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Anthropic)이 자체 인공지능(AI) 칩 설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밝혔다. 이 회사와 경쟁사들은 보다 고도화된 AI 시스템을 개발·구동하는 데 필요한 AI 칩의 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026년 4월 9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계획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회사는 최종적으로 AI 칩을 직접 설계하지 않고 단순히 구매만 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한다. 이 사안에 정통한 두 명의 인사와 앤트로픽 계획을 브리핑받은 한 명이 동일하게 전했다. 한 소식통은 회사가 아직 특정 설계에 전념하거나 전담 팀을 꾸린 상태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이번 기사에 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으며,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앤트로픽의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다.
앤트로픽은 자사 AI 모델 클로드(Claude)에 대한 수요가 2026년에 가속화되면서 연환산(run-rate) 매출이 현재 $300억(약 30 billion 달러)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2025년 말 약 $90억(약 9 billion 달러) 수준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앤트로픽은 자사 소프트웨어와 챗봇 클로드을 개발·구동하기 위해 구글의 텐서 처리 장치(TPU)와 아마존의 칩 등 다양한 칩을 사용하고 있다.
이번 주 초 앤트로픽은 구글(Alphabet) 및 브로드컴(Broadcom)과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브로드컴은 구글의 TPU 설계에 관여하는 업체다. 이 계약은 앤트로픽이 미국의 컴퓨팅 인프라 강화를 위해 투자하기로 약속한 $500억(약 50 billion 달러) 규모의 투자 약속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업계 맥락 및 유사 사례
앤트로픽의 검토는 자체 AI 칩을 설계하려는 대형 기술기업들의 유사한 움직임을 반영한다. 메타(Meta)와 오픈AI(OpenAI) 등도 자체 칩 설계를 모색 중이며, 이는 AI 성능 확보와 공급망 안정화, 비용 절감 등을 노린 전략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고급 AI 칩을 설계하는 데에는 약 5억 달러(roughly half a billion dollars) 가량의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 이는 숙련된 엔지니어 고용, 결함 없는 제조 공정 확보를 위한 비용 등 설계 및 양산 준비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비용이 반영된 수치다.
용어 설명
텐서 처리 장치(TPU)는 구글(Alphabet)이 설계한 AI 연산 전용 하드웨어다. TPU는 대규모 행렬 연산에 최적화돼 기계학습 모델의 학습과 추론(inference)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가속기이다. 연환산 매출(run-rate revenue)은 일정 기간의 매출 실적을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수치로, 단기 실적을 연간화해 성과를 평가할 때 사용된다. 또한 AI 칩 설계에는 칩 아키텍처 설계, 물리적 레이아웃, 제조 공정(파운드리)과의 협업, 칩 테스트 및 양산 전 수율(결함 없는 칩 비율) 확보 등 복잡한 과정이 포함된다.
경제적·시장 영향 분석
앤트로픽이 자체 칩 설계를 본격화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과 기술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설계·검증·테스트·양산화 과정에서의 실패 위험은 실질적인 비용 상승과 일정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효과가 기대된다.
첫째, 칩 설계의 내재화는 앤트로픽의 연산 비용 구조를 개선할 잠재력이 있다. 자체 설계를 통해 특정 AI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칩을 운용하면 연산 효율(성능 대비 전력 소비 등)을 높여 클라우드 사용료나 외부 칩 구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둘째, 공급망 리스크 완화 효과다. 글로벌 AI 칩 수급이 타이트한 상황에서 자체 설계 및 장기 계약을 결합하면 필요한 연산 리소스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셋째, 시장 경쟁 구도의 변화다. 대형 AI 기업들이 설계 역량을 갖출 경우 인텔, 엔비디아, AMD 등 전통적 칩 제조·설계 기업과 경쟁 구도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자본시장 측면에서는 앤트로픽의 매출 가시성 확대와 인프라 투자가 기술주 및 데이터센터 장비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와 칩 설계업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들은 앤트로픽과의 계약 및 협력 여부에 따라 단기적 수혜 혹은 경쟁 압박을 받을 것이다. 다만 실제 가격 변동이나 수요 변화는 앤트로픽의 최종 결정, 설계의 상용화 시점, 파트너십 범위 등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리스크와 불확실성
앤트로픽의 계획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회사가 설계를 포기하고 구매 전략만 유지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설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술적 결함, 제조 공정의 수율 문제, 파운드리와의 협상 실패 등은 프로젝트의 성공을 저해할 수 있다. 또한 반도체 산업은 거대한 설비 투자와 긴 공급망, 규제·무역 이슈에 취약하므로 국가별 정책 변화 역시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종합하면, 앤트로픽의 자체 AI 칩 설계 검토는 AI 연산 수요 급증과 칩 공급 제약을 배경으로 한 전략적 선택으로, 성공 시 비용 절감과 성능 최적화, 공급망 안정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나 초기 투자 부담과 기술·제조 리스크가 크다.
결론 및 향후 전망
앤트로픽이 실제로 자체 칩 설계에 착수할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단기적으로는 구글·브로드컴과의 장기 계약 및 외부 칩 구매 전략을 통해 연산 자원을 확보하면서 내부 설계 검토를 병행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앤트로픽의 공식 발표, 관련 인력 채용, 전담 조직 구성 여부, 그리고 파운드리 등 제조 파트너와의 구체적 협상 결과가 공개되는 시점이 향후 시장 파급력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