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베스팅닷컴이 이번 주 인공지능(AI) 관련 분야에서 나온 주요 애널리스트 의견 변화를 정리했다. 이번 보고서는 반도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네트워킹 전반에서 AI 수요가 어떻게 주가와 실적 전망에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2026년 5월 2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UBS는 ASML을 유럽 반도체 섹터의 최우선 추천주로 다시 올리고 목표주가를 1,600유로에서 1,900유로로 상향했다. UBS는 ASML의 2027년과 2028년 이익 추정치도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높였다. ASML 주가는 올해 동종 업계 대비 부진했지만, UBS는 이를 오히려 매수 기회로 판단했다. UBS는 ASML의 주가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 기준으로 미국 대형주 대비 6% 프리미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10년 평균 프리미엄인 84%와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UBS 분석팀은 프랑수아-자비에 보비니에스(Francois-Xavier Bouvignies)가 이끌었다.
UBS가 제시한 강세 근거는 세 가지다. 첫째, ASML이 반도체 공급의 병목이 될 수 있다는 시장 우려는 과도하다고 봤다. UBS는 ASML의 2027년 생산능력이 최첨단 웨이퍼 생산량의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며, 이는 예상 수요 증가율인 25~30%보다 훨씬 높다고 추정했다. 여기서 웨이퍼는 반도체 칩을 만드는 얇은 원판을 뜻하며, 생산량 확대는 곧 반도체 공급 능력 확대와 직결된다. UBS는 “다른 공정 단계가 따라가지 못해 리소그래피(노광) 장비의 중요도가 다소 낮아질 수는 있지만, 향후 12~18개월 동안 ASML이 병목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둘째, UBS는 ASML의 메모리 반도체 노출도가 저평가돼 있다고 강조했다. ASML은 메모리 반도체와 연관된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반도체 장비업체로, 2026년까지 전체 매출의 약 30~35%가 메모리에서 발생할 것으로 봤다. 이는 미국 동종업체의 25~30%보다 높은 수준이다. UBS는 ASML의 메모리 관련 매출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23% 성장한 반면, 경쟁사들은 약 6% 성장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UBS는 DRAM(동적 랜덤액세스 메모리) 노드가 더 작아질수록 노광 장비 사용 강도가 높아지는 만큼, 이 추세가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셋째, UBS는 ASML의 차세대 리소그래피 기술인 하이 NA EUV(High NA EUV)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봤다. EUV는 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뜻하며, High NA는 그보다 더 정밀한 차세대 버전이다. UBS는 이 기술이 TSMC의 도입 지연에도 불구하고 핵심 공정에서 대체 패터닝 방식 대비 20~40%의 비용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도입 시점은 앞으로 2~3년 내로 예상했다. UBS는 “유럽 반도체 업종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위험 대비 수익을 제공하는 종목으로 ASML을 본다”며 다시 최우선 추천주로 올렸다고 말했다.
델(Dell)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에버코어 ISI가 최우선 추천주로 꼽았다. 에버코어 ISI는 하드웨어와 네트워킹 관련 종목들이 실적 시즌을 앞두고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견조한 수요와 평균 판매가격(ASP) 상승이 커버리지 전반의 실적 상향 여지를 이끌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ASP는 제품 한 대당 평균 판매 가격을 뜻하며, 같은 출하량이어도 가격이 오르면 매출 확대에 직접 도움이 된다.
에버코어 ISI는 델, HP Inc., 휴렛패커드엔터프라이즈(HPE), 넷앱(NetApp)의 4~4월 분기 실적을 앞두고 낸 메모에서, “AI 인프라와 네트워킹 수요는 여전히 가장 견조한 지출 분야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이는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hyperscaler)와 신생 클라우드(neocloud)의 설비투자 확대, 그리고 기업의 캠퍼스 네트워킹과 데이터센터 현대화 투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버코어 ISI는 특히 델과 HPE가 실적 상향과 연간 가이던스 상향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델의 경우 신생 클라우드와 기업용 AI 지출 증가에 따른 AI 서버 매출 확대가 추가 상승 요인으로 지목됐다. HPE는 아루바(Aruba)와 주니퍼(Juniper) 관련 네트워킹 사업이 핵심 동력으로 제시됐다. 개인용 컴퓨터(PC) 부문도 단기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IDC는 출하량이 전년 대비 약 3% 늘었다고 보고했다. 여기에 평균 판매가격 상승이 추가적인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세일즈포스(Salesforce)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투자의견을 ‘언더퍼폼(Underperform)’으로 재개하며, 목표주가를 160달러로 제시했다. BofA는 세일즈포스가 AI로 인한 일시적 둔화가 아니라, 구조적 재편 국면에 들어섰다고 판단했다. 이는 회사가 과거의 고성장 플랫폼에서 성숙한 현금창출 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애널리스트 탈 리아니(Tal Liani)는 향후 매출 성장률을 연평균 약 10%로 모델링했는데, 이는 FY20~FY23 기간의 18~28% 성장률보다 크게 둔화된 수치다.
