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 호조로 설탕 가격 급락

뉴욕·런던 선물에서 설탕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5월 인도네시아·뉴욕 월드 설탕 선물 #11(SBK26)은 목요일 장에서 -0.31달러(-2.18%)로 마감했고, 5월 런던 ICE 화이트 설탕 #5(SWK26)은 같은 날 -8.70달러(-2.06%)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뉴욕 설탕은 한 달 최저 수준으로, 런던 설탕은 3주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2026년 4월 9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내내 이어진 하락세는 화요일 시장에서의 부정적 캐리오버(negative carryover) 영향과 맞물렸다. 인도 식품 담당 비서관이 올해 설탕 수출 금지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전쟁으로 인한 원유 공급 차질 이후 설탕을 에탄올 생산으로 전환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 점도 하락 압력을 키웠다.

공급 측면의 구체적 데이터도 가격 하방 압력을 뒷받침한다. 인도 국가협동조합설탕공장연맹(National Federation of Cooperative Sugar Factories Ltd.)2025-26 시즌(10월 1일~3월 31일) 인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27.12 MMT(백만미터톤)이라고 보고했다. 이는 글로벌 공급 우려를 완화하는 주요 요인이다.

브라질의 생산 증가도 설탕 가격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Unica는 3월 27일 발표에서 2025-26 시즌 센터-사우스 누적 설탕 생산량(10월~3월 중순)이 전년 대비 +0.7% 증가한 40.25 MMT라고 전했으며, 제당공장들이 설탕 용도를 위해 분쇄한 사탕수수 비중을 지난해의 48.08%에서 50.61%로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반면, 최근 일시적 상승 요인도 있었다. 지난주 월요일에는 뉴욕 설탕약 5.75개월 최고로, 런던 설탕약 6.25개월 최고로 급등했는데, 이는 원유 가격 급등이 촉발한 움직임이었다. 원유 가격은 지난달 약 3.75년 최고까지 치솟았고, 이로 인해 에탄올 가격이 상승하면서 제당공장들이 설탕 대신 에탄올 생산을 늘릴 유인이 커졌었다.

또한 공급 차질 요인으로는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폐쇄 사태가 있다. Covrig Analytics에 따르면 해당 해협의 폐쇄는 전 세계 설탕 무역의 약 6%를 억제해 정제 설탕 공급을 제한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는 설탕 공급에 단기적인 지지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는 지속적인 글로벌 공급 과잉 전망에 무게가 실려 있다. 지난달 설탕 가격은 근월물 기준 약 5.5년 최저로 급락한 바 있다. 설탕 거래업체와 리서치 기관들의 전망도 대체로 공급 과잉을 예상하고 있다. 설탕 트레이더 Czarnikow는 2026/27 작물연도에 3.4 MMT의 글로벌 잉여를 예상하며, 2025/26에는 8.3 MMT의 잉여가 발생했다고 전망했다. Green Pool Commodity Specialists는 2025/26년에 2.74 MMT의 잉여, 2026/27년에 156,000 MT의 잉여를 예상했고, StoneX는 2025/26년에 2.9 MMT의 잉여를 전망했다.

국제설탕기구(ISO)는 2월 27일 발표에서 2025-26년에 +1.22 MMT의 설탕 잉여를 예측하며, 이는 2024-25년에 기록된 -3.46 MMT의 적자에서 반전된 수치라고 밝혔다. ISO는 2025-26년 전 세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3.0% 증가한 181.3 MMT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 산업계의 전망 변화도 주목된다. Indian Sugar and Bio-energy Manufacturers Association(ISMA)는 3월 11일 인도의 2025/26년 설탕 생산량을 29.3 MMT(+12% y/y)로 추정했으나 이는 당초의 30.95 MMT 예상보다 낮아졌다. ISMA는 또한 인도의 에탄올용 설탕 사용량 추정치를 7월 전망치인 5 MMT에서 3.4 MMT로 크게 낮춰 잡아, 인도의 수출 여력이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인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설탕 생산국이다.

실제 정책 차원에서도 인도의 수출 여력 확대가 관찰된다. 인도 정부는 2월 13일 2025/26시즌에 대해 추가로 50만 MT(500,000 MT)의 설탕 수출을 승인했으며, 이는 11월에 승인한 1.5 MMT에 더해진 조치다. 참고로 인도는 2022/23 시즌에 생산 부진과 국내 공급 제약으로 인해 설탕 수출에 쿼터제를 도입한 바 있다.

미국 농무부(USDA) 산하 해외농업서비스(FAS)의 12월 16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는 2025/26 글로벌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4.6% 증가한 기록적 수준인 189.318 MMT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전 세계 설탕 소비는 +1.4% 증가한 177.921 MMT가 될 것으로 봤다. USDA는 같은 해 전 세계 기말재고(ending stocks)가 전년 대비 -2.9% 감소한 41.188 MMT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FAS는 국가별로 브라질 생산을 44.7 MMT(+2.3%), 인도를 35.25 MMT(+25%), 태국을 10.25 MMT(+2%)로 전망했다.


전망 및 시장 영향 분석

종합하면, 현재의 설탕 가격 하락은 인도·브라질 등 주요 생산국의 생산 증가수출 확대 가능성에 따른 공급 확대 기대가 가장 큰 요인이다. 단기적으로는 인도의 수출 승인 확대와 브라질의 제당 비중 상승, 국제기구들의 잉여 전망이 가격에 하방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예: 호르무즈 해협 봉쇄)나 원유가의 추가 급등은 에탄올 생산 전환을 통해 설탕 공급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해 가격을 지지할 수 있다.

시장 참여자 관점에서 보면, 현물과 근월물 선물의 가격 하락은 단기적 포지셔닝 위험과 재고 관리를 촉발할 수 있다. 가공업체와 제당공장들은 에탄올과 설탕 사이의 수익성(스프레드)을 면밀히 검토해 생산 비중을 조절할 것이며, 수출업자들은 인도 등 주요 공급처의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금융시장은 주요 공급국의 작황, 국제유가 흐름, 지정학적 리스크의 향방을 단기 촉매로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가능한 시나리오로는, (1)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및 원유가 안정화 시 추가적인 가격 하락이 진행돼 근월물 기준 약세 지속, (2) 반대로 원유가 급등 또는 해협 봉쇄 장기화 시 에탄올 수요 증가로 설탕 공급 축소가 발생해 가격 반등 가능성 등이 있다. 이들 시나리오는 생산량 데이터와 정책 결정(예: 인도의 수출 쿼터 변경) 발표에 따라 탄력적으로 전개될 것이다.


용어 설명

MMTMillion Metric Tons(백만 미터톤)의 약어로 작물 생산량 표기에 사용된다. 캐리오버(carryover)는 한 작물연도에서 다음 연도로 이월되는 재고를 의미하며, 시장의 수급 불균형 파악에 중요한 지표다. 근월물(nearest-futures)은 가장 만기가 임박한 선물계약을 의미한다. ICE white sugar #5NY world sugar #11은 각각 런던 ICE 거래소의 화이트 설탕 품목과 뉴욕의 월드 설탕 선물 규격을 지칭한다. 에탄올 전환이란 설탕 또는 사탕수수를 연료용 에탄올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설탕의 제당 공급을 줄이는 반면 연료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기타

발행일 기준, 본 기사 원문 작성자인 Rich Asplund은 기사에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본 보도는 공개된 자료와 기관 발표를 정리한 것이며, 제시된 분석은 시장 상황에 따른 합리적 전망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