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공룡의 금융실험: 아마존·월마트 스테이블코인 도입 검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미국 최대 소매업체인 아마존과 월마트가 자체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발행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해당 소식에 결제 네트워크의 양대 축인 비자(Visa)와 마스터카드(Mastercard)의 주가가 각각 5% 이상 하락해 결제 산업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 기회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결제 볼륨을 자체 네트워크로 흡수하고 거래 수수료를 절감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1. 스테이블코인 도입 배경과 산업 현황
-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와 1:1 고정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디지털 토큰으로, 주로 현금 또는 단기 국채로 뒷받침된다.
- 글로벌 결제 시장 조사기관 Statista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디지털 결제 규모는 10조 달러를 돌파했으며, 연평균 12%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 아마존·월마트 같은 대형 소매업체는 매년 수천억 달러의 결제 트래픽을 처리하며, 전통 카드 네트워크에 지불하는 수수료만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
따라서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면 결제 수수료 절감뿐 아니라 고객 충성도 제고, 데이터 통제력 강화, 글로벌 송금 시장 진출 등 복합적인 전략적 이점이 기대된다.
2. 기존 결제 네트워크에 미치는 잠재적 충격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결제 인프라를 제공하며, 가맹점 수수료(merchant fee)로 연간 50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수수료 수익 감소 –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결제가 활성화되면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곧바로 하락한다.
- 네트워크 독점력 약화 – Visa·Mastercard 등 카드 네트워크의 교차보증(cross-border guarantee) 우위가 제한될 수 있다.
- 거래 속도 및 비용 경쟁력 – 블록체인 기반 거래는 실시간 정산·저비용 운영이 가능해 전통 네트워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아마존·월마트의 스테이블코인은 대형 상인의 거래비용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잠재력이 있다.” – 결제산업 분석가 제시카 왕
3. 금융기관·규제당국의 대응
3.1 미국 입법 환경
현재 상원에 계류 중인 Genius Act는 스테이블코인 발행·감독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법안으로, 아마존·월마트 발행 시 금융안정·소비자 보호 장치를 강화할 전망이다.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다.
- 발행인에 대한 자본요건 및 준비자산(Reserve) 공시 의무
- 소비자 예치금 보호 및 지급결제 책임
- AML/KYC(자금세탁방지·고객확인) 기준 준수
3.2 중앙은행 디지털통화(CBDC)와의 관계
미 연준은 CBDC 연구 과정에서 민간 스테이블코인의 금융안정 리스크를 경계하고 있다. 아마존·월마트 사례는 연준이 디지털 달러 도입 시나리오를 가속화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4. 소비자·상인의 수용과 리스크
스테이블코인 도입 초기에는 다음과 같은 과제가 남아 있다.
- 사용자 신뢰 구축 – 법정화폐 페깅(pegging)의 투명성 확보 및 분쟁 해결 메커니즘
- 기술·보안 – 스마트계약 오류, 해킹·디도스(DDoS) 공격 대비책
- 상인 인센티브 구조 – 기존 카드사 포인트·리워드 제도와의 경쟁
그러나 대형 소매업체의 방대한 이용자 기반과 충성고객 프로그램이 결합된다면 빠른 채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5. 글로벌 결제시장 재편과 M&A 전망
아마존·월마트를 기점으로 결제 생태계는 대형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 예상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 플랫폼 사업자 간 제휴·통합 증가 – 예컨대 아마존·페이팔 연동, 월마트·코인베이스 협업 등
- 전통 금융기관의 수렴전략 –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은행이 자체 디지털 토큰 발행 검토
- 이종 산업 M&A – IT‧통신사·핀테크 기업 간 인수합병 활성화
6. 결제 혁신이 통화정책과 금융안정에 미칠 장기적 파장
결제 시스템의 분산화(decentralization)는 통화정책의 전달 경로(transmission channel)에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기존 은행 예금·대출 중심의 자금순환이 소매 플랫폼 기반 전자예치금으로 이동하면 다음과 같은 영향이 예상된다.
- 통화 승수(money multiplier) 변화 – 민간 예치금이 중앙은행 준비자산(Central Bank Reserves)과 직접 연계될 경우 통화승수 계산 방식 재검토 필요
- 금리 전달 경로 단축 – 플랫폼 예치금 금리를 연준 정책금리에 직접 연동하면 정책효과 즉시 반영 가능
- 금융안정 리스크 – 시스템 리스크가 소수 플랫폼에 집중됨으로써 플랫폼 부실 시 시스템 전체 충격 확대
“플랫폼 주도의 결제혁신은 금융시스템 구조를 재설계할 수 있는 실질적 도전장이다.” – 중앙은행 관계자
7. 전문가 견해 및 장기 전망
아마존·월마트가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려는 시도는 ①거래 비용 절감 ②소비자 충성도 강화 ③데이터 통제권 확대 ④신흥시장 결제 진입 등을 목적한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결제 시스템의 권력 균형이 카드 네트워크→플랫폼→중앙은행 디지털통화(CBDC)로 이동하는 3단계 혁신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다.
다만 규제당국이 안정성과 소비자 보호를 확보하는 한편, 기술적·법적 인프라를 적기에 정비하지 못하면 금융안정 우려가 확대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결론: 디지털 거대 플랫폼이 결제 생태계의 판도 변화 이끈다
아마존과 월마트의 스테이블코인 검토 소식은 단순히 결제 네트워크의 일부 수수료 절감 차원을 넘어, 금융·통화시스템 전반에 걸친 구조적 변화를 예고한다. 향후 1~3년 내에는 독립적인 스테이블코인 간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미국 입법·연준 정책의 구체적 대응이 촉발될 전망이다. 결국 디지털 소매 플랫폼이 차세대 결제 인프라를 장악하며, 전통 금융기관과 중앙은행은 새로운 역할과 협력모델을 모색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