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앤트로픽(Anthropic)의 최고경영자(CEO)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가 백악관 관료들과 만나 회사의 신형 AI 모델 Mythos에 대해 논의한 사실을 두고 “Who?”라고 반문한 뒤 “I had no idea(전혀 몰랐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의 발언은 보수 성향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의 발언과 공공연한 블랙리스트 지정 이후 수주 만에 나온 것으로, 앤트로픽과 행정부 간 긴장이 다소 완화되는 조짐을 보여 준다.
2026년 4월 17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아모데이는 백악관 비서실장 수지 와일스(Susie Wiles) 및 기타 고위 행정 관료들과 만나 앤트로픽의 신형 언어·보안 모델인 Mythos의 능력과 미 정부와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동에는 미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익명을 요청한 소식통에 의함).
백악관 성명: “우리는 협업 기회와 이 기술의 확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제들에 대응하기 위한 공통의 접근 방식과 프로토콜을 논의했다. 대화는 또한 혁신 진전과 안전 확보 간의 균형을 탐구했다.”
앤트로픽 측은 이번 회동이 미국 정부와의 사이버보안, 미국의 AI 주도권 유지, AI 안전 등 핵심 공통 우선순위를 중심으로 한 “생산적 논의”였다고 밝혔다. 회사 대변인은 “이번 회의는 책임 있는 AI 개발을 위해 미 정부와 계속 소통하겠다는 앤트로픽의 지속적 의지를 반영한다”며 향후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Mythos는 소프트웨어의 약점과 보안 결함을 식별하는 데 뛰어나다고 앤트로픽이 설명한 모델이다. 회사는 이 모델을 공개적으로 전면 배포할 계획이 없으며, 현재는 Project Glasswing이라는 사이버보안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선정된 일부 기업들에 순차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또한 미국 정부 관료들과 자사의 역량에 대해 “지속적인 논의”를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배경 및 갈등 경과
수주 전만 하더라도 앤트로픽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계는 극도로 악화되어 있었다. 행정부는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supply chain risk)으로 지정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연방기관은 즉시 앤트로픽 기술 사용을 중단하라”고 게시했다. 이에 맞서 앤트로픽은 샌프란시스코와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블랙리스트 지정의 철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해당 소송들은 현재 진행 중이다.
국방부(DOD)와의 협상도 핵심 쟁점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는 앤트로픽이 보유한 모델들에 대해 합법적 목적 전반에 걸쳐 제약 없는 접근을 요구했으나, 앤트로픽은 자사 기술이 완전 자율 무기나 대규모 국내 감시에 사용되지 않도록 보장받기를 원했다. 이 대립은 3월 초 국방부가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으로 선언하며 표면화됐다. 이 선언은 군수업체들이 국방 업무에 앤트로픽의 Claude 모델을 사용하지 않았음을 인증하도록 요구하는 조치다.
한편, 국방부는 공식적으로 Mythos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란과의 전쟁 상황에서 앤트로픽의 Claude 모델을 계속 사용해 왔다. 이러한 현황은 Mythos의 기술적 힘이 행정부의 전반적 어조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또한 베센트 장관과 미 연준 의장 제롬 파월(Jerome Powell)은 최근 미국 주요 은행장들과 함께 이 AI 모델에 대해 논의했고, 그 이전에는 부통령 JD 밴스(JD Vance)와 베센트가 아모데이, OpenAI의 샘 올트먼(Sam Altman) 등과 AI 사이버보안 관련 회의를 가졌다.
전문가 해설 및 실무적 함의
앤트로픽과 백악관의 이번 접촉은 몇 가지 실용적 함의를 갖는다. 첫째, 정부와 민간 AI 기업 간의 대화 재개는 규제와 안전 기준 마련에 있어 실무적 협의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특히 사이버보안 역량이 중요한 금융·국방·인프라 부문에서의 리스크 관리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둘째, 행정부의 태도 완화는 앤트로픽과 같은 기업이 연방 조달 시장에 재진입할 가능성을 높여 단기적으로 관련 국방·사이버보안 서비스 업체들에 대한 수요 회복을 촉진할 수 있다.
시장 측면에서의 영향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규제적 불확실성이 완화될 경우 AI 관련 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어 기술주 전반에 우호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정부의 엄격한 안전·통제 요구가 현실화되면 개발 비용 상승과 제품 상용화 지연으로 이어져 단기적으로 기업 실적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방산업체들의 장기 계약 구조와 클라우드·사이버보안 서비스 제공업체의 수익 모델에 구조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용어 설명
Mythos: 앤트로픽이 개발한 고성능 AI 모델로서 소프트웨어 취약점 및 보안 결함 탐지 역량을 강조한 내부·선별 배포용 모델이다.
Project Glasswing: 앤트로픽이 발표한 보안 중심 이니셔티브 이름으로, Mythos의 일부 기능을 선정 기업에 제공해 보안성 검증 및 대응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공급망 위험(supply chain risk): 정부가 기술 공급업체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할 때 부여하는 지정으로, 지정 시 정부 계약에서 해당 기술의 사용을 제한하거나 추가 인증을 요구할 수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
① 법원에서 진행 중인 앤트로픽의 소송 결과가 블랙리스트 지정의 지속 여부와 기업의 연방 조달 복귀 가능성을 좌우할 것이다. ② 백악관과의 추가 대화에서 합의되는 안전·접근 규범의 구체성 여부가 Mythos와 유사 모델의 상용화 속도를 결정할 것이다. ③ 금융시장과 방산업계의 반응을 통해 관련 기업의 주가와 계약 체결 흐름을 추적할 필요가 있다.
결론
이번 회동은 앤트로픽과 트럼프 행정부 간의 냉각 국면에 변화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블랙리스트 지정, 법적 소송, 국방부와의 신뢰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제도적·안보적 쟁점이 남아 있어 실제 협력 복원까지는 추가적인 협의와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기술적 역량과 국가 안보 우려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과정에서 향후 수개월간의 정책·법률적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