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법원, 앤스로픽 15억 달러 저작권 합의 승인 여부 검토

미국 연방법원이 인공지능 기업 앤스로픽(Anthropic)이 작가들과 제안한 15억 달러 규모의 합의안을 두고 추가 설명을 요구했다. 이번 합의는 앤스로픽이 자사 AI 챗봇 클로드(Claude)를 훈련하는 과정에서 책을 부적절하게 활용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저작권 소송과 관련된 것이다.

2026년 5월 14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심리에서 아라셀리 마르티네스-올긴 미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변호사 수임료와 대표 원고에 대한 지급금 등 여러 쟁점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요구했다. 이날 법원은 최종 승인 결정을 내리지 않았으며, 미국에서 알려진 최대 규모의 저작권 합의로 평가되는 이번 안에 대한 검토를 이어갔다.

은퇴한 윌리엄 앨럽 판사는 지난해 9월 이 합의안을 처음 승인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기술 기업들이 대형 언어모델을 훈련하는 과정에서 저작권자들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주장으로 제기된 수십 건의 소송 가운데 하나이며, 미국에서 처음으로 본격적인 대규모 합의에 도달한 사례다. 대형 언어모델은 방대한 텍스트를 학습해 사람의 질문에 답하도록 설계된 AI 시스템을 뜻한다.

작가 측 변호인은 심리에서 합의 대상에 포함된 48만 개 이상 작품92%를 웃도는 비율에 대해 저작권자들과 다른 권리자들이 청구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작가들은 합의 금액이 충분하지 않거나 원고 측 변호사들에게 과도한 보상이 돌아간다고 주장해 반발하고 있으며, 일부 저작권자를 부당하게 제외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작가들은 2024년 앤스로픽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아마존과 알파벳의 지원을 받는 이 회사가 허가 없이 해적판 도서를 사용해 클로드가 인간의 프롬프트에 응답하도록 훈련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6월 앨럽 판사는 앤스로픽이 클로드 훈련에 작가들의 저작물을 공정 이용(fair use)한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 이용은 미국 저작권법에서 일정한 조건 아래 저작물을 허가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인정하는 예외를 뜻한다. 그러나 법원은 앤스로픽이 700만 권이 넘는 해적판 도서를 AI 훈련에 반드시 사용되지 않을 수도 있는 ‘중앙 도서관(central library)’에 저장한 행위는 권리를 침해했다고 봤다. 당시 재판은 그 해 12월 열릴 예정이었으며, 앤스로픽이 부담해야 할 배상액은 수천억 달러에 이를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와 유사한 주장을 제기한 작가와 출판사들의 별도 소송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한편 이번 합의에서 빠지겠다고 선택한 25명 이상 작가들, 그중에는 데이브 에거스벤델라 비다가 포함돼 있는데, 이들은 지난 수요일 캘리포니아에서 앤스로픽을 상대로 새로운 소장을 제출했다. 이번 사안은 생성형 AI 기업들의 데이터 수집 관행과 저작권 책임 범위를 둘러싼 향후 법적 분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거액 합의가 승인될 경우 AI 기업들의 학습 데이터 확보 비용과 법적 위험 관리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으며, 저작권자들에게는 보상 기준을 둘러싼 새로운 기준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