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가격 급등…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사실상 봉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5월물, 코드 CLK26)은 4월 2일(현지시각) 장 마감 기준 종가 기준 +11.42달러(+11.41%) 상승했고, 5월 RBOB 휘발유 선물(RBK26)종가 기준 +0.1966달러(+6.36%) 상승했다. 이날 원유와 휘발유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며 원유는 3.5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러한 급등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2~3주 내에 이란에 대해 보다 공격적인 조치를 약속함에 따라 촉발됐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통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켰다. 이후 이란이 오만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을 모니터링하는 협약을 마련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며 잠시 고점에서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으나, 전반적 추세는 상승이었다.

2026년 4월 3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수급 우려를 즉시 부각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2~3주 동안 이란에 대해 보다 공격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는 보도 내용과 함께, 해협의 재개통 계획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유가 상승 압력이 커졌다. 다만 이란 국영 통신(IRNA)은 이란 외무부 부장관 카젬 가리바바디(Kazem Gharibabadi)를 인용해 이란이 오만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감시하기 위한 프로토콜을 작성 중이라고 보도해, 장중 일시적 안도감이 형성되기도 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5분의 1을 처리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현재 이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태라는 보도로 인해 글로벌 원유 공급이 제한되고 있으며,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은 지역 저장고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생산량을 약 6% 가량 감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랍에미리트(UAE)는 미국과 동맹국을 도와 호르무즈 해협을 무력으로 개방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채택을 위해 로비를 벌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쟁이 수주 내 종료되더라도 손상된 에너지 인프라의 복구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호르무즈를 통한 정상적 흐름이 즉시 회복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용어 설명
WTI(West Texas Intermediate)는 미국을 대표하는 원유의 기준유종이며 선물 거래의 기준으로 널리 사용된다. RBOB(리포머블 블렌더 오핀 휘발유)는 미국 내 휘발유 선물의 표준 규격명을 의미한다. bpd(barrels per day)는 하루 배럴 단위의 생산·운송량을 나타내는 단위다. 플로팅 스토리지(floating storage)는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로, 항구나 저장시설 부족·정치적 제재 등으로 인해 출하지 못하고 해상에 머무는 물량을 가리킨다.


중동 전역 확전 우려와 연쇄적 영향
이란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원유 시장에 대한 추가적인 상승 요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군에 킹 파합(King Fahd) 공군기지를 제공하기로 합의했으며, UAE는 이란 국적자의 입국·통과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인접국 여러 곳의 표적을 공격한 바 있고, 이에 대한 주변국들의 불만과 군사적 대응 가능성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킨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주 월요일 발표에서 9개국에 걸쳐 40곳 이상의 에너지 시설이 "심각하거나 매우 심각하게" 손상됐다고 지적했으며, 이는 전쟁이 종료된 이후에도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단기간 내 인프라 복구가 어려울 경우 전 세계 석유 공급 부족과 가격 상방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

OPEC+와 기타 공급 요인
3월 1일 OPEC+는 4월에 일일 206,000 배럴(bpd)의 공급을 늘리기로 결정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137,000 bpd)를 상회하는 수치였다. 다만 중동 산유국들이 전쟁 여파로 생산을 감축하고 있어 해당 증산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OPEC+는 2024년 초 단행한 220만 bpd의 감산을 복원하려 시도 중이나 아직 약 100만 bpd의 복원이 남아 있다. OPEC의 2월 원유 생산량은 +640,000 bpd 증가해 29.52백만 bpd로 3.2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상 저장고 증가와 수출 제약
Vortexa 자료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 및 이란 원유 약 2억9천만 배럴(290 million bbl)이 유조선에 플로팅 스토리지로 보관 중이며, 이는 1년 전보다 4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는 러시아·이란 원유에 대한 봉쇄와 제재가 원유의 해상 정체를 초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3월 27일로 끝난 주간에 최소 7일 이상 정체된 유조선의 원유는 주간 기준 +47% 증가해 136.13 million bbl을 기록했다.

