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최대 라이드헤일링·배달업체 그랩(Grab)이 인공지능(AI) 기반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성장을 견인하고, 유가 상승 등 비용 압박을 완화해 소비자 부담을 줄이겠다고 최고경영자(CEO) 앤서니 탄(Anthony Tan)이 밝혔다.
2026년 4월 8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그랩은 올해 초 대만에서 딜리버리 히어로(Delivery Hero)의 푸드판다(Foodpanda) 배달 사업을 인수하며 동남아를 벗어난 첫 확장을 단행했다. 탄 CEO는 자사 행사를 마친 뒤 가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를 대담하다고 부를지 모르지만, 우리는 AI 주도 제품 전략에 대한 큰 신념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결실을 맺고 있다. 결과에서 이미 보았고 계속 성장하는 것을 보고 있다”
고 말했다.
그랩은 다만 2026회계연도(fiscal 2026) 매출 전망을 월가(월스트리트) 기대치보다 낮게 제시해 라이드헤일링과 배달 중심의 핵심 사업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회사는 이란 전쟁 사태 이후의 유가 상승과 더불어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소비자들이 지출을 신중히 하는 환경을 지목했다. 탄 CEO는
“연료비 문제는 누구에게나 현실이다. 우리 같은 기업은 이를 고객의 지갑에 더 신경 쓰는 방식으로 어떻게 전환할지 고민해야 한다”
고 덧붙였다.
그랩은 올해 2월 창업 14년 만에 첫 연간 순이익을 발표했지만, 나스닥 상장사로서 제시한 2026회계연도 매출 및 조정 EBITDA(adjusted EBITDA) 전망은 월가의 추정치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종목의 주가는 연초 이후 거의 30%가량 급락했다.
규모의 경제(scale)는 그랩이 강조하는 차별점이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추정 시가총액 약 $14.5 billion을 바탕으로 탄 CEO는 “우리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가 있고, 그 데이터가 성장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 저렴하게 만들면 더 많은 사람이 주문한다. 이것이 성장을 촉진하는 최선의 방법이며, 누구도 이전에 보여주지 못한 AI 주도의 성장을 찾아 구축할 수 있다”
고 말했다.
수요일(기사 발표일)에 공개한 13개 신제품 중에는 AI를 사용해 그룹 여행자들 간 운임 분담을 보다 정밀하게 계산해 고객 요금을 최대 40% 절감할 수 있다는 ‘그룹 라이드(group ride)’ 기능이 포함됐다. 다만 그랩은 13개 AI 제품에 대한 투자 금액의 달러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해당 제품은 곧 동남아에서 가장 큰 경제 규모를 가진 인도네시아에서 보다 넓게 롤아웃될 예정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탄 CEO는 “우리는 인도네시아에 매우 만족하며 계속해서 투자를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 설명 및 배경
LSEG(London Stock Exchange Group)은 런던증권거래소그룹을 의미하며, 시가총액 등 시장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관·자료 출처로 활용된다. 조정 EBITDA는 이자·세금·감가상각 및 무형자산 상각 전 이익(EBITDA)에 비경상 항목을 조정한 수익성 지표로, 현금흐름 기반의 영업성과를 비교하기 위해 자주 사용된다. 딜리버리 히어로(Delivery Hero)는 글로벌 배달 플랫폼 운영사이며, 푸드판다(Foodpanda)는 해당 회사가 운영하는 배달 앱 브랜드 중 하나다. 이런 인수는 그랩이 기존 동남아 시장을 넘어 대만 등 새로운 지역으로 확장하였음을 의미한다.
그룹 라이드 기능 작동 원리(요약) : AI 알고리즘이 탑승자들의 목적지와 이동 경로, 교통 상황, 거리 비례 요금 구조 등을 종합해 각 탑승자에게 부과할 운임 비중을 자동으로 산정한다. 이 과정에서 경로 최적화와 요금 분배를 정교화해 개별 요금을 낮추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시장·정책·경제적 영향 분석
그랩의 AI 주도 전략과 규모를 활용한 가격경쟁력 제고는 단기적으로 소비자 부담 완화와 주문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가격 인하가 수요를 촉진하면 배달·라이드 호출 건수가 늘어나 플랫폼의 매출 총량(GMV: 거래총액)은 확대될 수 있다. 이는 플랫폼이 거래량 기반 수익 모델을 최적화해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다만 유가 상승기에는 연료비 부담이 드라이버(배달·운전 인력) 수입과 플랫폼의 보조금·인센티브 전략에 영향을 준다. 그랩이 소비자 요금을 내리는 대신 드라이버에게 지급하는 보조금을 줄이면 현장의 노동공급 유인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고, 이는 서비스 수준(대기시간 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플랫폼이 보조금을 유지하면 마진(특히 조정 EBITDA) 압박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거시적으로는 플랫폼 기업의 가격경쟁이 운송비·배달비를 완화하면 단기적 소비자 물가 상승률(소비자물가지수) 상방 압력을 일부 흡수할 수 있다. 그러나 플랫폼이 보조금으로 비용을 흡수하는 구조가 장기화되면 투자자 신뢰가 악화되어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이번 그랩의 사례처럼 매출 전망이 월가 기대에 못 미치면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출회하는 등 주가 하방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AI를 통한 운영 효율화는 인건비·운영비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플랫폼 기업 간 경쟁에서 차별화된 데이터 활용 역량은 장기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데이터 규모와 AI 역량이 결합되면 개인화된 가격정책, 경로 최적화, 수요 예측 정확성 향상이 가능해져 시장 점유율 방어와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전망 및 시사점
그랩의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비용 압박(특히 연료비) 속 소비자 부담을 낮추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투자자 관점에서는 매출·이익 전망치의 보수적 조정과 주가 하락이 단기적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데이터·AI 역량과 인접 시장 확장이 결합될 때 수익성 회복과 성장 재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요약하면, 그랩은 규모의 경제와 AI 기반 제품을 통해 비용 상승을 흡수하고 수요를 촉진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 성공 여부는 연료비 추이, 소비자 수요 회복 속도, 드라이버 인센티브 조정의 균형, 그리고 AI 투자에 대한 성과에 달려 있다. 향후 수분기 동안 그랩의 실적 발표와 제품 롤아웃 성과, 그리고 주가 흐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