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7년 만에 이란산 석유·가스 수입 재개…미국 편향의 한계 드러내나

인도가 7년 만에 이란으로부터 석유와 LPG 수입을 재개했다. 이번 조치는 중동에서 발생한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군사적 갈등으로 인한 공급 차질과 에너지 가격 급등에 대응한 것이다. 인도는 지난해 이후의 에너지 공급 불안정 속에서 즉각적인 연료 확보 필요성에 직면했다.

2026년 4월 6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인도는 2019년 이후 중단했던 이란발(發) 석유와 액화석유가스(LPG) 구매를 재개했다. 에너지 정보업체 Rystad Energy는 이번 수입이 2019년 이후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인도 석유천연가스부는 성명을 통해 40개국 이상에서 원유를 확보했으며 그 중 이란산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란산 LPG 44,000메트릭톤을 실은 선박이 인도 남부 항구에 접안했다고 밝혔다.

배경 및 상황 — 인도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원유 수입국이자 가정용 연료로 널리 쓰이는 LPG 소비량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국가다. 인도의 원유 공급과 LPG의 상당 부분은 전략적 해협인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한다. 전체 원유의 약 50%가 이 해협을 통과하며, 가정과 상업용으로 쓰이는 대부분의 LPG도 이 경로를 통해 운송된다.

거래 허용 방식과 제약 — 인도는 이번 수입이 미국의 제재 면제 조치(waiver)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 전문가들이 있다. Amitendu Palit 남아시아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인도 측의 이 같은 조치는 미국이 부여한 구매 허용(30일 등 단기적 예외 포함)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향후 수입 지속 여부는 이란에 대한 제재 재도입 여부지역 지정학적 상황의 전개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테헤란과의 신뢰 구축 메커니즘이며, 보험(insurance policy) 같은 조치다”Arpit Chaturvedi, Teneo 남아시아 자문.

항로 안전과 외교적 타협 —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를 기다리는 인도 국적 선박은 17척이며, 최근 몇 주 사이에 7척이 테헤란과의 외교적 협의 후 안전하게 통과했다. 이는 인도가 미국과의 정책적 긴밀성 속에서도 명확한 한계를 설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Verisk Maplecroft 아시아 연구 책임자 Reema Bhattacharya는 인도가 미국 중심의 제안된 해군 연합에 합류하기보다 이란과의 양자 협상을 택한 것은 의도적 거리두기라고 평가했다.

정책적 맥락 — 인도는 작년(2025년) 트럼프 행정부가 인도 수출에 대해 추가로 25% 관세를 부과하고, 인도가 러시아산 저가 원유를 수입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 지원 의혹을 받았다는 점에서 미·인도 관계에 긴장 요소가 있었다. 이로 인해 인도는 미국과의 무역 거래를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를 줄이고 중동산 구매를 늘린 바 있다. 그러나 중동 전쟁 발발로 공급이 불안정해지자 인도는 다시 러시아산 원유 비중을 늘렸고, Kpler 자료에 따르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은 2026년 3월 24일 기준 약 190만 배럴/일로, 2월의 약 100만 배럴/일에서 증가했다.

가격 영향 — Rystad Energy의 Pankaj Srivastava 수석 부사장은 인도 원유 바스켓 평균 가격이 2026년 2월 배럴당 $69에서 3월 $113으로 급등했다고 밝혔다. 이는 조달 비용의 급등에 따른 결과로, 항로 불안정·공급 급감·대체 공급원의 확보 비용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용어 설명 —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해 몇 가지 용어를 추가 설명한다. LPG(액화석유가스)는 주로 가정용·상업용 연료로 사용되는 가스 연료이며 프로판과 부탄이 주성분이다. 호르무즈 해협는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전략적 해상 통로로서 전 세계 원유 수송에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제재 면제(waiver)는 특정 국가나 기업이 기존의 제재 규정에 대해 일시적으로 예외를 허용받는 조치로, 원유 거래와 같은 실무적 거래를 가능하게 한다.


인도의 전략적 판단 — 전문가들은 인도의 이번 결정이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한 현실적·실용적 선택이라고 평가한다. 인도는 에너지 수급 차질을 막기 위해 공급원을 다변화하려는 동시에, 지정학적 갈등에서 직접적으로 편들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장기적으로 인도가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은 유지하되, 지역 파트너십을 확대·다변화하려는 의도를 반영한다.

향후 전망 및 경제적 파급효과 — 단기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지속 여부와 제재의 일시성 혹은 재도입 여부가 인도의 에너지 수입 경로와 비용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만약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장기화되면 인도는 러시아 등 대체 공급원에 더 많은 의존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국제 유가의 변동성 확대와 인도 내 연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다. 반면 긴장 완화 및 제재 완화가 실현될 경우 단기적 가격 급등은 완화될 수 있다.

시장과 정책 제언 — 정책적으로는 인도가 에너지 비축(비상 비축유) 확대,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 해상 안전을 위한 다자·양자 협의 강화 등으로 리스크 관리 역량을 키워야 한다. 시장 관점에서는 기업과 항공·운송업계가 운임 상승 및 연료비 변동에 대비한 헤지(hedge) 전략을 재검토하고, 정부의 연료 보조·가격 안정화 정책 수단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

결론 — 인도의 이란 에너지 수입 재개는 단순한 무역 거래를 넘어 에너지 안보와 외교적 균형 전략의 결과물이다. 인도는 공급 차질과 급등한 조달 비용이라는 현실적 압박 속에서 다자간 안보 구도에 전면 가담하기보다 실용적이고 자국 중심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제재 및 지역 안보 상황의 전개가 인도뿐 아니라 국제 에너지 시장 전반의 가격과 흐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