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이란과 미국의 평화 협상 진전 기대와 반도체·인공지능(AI) 관련 종목 강세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23일(현지시간) S&P 500 지수는 0.37% 오른 채 장을 마쳤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58% 상승했다. 나스닥 100지수도 0.42% 올라 거래를 마감했다. 6월물 E-미니 S&P 선물은 0.35%, 6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42% 상승했다.
2026년 5월 24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상승으로 S&P 500과 나스닥 100은 1주일 만의 고점을 기록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주식시장은 미국과 이란이 평화 합의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대 속에 지지받았다. 여기에 반도체 제조업체와 AI 인프라 관련 종목이 인공지능에 대한 강한 투자 심리에 힘입어 동반 상승했다. 소프트웨어 업종에서는 워크데이(Workday)가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고 향후 전망도 긍정적으로 제시하면서 5% 이상 급등해 상승세를 이끌었다.
다만 장중 최고치에서는 일부 되돌림이 나왔다. 미시간대의 5월 미국 소비심리지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향 수정됐고, 5월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흔들렸다. 또한 연방준비제도(Fed)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의 매파적 발언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매파적 발언은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태도를 뜻한다.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며 다음 금리 조치가 인상일 가능성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시간대의 미국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44.8로 하향 수정됐다. 이는 1978년부터 집계된 자료 기준 사상 최저치이며, 시장 전망치였던 변동 없음 수준 48.2를 밑돌았다. 같은 기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8%로 상향 조정돼 9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4.6%를 웃돈 수치다. 5년~10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3.9%로 올라 7개월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으며, 시장 예상인 변동 없음 수준 3.4%보다 높았다.
국제 유가는 이란 전쟁 관련 헤드라인에 따라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금요일 장중 하락과 상승을 반복한 뒤 소폭 상승으로 마감했다.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여전히 봉쇄 상태인 가운데 시장은 이란 관련 협상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로이터는 카타르가 미국과의 조율 아래 테헤란에 협상단을 보냈다고 보도했고, 그 직후 유가는 일시적으로 약세로 돌아섰다. 이란은 미국의 최신 제안이 양측 간 간극을 “좁혔다”고 밝혔다. 해당 제안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열고 미국이 이란 항구 봉쇄를 해제하는 단기 합의를 거친 뒤, 이후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보다 심도 있는 협상으로 이어지는 구상이었다. 같은 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협상에서 “약간의 진전”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월요일 늦게 걸프 동맹국들이 외교에 더 많은 시간을 주자고 요청함에 따라 화요일로 예정됐던 대이란 공격 계획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에너지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18일 월간 보고서에서 3월과 4월 글로벌 원유 재고가 하루 약 400만 배럴씩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 분쟁이 다음 달 끝나더라도 시장은 10월까지 “심각하게 공급이 부족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현재의 차질로 전 세계 원유 재고에서 이미 약 5억 배럴이 줄었고, 6월까지 감소 폭이 10억 배럴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다음 회의가 6월 16~17일로 예정된 가운데, 시장은 25bp(0.25%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을 0%로 반영하고 있다. bp는 금리 변동을 나타내는 기준점으로, 1bp는 0.01%포인트를 뜻한다. 즉 현재 시장은 가까운 시일 내 금리 인하보다 동결 또는 매파적 신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적 시즌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으나 지금까지의 성적은 증시에 우호적이다. 금요일 기준 475개 S&P 500 편입 기업 가운데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83%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 500 기업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술업종을 제외하면 1분기 이익 증가율은 약 3%에 그쳐 2년 만의 가장 약한 수준으로 제시됐다. 이는 지수 전체의 실적 개선이 여전히 대형 기술주의 견인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외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유로스톡스50지수는 2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며 0.99% 올랐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주 만의 저점에서 반등해 0.87%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1주일 만의 최고치로 올라서며 2.68% 급등했다.
채권시장과 금리 동향
6월물 10년물 미 국채 선물은 금요일 0.5틱 상승 마감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1.2bp 하락한 4.558%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낮아지면서 10년물 손익분기 인플레이션율은 1개월 만의 최저치인 2.401%로 떨어졌다. 미시간대 5월 소비자심리지수의 하향 수정도 국채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월러 이사가 인플레이션 둔화가 곧 나타나지 않으면 기준금리 인상도 지지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국채의 상승폭은 대부분 반납됐다. 미시간대 5월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상향 조정된 점도 채권에는 부정적이었다. 여기에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약해진 점도 국채 가격을 눌렀다.
