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사상 최대 월간 랠리 이어 상승…트럼프 ‘이란전 이탈’ 신호 속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

국제 유가가 아시아장에서 상승폭을 확대했다. 페르시아만에서의 공격 격화와 미 스트레이트 오브 호르무즈(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가 지속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서의 조기 철군 신호를 보낸 것이 시장 불안을 증폭시켰다.

2026년 4월 1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브렌트(Brent) 6월 인도분 선물은 현지 시각 오전 9시 50분(동부시간 기준) 현재 배럴당 $105.56로 전일 대비 1.5% 상승했다. 브렌트 월물은 3월 한 달 동안 60% 이상 급등했으며, 이는 1988년 통계 집계 이래 최강의 월간 랠리다. 특히 5월물은 화요일 종가 기준 배럴당 $118.35로 약 5% 추가 상승했다.

같은 시각 미국 산 원유(WTI) 5월 인도분은 배럴당 $102.92로 전일 대비 1.5% 올랐다. WTI는 3월 한 달 동안 약 51% 급등하여 2020년 5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을 기록했다.

중동 지역에서는 군사적 충돌이 에너지 공급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쿠웨이트 현지 언론은 이란 무인기(드론)가 쿠웨이트 국제공항의 연료 탱크를 표적으로 삼아 대형 화재가 발생하고 탱크가 손상됐다고 보도했다. 또 한편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이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 심각한 에너지 공급 교란을 촉발했다고 평가된다.

호르무즈 해협의 역할은 특히 중요하다. 이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전략적 해로로서, 전쟁 발발 이전에는 전 세계 원유 흐름의 약 20%를 통과시켰다. 현재 이란은 사실상 호르무즈를 통한 선적을 중단했다고 전해지며, 이는 국제 유가에 즉각적인 상승 압력을 가하는 요인이다.


정치적 발언과 군사·외교적 움직임

트럼프 대통령은 화요일 밤 워싱턴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떠난다. 우리는 곧 떠날 것이다(We leave because there’s no reason for us to do this. We’ll be leaving very soon).”

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전쟁 종결을 위해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는 견해를 일축하며

“이란은 거래를 할 필요가 없다… 새로운 정권이다. 그들은 훨씬 더 접근하기 쉽다(Iran doesn’t have to make a deal … it’s a new regime. They are much more accessible).”

고 주장했고, 이란의 핵무기 획득 시도를 차단했다고도 덧붙였다.

백악관 대변인 카롤라인 리빗(Karoline Leavitt)은 같은 날 X(구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수요일 동부시간 오후 9시에 이란에 대한 “중요한 업데이트”를 발표하는 국가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한편,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수요일부터 해당 지역에 주둔한 미국 기업들을 공격하기 시작하겠다고 밝혔으며, 구글(Google),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애플(Apple), 인텔(Intel), IBM, 테슬라(Tesla), 보잉(Boeing)18개 기업을 명단에 올렸다. 이러한 표적화는 에너지뿐 아니라 글로벌 테크·제조 공급망 전반에 걸친 리스크를 키운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시장 반응에 관한 전문가 의견도 제시됐다. 지정학 전략 싱크탱크의 공동창립자 마이클 펠러(Michael Feller)는

“트럼프는 꼼짝 못하고 있다. 지금 떠난다면 패배를 인정하는 셈이다. 민간 인프라를 파괴하는 것은 유가를 더 밀어 올리는 것 외에는 아무런 차이를 만들지 못할 것이다”

라고 지적했다.

이란 외교장관 아바스 아라크치(Abbas Araghchi)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메시지가 미국 측과 직접 혹은 지역 국가들을 매개로 교환된 적은 있지만 그것이 곧 협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특사) 위트코프(Witkoff)로부터 직접 메시지를 받기도 했지만 이것이 우리가 협상 중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어떤 당사자와의 협상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모든 메시지는 외교부를 통해 전달되거나 외교부가 수령하며 보안 기관 간의 소통이 있다”

고 밝혔다.


용어 설명

브렌트(Brent)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국제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선물계약이다. 브렌트는 주로 북해산 원유를 기준으로 하고, WTI는 미국 내 생산 유가의 기준으로 쓰인다. 선물계약은 미래 특정 시점에 원유를 특정 가격으로 인도받거나 인도하는 약정으로, 시장 참가자들은 이를 통해 가격 변동에 대한 헤지(위험회피)나 투기적 거래를 한다. 또한 “월물”은 특정 월에 인도되는 선물 계약을 뜻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에 있어 전략적 요충지다. 작은 해협 하나가 봉쇄되면 선적 루트가 장기간 영향을 받고, 그 결과 글로벌 석유 수급에 즉각적인 불안정성이 발생한다. 유조선의 우회 항로 증가, 보험료 상승, 선적 지연 등은 모두 석유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기는 요소다.


시장·경제에 미칠 영향 분석

단기적 영향: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적중단과 중동지역의 군사긴장 고조는 즉각적으로 원유 공급 우려를 높여 유가 상승 압력을 강화한다. 이미 3월 한 달간 브렌트와 WTI가 각각 60%와 51% 수준으로 급등한 상황에서 추가적 공급 차질은 국제 에너지 가격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며, 정유·운송업계의 비용 부담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중기적·구조적 영향: 공급 리스크가 지속되면 각국의 인플레이션상승 압력이 강화될 수 있고, 이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에 영향을 준다. 물가상승이 가속화될 경우 일부 중앙은행은 긴축적 기조를 강화할 유인이 커진다. 또한 에너지 수입 비중이 큰 국가들은 무역수지 악화와 통화 약세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 반면 에너지 생산업체와 대체 에너지 개발업체는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

리스크·불확실성: 지정학적 갈등의 향방,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 연설 내용, 이란과 미국 간의 실무적 교신 여부, 그리고 OPEC+의 생산 대응이 향후 유가 경로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다. 또한 해상 보험료 상승, 선박의 회항·장기 우회 항로로 인한 물류비 증가가 추가적인 비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연설 결과와 이란 측의 추가적인 군사·외교적 대응, 쿠웨이트 등 걸친 지역 공격의 파급 효과를 주시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유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지정학적 해법이나 정치적 합의가 도출될 경우 리스크 프리미엄이 축소되며 가격은 진정될 수 있다. 투자자와 정책결정자 모두 공급 차질의 지속성글로벌 수요 둔화 여부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종합하면, 이번 사태는 원유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재확인시켰다.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 쿠웨이트 공항 연료 탱크 공격,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철군 신호 등은 단기간 내 국제 유가와 글로벌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이다. 시장은 향후 정치·군사적 사안의 전개에 따라 급격히 재편될 가능성이 크므로, 관련 기관과 기업들은 대응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