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선물 가격이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장중 오름세를 되돌리며 하락했다. 7월물 ICE 뉴욕 코코아(CCN26)는 10달러(0.24%) 내린 상태이며, 7월물 ICE 런던 코코아 #7(CAN26)도 7포인트(0.22%) 하락했다.
2026년 5월 27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이날 한때 1.5주 만의 고점까지 올랐으나, 달러지수($DXY)가 초반 하락분을 만회하고 상승 전환하면서 매수 포지션 청산이 촉발돼 약세로 돌아섰다. 달러가 강해지면 달러 표시 원자재의 상대 가격이 올라 수요가 위축될 수 있고, 이미 보유한 매수 포지션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 ICE 코코아 재고가 화요일 274만5,277포대로 1년 9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점도 공급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만 최근 코코아 가격은 지난 두 거래일 동안 상승세를 보였고, 화요일에는 서아프리카 아이보리코스트의 집중호우로 홍수가 발생해 농민들의 코코아 농장 접근이 어려워진 영향으로 1.5주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또 올해 엘니뇨(El Niño) 가능성이 서아프리카 코코아 작황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며 전 세계 기후 패턴을 흔드는 현상으로, 서아프리카처럼 코코아 생산이 집중된 지역에서는 고온·건조한 날씨를 초래해 수확량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지난 5월 11일에는 엘니뇨 형성 우려가 서아프리카 생산을 훼손할 수 있다는 관측 속에 코코아 가격이 4개월 만의 고점까지 급등한 바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5월과 7월 사이 엘니뇨 조건이 형성될 확률을 82%로 추산했으며, 이 가운데 ‘슈퍼 엘니뇨’로 이어질 가능성도 67%로 제시했다. 슈퍼 엘니뇨는 통상적인 엘니뇨보다 강도가 큰 경우를 뜻하며, 주요 농산물 작황에 더 큰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
2026/27 서아프리카 코코아 작황에 대한 초기 조사에서도 코코아 나무의 cherelle 형성이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cherelle은 코코아 열매가 본격적으로 자라기 이전의 초기 꼬투리 단계를 의미하며, 이 수치가 부진하다는 것은 주요 수확철인 10월 이후 수확 전망이 약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초콜릿 소비가 견조하다는 신호는 코코아 가격에 긍정적이다. 허쉬(Hershey)와 몬델리즈 인터내셔널(Mondelez International)의 최근 실적은 시장 예상보다 양호했으며, 높은 가격에도 소비자들의 초콜릿 수요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다만 조사기관 시카나(Circana)는 4월 14일, 3월 22일로 끝난 13주 동안 북미 초콜릿 캔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고 밝혔다. 수요가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니지만, 지역별로는 둔화 조짐도 확인되는 셈이다.
글로벌 공급 축소 가능성 역시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스톤엑스(StoneX)는 4월 29일, 2026/27년 전 세계 코코아 흑자 전망치를 26만7,000톤에서 14만9,000톤으로 낮췄다. 이는 예상되는 엘니뇨가 서아프리카 작황에 줄 수 있는 위험을 반영한 것이다. 스톤엑스는 또 2025/26년 글로벌 코코아 흑자 전망치도 28만7,000톤에서 24만7,000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 폐쇄도 글로벌 코코아 공급을 흔드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해당 해협의 봉쇄는 비료 공급 차질, 해운 운임 상승, 보험료와 연료비 증가로 이어져 코코아 수입업체의 비용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물류·에너지 비용 상승이 최종 가격에 빠르게 전가될 수 있어, 코코아와 같은 농산물 선물에도 영향을 미친다.
반면 공급 과잉 우려는 여전히 약세 요인이다. 지난 금요일 코코아 가격은 풍부한 공급 전망 속에 3주 만의 저점까지 밀렸다. 5월 14일 아이보리코스트는 2025/26시즌 코코아 인도 전망치를 기존 180만~190만톤에서 220만톤으로 상향했다. 이는 유리한 날씨를 근거로 한 조정이다. 코트디부아르로도 불리는 아이보리코스트는 세계 최대 코코아 생산국 중 하나다.
아이보리코스트의 공급 확대는 가격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월요일 기준 누적 자료에 따르면 아이보리코스트 농민들은 현재 마케팅 연도(2025년 10월 1일~2026년 5월 24일) 동안 항구로 164만톤의 코코아를 선적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보다 2.5% 증가한 수준이다. 물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은 단기적으로 선물 가격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
세계 수요 둔화도 약세 재료다. 내셔널 컨펙셔너스 어소시에이션은 4월 23일, 북미 지역 1분기 코코아 분쇄량이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10만6,087톤이라고 밝혔다. 유럽 코코아 협회도 1분기 유럽 코코아 분쇄량이 전년 대비 7.8% 감소한 32만5,895톤으로, 시장 예상치였던 6% 감소보다 더 큰 폭의 하락이자 17년 만의 1분기 최저치라고 전했다. 반면 아시아 코코아 협회는 1분기 아시아 분쇄량이 전년 대비 5.2% 증가한 22만3,503톤으로, 시장 예상이었던 6.7% 감소와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세계 5위 코코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의 공급 감소는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블룸버그는 화요일, 나이지리아의 3월 코코아 수출이 전년 대비 35% 감소한 1만8,052톤이라고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년 나이지리아 코코아 생산량이 30만5,000톤으로 전년 추정치 34만4,000톤보다 1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서아프리카 강수량은 아이보리코스트와 가나의 가뭄 우려를 완화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 홍수·가뭄 모니터에 따르면 3월 29일 기준 가뭄 상황이 아이보리코스트의 절반 이상과 가나의 약 3분의 2를 뒤덮고 있었다. 이 같은 기후 조건은 코코아 재배의 안정성을 낮추며, 공급 전망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지난달 가나는 2025/26 재배 시즌에 농민에게 지급하는 공식 코코아 가격을 거의 30% 인하했다. 아이보리코스트도 이달 시작된 중간 수확기(mid-crop)에 적용될 농가 지급액을 57%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아이보리코스트와 가나는 전 세계 코코아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이들 국가의 가격 정책과 농가 수익성은 글로벌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강세 요인도 여전히 존재한다. 아이보리코스트는 2025/26년 자국 코코아 생산량이 2024/25년 185만톤에서 165만톤으로 10.8%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라보뱅크는 2월 10일 2025/26년 글로벌 코코아 흑자 전망치를 32만8,000톤에서 25만톤으로 낮췄다.
그러나 전반적인 약세 압력도 만만치 않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3월 2일 2024/25년 글로벌 코코아 흑자 추정치를 11월의 4만9,000톤에서 7만5,000톤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이는 4년 만의 첫 흑자였다. ICCO는 같은 기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이 전년 대비 8.4% 증가한 470만톤에 이를 것으로 봤다. 공급 회복과 수요 둔화가 동시에 작용하는 가운데, 향후 코코아 가격은 달러 흐름과 서아프리카 기후, 재고 동향, 분쇄 수요 지표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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