수요·생산 전망과 통계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치를 이전의 13.59 million bpd에서 13.60 million bpd로 소폭 상향 조정했으며, 미국의 2026년 에너지 소비 전망치는 이전 95.37 쿼드릴리언(BTU)에서 96.00 쿼드릴리언(BTU)으로 상향했다(2월 10일 발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전 세계 원유 잉여분 전망치를 지난달의 3.815 million bpd에서 3.7 million bpd로 하향 조정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지속과 추가적 공급 제약
최근 제네바에서 미국이 중재한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회의는 조기 종료됐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쟁을 질질 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장기적 합의에 희망이 없다고 밝혔고, 전쟁의 장기화 전망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와 물리적 제약을 장기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원유 가격에는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지난 8개월간 최소 28개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해 러시아의 정제·수출 능력을 제한했으며, 11월 말 이후 발트해에서 최소 여섯 척의 유조선이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여기에 미국·EU의 새로운 러시아 석유 관련 제재는 러시아 원유 수출을 추가로 억제하고 있다.

미국 재고와 생산 지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수요일 보고서에 따르면 3월 27일 기준으로 (1) 미국 원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보다 +1.4% 높았고, (2) 휘발유 재고는 +4.2% 높았으며, (3) 증류유(디젤 등)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보다 -2.2% 낮았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은 13.657 million bpd로 전주와 동일해 11월 7일에 기록된 13.862 million bpd의 기록치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다.

시추 활동
베이커 휴즈(Baker Hughes)는 4월 3일 종료 주간 기준으로 미국 내 가동 중인 유정 수가 +2대 증가한 411대라고 보고했다. 이는 12월 19일에 기록된 406대의 4.25년 최저치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지난 2년 반 동안 미국 내 유정 수는 2022년 12월 기록된 627대에서 크게 감소했다.


시장 전망 및 정책·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현재의 공급 충격과 지정학적 리스크는 단기적으로 국제 유가에 강한 상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적인 통항이 하루이틀 내에 회복되지 않고 지역 인프라 손상이 광범위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선물 시장의 전방 압력(near-term backwardation)과 함께 정제 마진 상승, 휘발유·디젤 가격의 추가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연쇄적으로 수입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물가상승을 자극해 단기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첫째, OPEC+의 증산 약속이 실제로 이행되는지 여부와 산유국의 물리적 생산 능력이다. 현재의 분쟁 상황에서는 산유국들이 증산 계획을 이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급 회복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플로팅 스토리지와 정제·운송 인프라의 손상 정도가 회복 기간을 결정한다. IEA의 경고처럼 인프라 복구가 길어지면 글로벌 공급 회복은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셋째,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의 지속과 추가 제재는 러시아산 원유의 글로벌 시장 유통을 계속 제한할 것이며, 이는 추가적인 공급 제약 요인이다.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유가 변동성 확대가 금융자산 가격에 파급될 수 있다. 고유가 환경은 에너지 섹터의 수익성을 개선시키는 반면 소비자 물가를 자극해 실물경제 성장 둔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앙은행 정책 측면에서는 에너지 관련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통화정책 정상화 계획에 재고를 요구할 수 있다. 실무적으로 시장 참여자들은 항로·보험료 변화, 인근 국가의 군사적 움직임, 일일 생산·재고 지표, 플로팅 스토리지 추이 등을 지속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결론
요약하면,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와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은 단기적으로 글로벌 원유 공급을 제한하며 가격 급등을 초래하고 있다. 공급 측면의 단기·중기 리스크와 더불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추가 제재까지 겹치면서 유가에 대한 상방 압력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유가의 향방은 전장 상황의 변화, 산유국의 생산 조정, 국제사회의 외교·군사적 대응, 그리고 재고·시추·플로팅 스토리지 데이터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기사에 인용된 수치 및 자료 출처: Barchart 기사(저자 Rich Asplund), IRNA 보도, Vortexa 자료, 국제에너지기구(IEA), 미 에너지정보청(EIA), 베이커 휴즈(Baker Hughes), OPEC 집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