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지수(DXY)가 4주 저점으로 급락하고 금과 은이 급등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일제히 방향을 전환했다. 8일(현지시간) 달러지수는 이날 한때 1.13% 급락해 4주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 약세의 배경으로는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해당 합의로 지정학적 불안이 완화되면서 전통적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2026년 4월 8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주식시장의 급등 또한 달러 수요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더불어 미국채 수익률(티노트 수익률)의 급락은 금리차(interest rate differential)를 악화시켜 달러의 하방 압력을 강화했다.
스왑 시장은 4월 28~29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0.25%) 인상 가능성을 단 2%로 평가하고 있다
는 점이 보도에서 강조됐다.
유로화 반등이다. EUR/USD는 이날 +0.91% 상승해 5주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달러의 급락이 유로화 강세를 촉발한 가운데, 이날 원유 가격이 약 17% 급락한 것도 유로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유럽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원유 가격 하락은 경제적 부담을 줄여 유로화에 긍정적이다. 다만 유로존의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2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2%로 9개월 만의 최대 하락을 기록했고,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비 -3.0%로 16개월 만의 최대 하락을 보였다. 독일의 2월 공장주문은 전월비 +0.9%로 예상치인 +3.0%를 밑돌았다. 스왑 시장은 4월 30일 ECB 회의에서 25bp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 27%로 반영하고 있다.
엔화 흐름도 주목된다. USD/JPY는 이날 -0.08% 하락하며 엔화가 달러 대비 2.5주 만의 강세를 보였다. 달러와 미 국채 수익률의 동반 약세가 엔화에 우호적으로 작용한 가운데, 일본의 기업 실적 개선 신호가 일본은행(BOJ) 긴축 기대를 자극해 엔화 상승을 뒷받침했다. 반면 일본의 경기심리지표인 3월 이코워처스 전망지수는 38.7로 5.25년 최저치(전월 대비 -11.3 포인트)로 떨어져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본의 2월 실질 현금임금은 전년비 +1.9%로 4.75년 만의 최대 상승을 기록했으며, 현금임금은 +3.3%로 예상치(2.7%)를 상회했다. 시장은 4월 28일 BOJ 회의에서 25bp 인상 가능성을 약 57%로 반영했다.
금·은 등 귀금속의 급등이 두드러졌다. COMEX 6월 금 선물(GCM26)은 +125.0달러(+2.67%) 상승했고, 5월 은 선물(SIK26)은 +4.603달러(+6.39%) 급등해 각각 2.5주, 3주 만의 고점을 경신했다. 달러지수의 급락과 글로벌 채권수익률의 동반 하락은 귀금속 가격을 지지했고, 무엇보다 미국-이란 휴전 합의로 원유가 17% 이상 급락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될 가능성이 커진 점이 금속을 추가로 끌어올렸다. 이는 중앙은행들이 통화완화를 고려할 여지를 키워 귀금속에는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요인이다.
귀금속 수요는 여전히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미국의 관세·정치 혼선, 대규모 재정적자,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안전자산 수요가 높아진 상태다. 다만 최근 펀드의 금·은 보유 포지션은 일부 청산이 진행돼 단기적으로는 가격에 하방 압력을 준 상태다. 예를 들어 금 ETF의 롱 포지션은 3월 27일 이후 하락해 최근에는 약 3.75개월 저점을 기록했고, 은 ETF의 롱 포지션도 3월 27일 기준 6.5개월 저점을 기록했다.
중앙은행의 금 수요는 귀금속에 대한 하방 압력을 상쇄하는 요인이다. 중국 인민은행(PBOC)의 금 보유량은 3월에 +160,000 온스 증가해 총 74.38백만 트로이온스를 기록했으며, 이는 PBOC가 17개월 연속으로 금 보유량을 늘린 것이다. 이러한 공식 외환보유고 차원에서의 금매수는 국제 금 시세에 구조적 수요로 작용한다.
용어 설명 및 시장 참여자 참고사항
DXY(달러지수): 주요 선진국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의 가치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유로, 엔, 파운드 등 통화 바스켓 대비 달러 강도를 나타낸다.
티노트(T-note): 미국 재무부 10년 만기 국채를 의미하며, 글로벌 금리 기준으로 활용된다. 수익률(금리)이 하락하면 보통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금 등 실물자산에 유리하다.
스왑 시장: 금리 선물과 비슷하게 시장참가자들이 미래의 금리 경로를 반영해 거래하는 시장으로,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결정에 대한 확률을 가늠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예컨대 스왑이 4월 FOMC의 25bp 인상 확률을 2%로 반영했다면, 시장은 사실상 인상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는 것이다.
PPI(생산자물가지수): 생산자가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로, 소비자물가로 이어질 수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늠하는 지표다.
시장에 미칠 향후 영향과 전망
첫째, 통화(환율) 측면에서 달러 약세는 수출국 통화와 원자재 통화에 상대적 강세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유로화와 엔화는 달러 약세의 수혜가 예상되나, 유로존의 경제지표 둔화는 유로의 추가 상승을 제약할 수 있다. 둘째, 금리·채권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안전자산 선호 완화와 함께 장기 국채 수익률이 재차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채권가격의 상승(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져 금융시장 내 유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 셋째, 상품시장에서는 원유 가격의 급락이 에너지 수입 의존국의 실질구매력을 개선시키지만, 관련 기업들의 수익성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넷째, 귀금속은 당분간 안전자산 수요와 실질금리 하락의 영향으로 지지될 전망이다. 중앙은행의 꾸준한 금 매수는 구조적 수요로 작용해 가격의 하단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적 관점에서 볼 때, 이번 달러 급락과 귀금속 급등은 단기적 이벤트(미국-이란 휴전, 원유 급락, 주식시장 랠리)와 구조적 요소(중앙은행의 금 보유 확대, 거시적 재정·정책 불확실성)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1) 미국과 다른 주요국의 경제지표 흐름, 2)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스탠스 변화, 3) 지정학적 리스크의 재발 여부 및 원유시장 반등 가능성 등이다. 이들 요인이 향후 환율, 금리, 원자재 가격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기타 공시 및 면책
기사 원문 기준으로 Rich Asplund는 본 기사에서 언급한 어떤 증권에도 직접적·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 본 기사에 사용된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참조용으로 제공되는 것이며, 기사에 명시된 견해는 반드시 발행사 또는 플랫폼의 공식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