BofA는 구조적 우려로 ▲신규 고객 유입이 제한적이라는 점 ▲업셀(상향 판매)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 ▲AI 제품인 Agentforce의 수익화 경로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을 제시했다. Agentforce는 고객 응대나 리드 자격 심사 같은 업무를 자동화하는 에이전트 기반 AI 제품이다. 리아니는 Agentforce가 2만3,000개 고객과 연간 반복 매출(ARR) 8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69% 성장했다고 인정했지만, 실제 확산 범위는 아직 좁다고 봤다. 세일즈포스의 20만 개가 넘는 고객 가운데 유료 계약을 체결한 비율은 9~10%에 불과하고, 전체 수주 중 60% 이상이 신규 고객이 아니라 기존 고객에서 나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Agentforce가 리드 검증이나 서비스 사례 해결 같은 업무를 자동화하면, 세일즈포스 구독이 필요한 인간 사용자 수가 줄어들어 기존 좌석 기반(seat-based) 과금 모델에 압박이 생길 수 있다고 봤다. 리아니는 “CRM은 추가 성장 수익화가 가능한 플랫폼이라기보다, 포화된 핵심 기록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CRM은 고객관계관리 소프트웨어를 뜻한다.
경쟁 환경도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BofA는 ServiceNow가 CRM 인접 업무로 확장하고 있고, 구글은 애플리케이션 계층 위에서 에이전트 기반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을 도입하고 있으며, 어도비는 마케팅 영역에서, 쇼피파이는 커머스 분야에서 각각 경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아니는 이들 기업이 서로 다른 세부 시장을 겨냥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겹치는 영역이 늘어나고, 성장성과 가격 결정력이 압박받을 수 있다고 봤다. BofA는 세일즈포스의 기존 고객이 플랫폼을 떠날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기업 내 점유가 높다는 사실만으로는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포춘 500대 기업의 약 90%가 이미 세일즈포스를 사용하고 있어,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시장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줌인포(ZoomInfo)는 제프리스가 투자등급을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를 12달러에서 4달러로 낮추면서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제프리스는 고객 수요 약화와 AI에 따른 구조적 충격 속에서 회사가 구독 매출 중심에서 사용량 기반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고 봤다. 애널리스트 수린더 틴드(Surinder Thind)는 2026년 매출이 4% 감소하고, 2027년에도 추가로 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의 낮은 한 자릿수 성장 전망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고객들이 ZoomInfo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체 워크플로를 구축하는 방식이 늘어나면서, 좌석 라이선스를 지불하는 대신 직접 운영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틴드는 “AI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더 파괴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ZoomInfo는 2026년 매출 전망치를 중간값 기준 약 11억9,500만달러로 낮췄는데, 이는 기존 가이던스인 12억4,700만~12억6,700만달러와 시장 예상치인 12억5,900만달러보다 낮다.
경영진은 세 가지 구조조정을 제시했다. 첫째, 3분기부터 하이브리드 모델을 도입해 고객을 소비 기반 과금으로 옮긴다. 둘째, 비용이 더 많이 드는 세일즈 주도형 방식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거의 전적으로 제품 주도형 시장 진입(product-led go-to-market) 방식으로 전환한다. 셋째, 인력을 20%, 즉 약 600명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틴드는 올해 주가가 이미 약 64% 하락한 뒤라 하향 조정이 늦은 편이었다고 인정했지만, 당장 반등 재료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전환의 성공 가능성과 진행 상황이 더 명확해질 때까지는 관망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노키아(Nokia)는 모건스탠리가 목표주가를 11유로에서 14유로로 올리면서 다시 최우선 추천주로 제시됐다. 모건스탠리는 AI와 클라우드 확장에 따른 데이터센터 지출 급증의 수혜를 노키아가 독특하게 누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노키아가 전통적인 이동통신 장비 회사에서 데이터센터용 광 네트워킹 장비 공급업체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이 주가 재평가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노키아의 2025년 AI 및 클라우드 관련 매출은 11억유로에 그쳐 경쟁사보다 낮지만, 모건스탠리는 이를 약점이 아닌 기회로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 분석팀은 테런스 추이(Terence Tsui)가 이끌었다. 이들은 “새로운 주문은 절대 매출 규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특히 낮은 기저에서 시작할 경우 변화율은 매우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키아의 광학 및 IP 네트워크 사업부는 최근 매출 가이던스를 기존 10~12%에서 18~20%로 상향했다. 모건스탠리 자체 전망은 이보다 더 높아 21% 성장으로 잡고 있으며, 2028년 영업이익은 36억5,000만유로로 예상했다. 이는 회사 가이던스 상단인 32억유로를 웃도는 수준이다.
모건스탠리는 또 노키아의 희소성 가치에 주목했다. 유럽 AI 투자 흐름이 주로 연산 자원, 에너지, 전기 부품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반면, 직접적으로 연결성(connectivity)과 네트워킹에 관여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는 점이다. 분석팀은 노키아가 서방권의 핵심 인프라 공급업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크게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애널리스트 의견 변화는 AI 투자 테마가 반도체 장비,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기업용 소프트웨어, AI 기반 업무 자동화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동시에 AI가 성장 동력이 되는 종목과 오히려 기존 사업모델을 흔드는 종목을 뚜렷하게 가르내는 국면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시사한다.
정리하면, UBS는 ASML을 유럽 반도체 업종의 최우선 추천주로 다시 올리며 목표주가를 1,900유로로 높였다. 에버코어 ISI는 델을 AI 인프라 수혜주로 보고 실적 상향 가능성을 제시했다. 반면 BofA는 세일즈포스를 구조적 둔화 국면으로 평가했고, 제프리스는 줌인포의 매출 역성장과 사업모델 전환 리스크를 경고했다. 모건스탠리는 노키아를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수혜주로 꼽으며 목표주가를 14유로로 상향했다. 이들 평가를 종합하면, AI 투자 흐름은 단순한 기대감이 아니라 각 기업의 수익 구조와 성장 지속성에 대한 정밀한 재평가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