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지수(DXY00)는 1주일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금요일에 +0.27% 상승했다. 이번 달러 강세는 이란 전쟁의 장기화 우려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화와 함께 금요일 원유 가격의 급등(+5%)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끌어올리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이 장기적으로 보다 긴축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결합된 결과다. 아울러 금요일 증시 급락은 달러에 대한 유동성 수요를 추가로 자극했다.
2026년 3월 2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란과 이스라엘 간 미사일 교환과 이란의 걸프 지역 국가들에 대한 표적 공격 등으로 전쟁이 27일째로 접어들면서 달러는 지지선을 확보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리야드를 향해 날아온 두 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밝혔고, 쿠웨이트는 드론 공격으로 슈웨이크 항구(Shuwaikh)의 피해를 보고했으며, 또 다른 항구인 무바렉 알 카비르(Mubarek Al Kabeer)도 표적이 되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방부가 이미 파견된 5,000명의 병력 외에 최대 10,000명의 추가 병력 투입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경제·심리지표와 시장 반응
미시간대(University of Michigan)의 3월 미국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존 보고치인 55.5에서 하향 조정된 53.3으로 집계되어 예상치(54.0)를 밑돌았다. 1년 물 인플레이션 기대는 기존 3.4%에서 3.8%로 상향 수정되었으며,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2%로 변경 없이 유지되었다(예상 3.5%).
금리 관련 시장에서는 스왑시장이 4월 28~29일 예정된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25bp 추가 인상 가능성(+25bp)을 4% 수준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반면, 중장기적 전망에서 달러는 금리차(interest rate differentials) 관점에서 압력을 받고 있다. 현재 시장 관측은 FOMC가 2026년에 최소 -25bp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 반대로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은 2026년에 최소 +25bp의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유로화와 유럽 통화 정책 동향
EUR/USD는 금요일에 -0.12% 하락했다. 달러 강세 외에도 ECB의 2월 인플레이션 기대가 예상과 달리 완화되며 유로화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구체적으로 ECB의 2월 1년 기대소비자물가지수(CPI) 기대는 1월의 2.6%에서 2.5%로 16개월 저점으로 하향 조정됐고, 3년 기대도 2.6%에서 2.5%로 하향 조정돼 예상(2.7%로 상승)과 다른 흐름을 보였다. 또한 원유 가격의 급등(+5%)은 에너지를 대부분 수입하는 유로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유로화에 추가 압력을 가했다.
다만 유로화 약세는 완만했다. ECB 통화정책 이사회의 피에르 운쉬(Pierre Wunsch) 위원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유로 하방압력을 일부 제한했다. 운쉬 위원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되어 물가를 끌어올리는 확실한 증거가 나타난다면 4월의 ECB 금리인상은 배제할 수 없다.”
반면 ECB 집행이사인 이자벨 슈나벨(Isabel Schnabel)은 ECB가 이란 사태에 대해 성급히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신중론을 제기하며, 과잉반응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4월 30일 ECB 정책회의에서 +25bp 인상 확률을 약 52%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엔화와 일본 금리·외환시장
USD/JPY는 금요일 +0.29% 상승했다. 엔화는 달러 대비 20개월 저점까지 밀려났다. 금요일 원유의 급등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 경제와 엔화에 부정적이다. 또한 미국 국채(티노트)의 금리 상승은 엔화에 추가적인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엔화 약세는 완전 무제한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일본 10년 만기 국채(JGB) 수익률이 27년 만에 최고치인 2.388%로 뛰어오르면서 엔화와 달러 간 금리차 측면에서 엔화의 상대적 매력이 일부 회복됐다. 또한 엔화는 이미 달러당 160엔선을 돌파했는데, 이 수준은 과거 BOJ가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한 바 있는 구간이다. 시장은 4월 28일 BOJ의 회의에서 25bp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 70%로 보고 있다.
