자산은 3.22조 달러로, 2017년 최고치(약 4조 달러) 대비 20% 감소했다. 미 재무부 자료와 IMF 통계에 따르면 주요 지역별 감소폭은 다음과 같다:
지역 | 2017년 보유액 | 2025년 보유액 | 감소율 |
---|---|---|---|
아시아·태평양 | 1.8조 달러 | 1.3조 달러 | 27.8% |
유럽 | 1.2조 달러 | 1.0조 달러 | 16.7% |
중동·아프리카 | 0.5조 달러 | 0.4조 달러 | 20.0% |
달러 인덱스(DXY)는 같은 기간 92포인트에서 99포인트로 상승했으나, 보유 자산 감소가 가속화된 것은 중동 긴장, 미·중 갈등 심화, 유로·위안화 국제화 정책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2. 탈달러화의 배경과 원인
- 미·중 전략 경쟁: 중국 인민은행은 디지털 위안화를 글로벌 시장에 확대 도입 중이며, 국내외 중앙은행 간 통화 스와프 라인을 활성화하고 있다.
- 유로·위안화 결제 확대: 러시아·이란 등 주요 산유국이 석유 수출 대금을 유로와 위안화로 청산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 미국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확대되며 국채 발행이 급증, 수익률 변동성과 물가상승 우려가 투자 매력을 일부 저해하고 있다.
- 지정학적 리스크: 중동 분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불안이 달러 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3. 미국 금융·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
탈달러화가 진전될수록 달러 국채에 대한 외국인 수요가 감소하고, 이는 장기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연준(Fed)은 다음과 같은 딜레마에 직면한다:
- 금리 인상 제한: 해외 수요 위축 시 국채금리를 낮추거나 동결해야 재정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 통화가치 방어: 달러 가치 하락을 억제하려면 기준금리를 높여야 하나, 이는 내수 경기 부진과 채무 상환 부담을 심화시킨다.
이러한 교착 상태 속에서 연준은 향후 ‘점도표’ 전망에서 금리 인하 시점을 연기하거나 인상 여력을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
4. 신흥국·글로벌 금융시장 파급 효과
탈달러화는 신흥국 통화·채권 시장에 다음과 같은 파급을 미친다:
- 통화 절하 압력: 신흥국 중앙은행이 달러 보유를 줄이면서 환율 방어 비용이 상승한다.
- 국채 시장 변동성: 달러 국채 대체 자산으로 유로·위안화 채권이 부상, 복수 통화로 분산 투자 전략이 확산된다.
- 자본 수급 불안정: 달러 유동성 축소 시 글로벌 레포·유동성 풀에서 자금 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5. 기축통화 지위 변화 시나리오
장기적으로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통화의 조건은 크게 세 가지다: 결제·준비통화로서의 신뢰성, 금융시장·결제망의 성숙도, 지정학적 입지. 유로와 위안화는 다음과 같은 관측된다:
- 유로존: 인플레이션 안정성과 정치 리스크가 과제, 단일 통화권 내 경제 구조 불균형이 통합 리스크로 작용.
- 중국 위안화: 디지털 통화 시스템(DCE)이 기술적 진전을 보이나, 자본계정 개방과 법치 환경 미흡이 국제 신뢰도를 제약.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 금융시장은 ‘다극화된 기축통화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미국 달러의 절대적 지위 하락을 의미한다.
6. 투자 전략 및 리스크 관리
탈달러화 국면에서 자산 배분 전략은 다음과 같은 원칙이 필요하다:
- 통화 다변화: 달러·유로·위안화·금 등 다중 헤지
- 국채 대체 자산 발굴: 글로벌 ESG 채권, 신흥국 국채 스프레드 확대 시 진입
- 금융기관 신용 리스크 관리: 달러 기반 부채 비중 조정 및 금리 스왑 도입
특히 달러 약세 시 물가 상승 압력이 가속될 수 있으므로 실물자산(부동산·인프라·원자재)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7. 결론 및 정책 제언
탈달러화는 단기간에 끝날 현상이 아니라 글로벌 금융·경제 구조의 재편을 의미한다. 미국은 재정 건전성 회복과 금융시장 투명성 제고, 외교·안보 동맹 강화 등을 통해 달러 기축통화 지위를 방어해야 한다. 연준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간 협력을 강화해 시장 신뢰를 유지하고, 국채 수요 기반을 다변화해야 할 것이다.
투자자는 탈달러화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진단하고 통화·금리·신용 전 영역에서 분산·헤지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 향후 1년 이상 지속될 이 구조적 변화는 금융 상품의 리스크·수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설정할 것이다.
전문가 통찰: 탈달러화는 미국 달러 절대 우위가 사라지는 과도기다. 다극화된 글로벌통화체제 전환은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제공하며, 이를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국가와 기관만이 새로운 금융질서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