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중앙은행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0.5%~0.6%로 성장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유로존의 다른 대형 경제국들보다 빠른 성장 수준이지만 지난해 4분기 기록한 0.8%보다는 둔화된 수치이다.
2026년 3월 27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중앙은행은 중기 전망의 기준 시나리오(baseline outlook)을 수정하면서 2026년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2%에서 2.3%로 소폭 상향 조정했다. 이 같은 조정에는 이란 전쟁이 가져온 영향이 반영되어 있다. 한편 스페인 경제는 2025년에 연간 2.8% 성장했다.
“전쟁의 영향이 없었다면 GDP 전망은 2.4%로 상향됐을 것”이라고 중앙은행은 설명했다.
은행은 에너지 가격과 대외 시장의 전개에 대해 보다 불리한 기술적 가정(technical assumptions)을 반영했으나, 이러한 충격은 중동 위기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채택된 재정 지원책에 의해 부분적으로 상쇄될 것으로 전망했다. 즉, 에너지 비용 상승과 해외 수요 둔화의 부정적 영향이 재정지출로 일정 부분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은행의 기준 시나리오에서는 2026년 GDP가 1.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만약 중동 전쟁 영향이 없었다면 2.0%로 전망되던 수치이다. 이는 지난 12월 발표한 예측치인 1.9%에서 하향 조정된 것이다.
인플레이션 전망도 상향 조정되었다. 중앙은행은 기준 시나리오에서 2026년 인플레이션이 3.0%로 가속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는 이전에 예상한 2.1%보다 높은 수치다. 2027년 인플레이션은 2.5%로 전망되었는데, 이는 이전의 1.9%에서 상향된 결과다.
또한 중앙은행은 2026년과 2027년의 예산적자 비율을 각각 2.3%로 전망했다. 이는 2025년의 2.5%에 비해 소폭 개선된 수치다. 공공부채 비율은 올해 말 GDP 대비 99.2%로 전망되며, 2027년 말에는 98.1%로 축소될 것으로 예측했다.
용어 설명
본 기사에서 사용된 주요 용어의 의미를 명확히 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GDP(국내총생산)는 일정 기간 동안 한 나라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총액을 뜻하며 경제 성장률은 이 GDP의 전기 대비 성장률을 의미한다. 기준 시나리오(baseline scenario)는 중앙은행이나 연구기관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경제 전개 경로로, 정책 결정과 예측의 기준점 역할을 한다. 예산적자 비율은 정부의 재정적자(수입을 초과하는 지출)를 GDP로 나눈 비율이며, 부채비율(부채/GDP)은 공공부채의 규모가 국내 총생산 대비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마지막으로 기술적 가정(technical assumptions)은 에너지 가격, 환율, 해외 성장률 등 예측 모형에서 고정하거나 외생변수로 간주하는 항목들의 가정값을 말한다.
영향 분석 및 전망
이번 중앙은행의 전망 조정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우선 1분기 성장률이 0.5~0.6%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점은 유로존 내 주요국 대비 상대적 상회가 가능한 성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성장률 둔화는 이미 작년 말의 확장세(4분기 0.8%)에 비해 둔화된 신호이기 때문에 향후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중요한 변수는 에너지 가격과 대외수요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여 실질 가처분소득을 저해하고 소비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중앙은행 스스로도 인플레이션 전망을 상향 조정했는데, 이는 소비자 물가 상승이 당분간 더 높게 유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게 지속될 경우, 통화정책에 대한 긴축적 압력이 커질 수 있으며 이는 장기 금리 상승과 기업·가계의 차입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정부의 재정지원(재정정책)은 단기적인 수요를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중앙은행은 이러한 재정적 완충이 중동 위기의 부정적 영향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재정지원이 확대되는 경우 장기적으로는 공공부채 관리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으므로 정책 설계에서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이번 전망에서 나타난 인플레이션 상향과 성장률 하향의 조합이 스페인 국채 금리와 스프레드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된다.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 명목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게 되고, 특히 유로존 내 다른 국가들과의 차별화 요인이 생기면 스페인 채권에 대한 투자심리에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기업 실적 측면에서는 에너지 집약적 제조업이나 수출주도의 기업들이 대외수요 약화와 에너지 비용 상승의 이중 충격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관광·서비스업은 유럽 내 상대적 성장 수준이 견조할 경우 회복세를 이어갈 여지가 있다.
정책적 시사점
중앙은행의 전망은 통화당국과 재정당국 모두에게 정책 우선순위 재조정을 요구한다. 단기적으로는 물가 안정과 경기 둔화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한 조치들이 필요하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크게 높아질 경우 유럽중앙은행(ECB) 등 통화당국의 금리정책 기조가 경기 하방 위험과의 균형 속에서 결정될 것이며, 이는 스페인의 자금조달 비용과 금융시장 변동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재정정책 측면에서는 단기적 경기 안정화와 중장기적 재정건전성 유지 사이의 트레이드오프를 관리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종합하면, 스페인 경제는 1분기에 확장세를 유지했으나 성장의 모멘텀은 약화되었고, 에너지 가격과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과 재정·부채 지표에 대한 리스크가 커진 상태다. 중앙은행은 이러한 요인들을 고려해 2026년 성장률 전망을 소폭 상향 조정했지만, 향후 경제 흐름은 대외 환경과 정책 대응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