금·은 등 귀금속 시장 동향
4월물 COMEX 금은 +116.20달러(+2.66%) 상승 마감했고, 5월물 COMEX 은은 +1.862달러(+2.74%) 상승 마감했다. 귀금속 가격은 이란 전쟁의 장기화 우려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와 금요일 주가 급락에 따른 리스크 회피 심리로 큰 폭으로 올랐다. 또한 미·중 간 무역 긴장 재고조(중국의 미국 무역 관행 조사 착수 등)는 안전자산 수요를 추가로 부추겼다.
반면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도 존재한다. 달러 지수의 일주일 내 최고치 상승과 글로벌 채권수익률의 급등은 귀금속에 대해서는 전통적 약세 요인이다. 또한 원유의 +5% 급등은 인플레이션 기대를 끌어올려 주요 중앙은행들이 통화긴축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을 높여 귀금속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금요일 운쉬 위원의 매파적 발언 또한 귀금속 가격을 눌렀다.
자금 흐름 측면에서는 ETF의 롱 포지션이 최근 일부 청산된 점이 가격 하방 요인이다. 금 ETF의 순롱포지션은 2월 27일 3.5년 만의 고점 이후 하락해 목요일 기준 3.5개월 저점으로 내려왔고, 은 ETF의 순롱포지션도 12월 23일의 3.5년 고점 이후 하락해 최근 6.25개월 저점을 기록했다. 반면 중국 인민은행(PBOC)의 금 보유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PBOC의 보유 금은 1월에 40,000온스 증가해 총 74.19백만 트로이온스로 집계되었는데, 이는 중앙은행의 금 수요가 귀금속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다(15개월 연속 보유량 증가).
용어설명 : 핵심 지표와 시장용어 해설
DXY(달러 지수) :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여타 통화 약세 시 달러 지수 상승은 달러 자산의 상대적 강세를 의미한다.
스왑시장 : 장래 금리 전망을 반영해 파생상품을 통해 각종 금리 이벤트의 확률을 가격에 반영하는 시장을 의미한다. 예컨대 FOMC 회의에서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4%로 본다는 것은 시장 참여자들이 해당 시나리오의 확률을 낮게 본다는 뜻이다.
인플레이션 기대 : 소비자나 시장 참여자들이 예측하는 향후 물가상승률로, 중앙은행의 정책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
전문적 분석 및 향후 전망
단기적으로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원유 가격의 변동성이 외환·원자재·채권시장 전반에 걸쳐 주도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전쟁이 장기화되고 원유 공급 우려가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가 추가 상승하면서 주요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그 결과 달러는 안전자산·금리차 혜택을 받아 추가 강세를 보일 수 있으며, 이는 유로와 엔화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중앙은행의 정책 반응은 균형적이다. ECB 내에서 운쉬와 같은 매파적 언급이 나오는 반면 슈나벨과 같은 신중파도 존재하므로 유럽 정책결정은 지정학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지표의 실질적 변화에 따라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일본의 경우 JGB 수익률 급등은 BOJ의 정책 정상화(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여 엔화의 추가 급락을 일부 제어할 여지를 제공한다.
귀금속의 경우 안전자산 수요와 실질금리(명목금리에서 기대물가를 뺀 값)의 방향성에 따라 상반된 신호가 공존한다. 지정학적 불안이 확산되면 금·은 수요는 지지받지만, 글로벌 명목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는 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변수, 중앙은행의 의사결정, 그리고 실물 섹터(특히 에너지 가격)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요약하면, 현재 시장은 이란 전쟁의 전개 양상, 원유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 그리고 중앙은행의 정책 기조 변화라는 세 가지 핵심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향후 수일 내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지 않는 한 달러 강세, 유로·엔의 추가 약세, 그리고 귀금속의 난립(안전자산 수요 상승 vs 금리상승 압력)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원문 기사 작성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 본문에 언급된 모든 수치와 발언은 발표 시점을 기준으로 보도된 수치이며, 시장 상황은 시시각각 변동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