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은행, 나토 불확실성 속 유럽 방위비 시나리오 4가지 제시

시티그룹의 찰스 아미티지(Citi: Charles Armitage)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의 나토(NATO) 탈퇴를 강력히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을 계기로 유럽 방위비 지출의 향후 경로에 대해 네 가지 가능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2026년 4월 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시티는 이전에 미국이 동맹에 잔류할 것으로 전제했으나(이는 유럽 국가들의 방위비 증액 흐름에 일부 기반을 둔 가정이었다) 현재로서는 그 전제가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워싱턴을 달래어 나토의 체제가 유지되고 유럽 방위비 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우다. 시티는 과거 이 시나리오를 기본 가정으로 삼았으나 아미티지는 이 전망이 “이제는 덜 가능해 보인다(looking less likely now)“고 밝혔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아미티지가 현재 점점 더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경우로, 미국의 나토 탈퇴가 현실화되어 유럽이 자체적으로 신뢰할 만한 억지력(deterrent)을 유지하기 위해 방위비를 대폭 가속화하는 상황이다. 이 시나리오에서 아미티지는 독일과 스웨덴이 2029/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3.5% 수준으로 방위비를 증액하는 움직임을 이미 보이고 있어, 다른 주요 유럽 국가들도 지출 확대에 나서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Given Germany and Sweden are already ramping up to 3.5% of GDP by 2029/30, it is likely the other major European countries that will need to step up spending.”

아미티지는 이 두 번째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유럽 방위산업 관련 주식에 대해 초기에는 긍정적인 주가 반응이 촉발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방산업체의 수요 증가 기대가 즉각적으로 기업 실적 전망과 밸류에이션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미국의 탈퇴가 유럽의 통합적 대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정치적 결속력의 붕괴와 국내적 압력으로 분열이 발생하는 경우다. 이 경우 통합 방위정책의 부재로 방위비 증가는 제한되거나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네 번째 시나리오는 나토의 붕괴 이후 러시아가 대대적인 정보전(information campaign)을 전개하는 상황을 가정한다. 이 시나리오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군사적 갈등을 자국 내 문제로 재규정(reframe)하고 더 이상의 유럽 영토 야욕은 없다는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다. 아미티지는 재정적으로 여유가 없고 정치적으로 피로해진 유럽 사회가 러시아의 이러한 메시지와 함께 값싼 원유·천연가스 제공 같은 경제적 달콤한 제안을 통해 그 내러티브를 수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We flag the remaining two scenarios would result in defense spending going down. HOWEVER: (1) we do not expect these to manifest over the short term and (2) we consider them (at the moment) as tail risk, but increasing with the decline of option (1).”


용어 설명

본 기사에서 다루는 핵심 용어는 다음과 같다. 나토(NATO)는 북대서양조약기구(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의 약자로, 주로 북미와 유럽 국가들이 집단안보를 위해 맺은 군사동맹이다. 억지력(deterrent)은 적대적 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군사적·비군사적 수단을 통한 위협 능력을 의미한다. 또한 본문에서 언급되는 GDP 대비 방위비 비율(예: 3.5%)은 소득 대비 국방비 규모를 나타내는 표준적 지표이다.


시장·정책적 함의 분석

첫째, 유럽의 방위비 가속화 시나리오(두 번째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방산업체의 매출과 수주가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유럽 내 대형 방산업체 및 관련 부품·서비스 공급사들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며,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기존 계약의 확대, 신규 무기체계 도입, 공동 연구개발(R&D) 증가 등이 기업 이익의 확대 경로가 될 것이다.

둘째, 이러한 방위비 증가는 각국의 재정수지와 채무구조에 미치는 영향도 동반할 수 있다. 방위비 증액은 단기적으로는 국채 발행 확대 혹은 조세 인상을 통한 재원 조달 압력을 높일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금리와 채권 스프레드에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다. 따라서 시장은 방위비 증액에 수반하는 재정정책 변화와 그로 인한 거시금융 리스크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셋째, 정치적 분열 또는 러시아의 정보전이 강화되는 시나리오(세 번째·네 번째)는 방위비 축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방산주와 연관 산업에 부정적이다. 특히 네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에너지 공급을 통한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 가능성이 있어 에너지 가격, 공급망 및 유럽 내 정치적 합의 형성에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넷째, 투자자 관점에서는 각 시나리오 전개의 확률 변화에 따라 방산 섹터 내 포지셔닝이 달라져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긍정적 반응 가능성이 높은 환경에서 수혜 기업에 대한 노출을 늘리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정치 리스크와 재정 부담을 함께 고려한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다.


결론

시티의 분석은 나토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유럽 방위정책과 산업에 미칠 다양한 경로를 체계적으로 제시한다. 현재 시점에서는 미국의 나토 잔류 가정이 약화되면서 유럽의 자체적 방위비 증대 시나리오가 부각되고 있으나, 분열·정보전과 같은 리스크 또한 존재한다. 따라서 정책입안자와 투자자는 정책적 결속력, 재정여건, 에너지 의존도 등 핵심 변수를 면밀히 감시하며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