유럽 국채금리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분트)는 1.5주 만의 저점인 3.022%까지 내려갔다가 6.0bp 하락한 3.038%로 마감했다.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2주 만의 저점인 4.887%까지 밀린 뒤 6.8bp 하락한 4.897%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5월 IFO 기업신뢰지수는 예상 밖으로 0.4포인트 오른 84.9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인 84.2 하락 예상과 달랐다. 독일 6월 GfK 소비자신뢰지수도 3.3포인트 상승한 -29.8로 집계돼, 예상치인 -34.0보다 양호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회 위원 알렉산더 데마르코는 6월 ECB가 중기 2%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영국의 4월 자동차연료 제외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 감소해 예상치인 0.3% 감소보다 부진했다. 스왑시장은 ECB가 6월 11일 차기 정책회의에서 25bp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88%로 반영하고 있다.
뉴욕증시 주요 종목 동향
반도체 종목이 이날 상승장을 주도했다. 퀄컴(QCOM)은 11% 이상 급등해 나스닥 100 상승 종목 중 선두에 섰고, NXP세미컨덕터스(NXPI)는 5% 이상 올랐다. AMD, 아날로그디바이스(ADI), 텍사스인스트루먼트(TXN)는 각각 3% 이상 상승했다. ARM홀딩스, 마벨테크놀로지, ASML홀딩, KLA,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도 2% 이상 올랐다. 램리서치(LRCX)와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도 1% 이상 상승했다.
소프트웨어 업종에서는 워크데이(WDAY)가 1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 2.66달러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2.51달러를 웃돌았고, 2분기 구독매출 전망도 24억6,000만 달러로 제시해 컨센서스인 24억5,000만 달러보다 높았다. 이 영향으로 주가는 5% 이상 뛰었다. 아틀라시안(TEAM)과 인튜이트(INTU)는 4% 이상, 세일즈포스(CRM)와 서비스나우(NOW)는 2% 이상 올랐다. 데이터독(DDOG)과 오라클(ORCL)도 1% 이상 상승했다.
그 외 개별 종목 가운데 델테크놀로지스(DELL)는 웰스파고증권이 목표주가를 180달러에서 270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16% 이상 급등해 S&P 50 상승률 상위를 차지했다. IMAX는 월스트리트저널이 회사가 매각을 검토하며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 잠재적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한 뒤 15% 이상 뛰었다. 에스티로더(EL)는 샬럿 틸버리의 보상 요구로 푸이그 브랜드와의 합병안이 무산됐다는 소식에 11% 이상 올랐다. 줌 커뮤니케이션스(ZM)는 1분기 매출이 12억4,000만 달러로 예상치 12억2,000만 달러를 웃돌았고, 2027년 매출 전망을 기존 50억7,000만~50억8,000만 달러에서 50억8,000만~50억9,000만 달러로 상향하면서 9% 이상 급등했다.
로스스토어스(ROST)는 1분기 매출 60억1,000만 달러를 기록해 예상치 56억1,000만 달러를 크게 웃돌며 8% 이상 상승했다. 알코아(AA)는 UBS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80달러로 제시한 뒤 7% 이상 올랐다. 머크(MRK)는 유럽의약품청(EMA) 인체의약품위원회가 방광암 치료제 키트루다와 패드세브 병용요법의 승인을 권고했다는 소식에 다우지수 상승 종목 중 선두로 5% 이상 뛰었다.
반면 테이크투인터랙티브소프트웨어(TTWO)는 2027년 순예약액(net bookings) 전망을 80억~82억 달러로 제시했으나 시장 예상치 91억1,000만 달러를 크게 밑돌아 4% 이상 하락했다. 코인베이스글로벌(COIN)은 비트코인 가격이 2% 이상 떨어져 3주 만의 저점을 기록한 영향으로 S&P 500 하락률 선두를 기록하며 4% 이상 내렸다. 서밋테라퓨틱스(SMMT)는 번스타인이 비중축소 의견과 7.70달러의 목표주가로 커버리지를 개시한 뒤 4% 이상 하락했다. 데날리테라퓨틱스(DNLI)는 파트너 바이오젠과 진행한 파킨슨병 치료제 중기 임상시험이 1차 및 2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발표한 뒤 3% 이상 밀렸다. 인스파이어메디컬시스템즈(INSP)는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리서치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낮추고 목표주가를 39달러로 제시하면서 2% 이상 하락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5월 26일 실적 발표 예정 기업에는 오토존(AZO), 박스(BOX), 챔피언홈스(SKY), CSW인더스트리얼스(CSW), 디지털터빈(APPS), 모딘제조(MOD), 오마(OOMA), 셈텍(SMTC), 트랜스캣(TRNS), 지스케일러(ZS)가 포함됐다. 기사 작성 시점 기준 리치 애스플런드는 본 기사에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장 해석: 이번 상승은 지정학적 완화 기대와 AI·반도체 수요 기대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다만 소비심리 악화와 인플레이션 기대 재상승이 확인되면서, 향후 증시는 실적 호조만으로 일방적 상승을 이어가기보다 금리 경로와 중동 정세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