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주요 주택 개발업체인 버클리 그룹 홀딩스(Berkeley Group Holdings)가 토지 매입을 중단하고 중기 전략을 2030년 4월까지 재편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정학적 불안, 악화된 경제 전망, 규제 지연 등을 이유로 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회사는 향후 4년(2030년 4월까지)에 걸쳐 세전 이익(pre-tax profit) 목표를 14억 파운드(£1.4bn) 초과로 설정했으며 이 목표는 기간 후반부에 가중되어 실현될 것으로 제시했다.
2026년 4월 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버클리는 앞서 제시했던 FY26(회계연도 2026) 세전 이익 약 £4.5억과 FY27(회계연도 2027) 유사 수준의 가이던스를 변경했다. 회사는 “현재 상황이 지속되는 동안 새로운 토지 인수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주택 개발에 부과되는 증세가 다른 토지 이용 형태에 적용되지 않아 토지가격이 여전히 높게 형성된 점을 토지 매입 중단의 배경으로 꼽았다. 버클리는 런던과 남동부 지역에 걸쳐 10,000채가 넘는 기존 개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당분간 회사의 유일한 초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는 규제 측면에서 Building Safety Regulator의 신규 ‘게이트웨이(gateway) 프로세스’가 도입되면서 계획 승인과 착공 사이의 기간이 약 12개월 연장되었다고 설명했다. 이 규제 절차는 건축물 안전을 위한 추가 허가와 검토 과정을 포함하며, 그 결과 런던의 신규 주택 착공률은 현재 주무부처(Ministry of Housing, Communities and Local Government)의 목표치의 10% 미만에 머물고 있다고 회사는 지적했다.
버클리는 2026년 초 두 달 동안 소폭의 회복 신호를 포착했으나, 최근의 지정학적 사건들과 그에 따른 거시경제적 영향—여기에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진 점이 포함된다—으로 인해 단기 시장 회복에 대한 신뢰가 저하될 위험이 현실화되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회사의 전략 수정 배경으로 제시되었다.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회사는 토지 채권자(land creditors) 규모를 약 £9억(£900m)에서 약 £4.7억(£470m)으로 축소했고, 영업비용도 실질 기준 약 25%를 감축했다고 밝혔다. 목표는 역사적 범위인 영업마진 17%~21%을 회복하고, 투하자본이익률(ROCE: return on capital employed)을 FY30(2030년 회계연도)까지 15% 초과로 끌어올리는 것으로 설정되었다. 중간 연도에는 11%~15% 수준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순현금(net cash)은 유지하겠다고 명시했다.
주주환원 계획과 관련해 버클리는 총 £20억(£2bn) 규모의 프로그램 중 이미 £3.36억(£336m)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2025년 9월까지 £2.6억(£260m)을 집행했고 이후 £7,600만(£76m)을 추가로 집행했다. 회사는 주당 순자산가치(NAV) 이하의 주가 수준에서는 자사주 매입을 선호하며, 이 프로그램을 2030년 9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We believe that it is in the best interests of shareholders to adapt our approach in this way, rather than pursue short-term profit targets,”
버클리는 또한 자사 개발 포트폴리오 내 첫 6개 ‘버클리 리빙(Berkeley Living)’ 빌드-투-렌트(build-to-rent) 건물이 원가 기준 약 £4억(£400m)에 해당하며 공정 진척도가 높다고 밝혔다. 회사는 4,000채(build-to-rent) 목표를 유지하면서 이후 트랜치(단계)에 대한 페이싱(시기 조정)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빌드-투-렌트는 건설사가 직접 임대용 주택을 지어 보유·운영하는 모델로, 매각을 전제로 한 분양(판매)과 달리 장기 임대수익을 목표로 한다.
용어 설명
세전 이익(pre-tax profit)은 기업이 세금을 차감하기 전의 이익을 의미한다. 토지 채권자(land creditors)는 토지 매입과 관련한 미지급금 또는 매입 약정에 따른 채무를 광범위하게 포함한 항목을 지칭한다. 순자산가치(NAV) per share는 회사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을 발행주식수로 나눈 값으로, 주가의 상대적 저평가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투하자본이익률(ROCE)은 기업이 투입한 자본 대비 어느 정도의 이익을 창출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정책·규제 설명
Building Safety Regulator의 게이트웨이 프로세스는 건축 단계별로 안전성 검토와 승인을 요구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이는 2017년 런던 그렌펠 타워 화재 등 이후 건축물 안전 규제를 강화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도입된 것으로, 설계·계획 단계부터 시공 전·중·후 과정에 이르기까지 추가 검토가 포함되어 착공 시점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장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 분석
버클리의 토지 매입 중단과 전략 재조정은 단기적으로 런던·남동부 지역의 신규 주택 공급 속도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특히 대형 개발사의 매입 중단은 토지 수요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나, 회사가 지적한 바와 같이 주택 개발 관련 세부담이 다른 용도에 비해 높은 상태에서는 토지 가격이 즉시 하락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규제에 따른 착공 지연은 공사 물량 감소로 이어져 건설업계의 고용·수주 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는 건축 자재 수요 약화와 하청업체의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위험이 있다.
금융시장 측면에서 버클리의 자사주 매입 선호와 순현금 유지 방침은 투자자에게는 어느 정도 방어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회사가 제시한 세전이익 목표가 기간 후반에 집중되어 있어 단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관점에서는 불확실성이 남는다. 또한 금리 경로가 예상보다 높게 유지될 경우(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 축소) 주택 수요 회복세가 약화될 수 있어 주택 가격과 거래량의 완전한 회복 시점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정책적 시사점
정부 차원에서는 주택 공급 목표와 실제 착공률 간 괴리를 해소하기 위한 규제·행정 절차의 간소화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게이트웨이 프로세스와 같은 안전 규제는 공공 안전을 제고하는 한편, 착공 지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최소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균형점이 중요하다. 개발사와 정부 간 협의를 통해 승인 절차의 투명성·예측 가능성을 높이면 민간 개발 투자의 회복 속도를 지원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버클리는 불확실한 거시 여건과 규제 지연을 이유로 토지 매입을 보류하고 파이프라인 내 주택 공급과 자사주 환원, 비용 절감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했다. 이 결정은 단기 실적보다 장기적 가치 보존을 우선시하는 조치로 평가되며, 향후 주택시장 회복의 속도와 규제 환경 변화가 회사의 목표 달성에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