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미란 이사, 중앙은행 대차대조표 추가 축소 방안 제시

뉴욕에서 열린 연설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스티븐 미란(Stephen Miran)은 금융시스템의 높은 유동성 수요를 낮추면 연준이 여전히 큰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대차대조표를 상당히 줄일 수 있고, 그 결과 통화정책의 완화 여지를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2026년 3월 26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미란 이사는 마이애미 이코노믹클럽(Economic Club of Miami)에서 발표할 연설문에서 “대차대조표의 규모를 축소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이를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상상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미란 이사는 구체적으로 대차대조표 축소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여러 옵션을 제시했다. 그는 유동성 규제를 완화하고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를 조정하는 방안, 연준의 유동성 지원 수단(예: 상시 레포(standing repo) 운영과 할인창구(discount window)) 이용에 대한 낙인(stigma) 제거, 그리고 연준이 시장 유동성을 관리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방안 등이 결합될 경우 현재 약 $6.7조에 이르는 대차대조표가 시간이 지나며 상당히 작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차대조표의 축소가 바람직하다”는 발언과 함께 미란 이사는 이러한 조치들이 조합될 경우 시장이 보유하려는 준비금(reserves)의 규모를 낮출 수 있으며, 그 범위는 $1조에서 $2조의 대차대조표 축소를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란 이사는 다만 이러한 경로를 실행에 옮기는 데는 수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이득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연준의 보유 규모가 시장을 왜곡하고 다음번 위기 발생 시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경로를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축 속도와 방법에 대해서는 신중함을 당부했다. 미란 이사는 민간 부문이 연준이 보유한 증권을 흡수할 수 있도록 축소 속도를 느리게 유지할 것을 권고하면서, 연준이 보유한 채권의 양 축소는 적극적 매각(active sales)보다는 수동적(runoff) 방식, 즉 만기 도래 시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미란 이사는 대차대조표 축소가 경제에 대체적으로 수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다른 조건이 동일할 경우 대차대조표 축소는 경제에 수축적 효과를 준다”고 말하고, 이러한 수축 효과는 연방기금금리(federal funds rate)를 낮춤으로써 상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단, 이는 연방기금금리가 유효최저한(effective lower bound)에 도달하지 않았을 경우에 한한다고 전제했다.


배경(Background)

연준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시장 안정화와 경기부양을 위해 수조 달러 규모의 국채 및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했다. 그 결과 연준의 자산 규모는 2022년까지 약 $9조 수준으로 급증했다. 같은 해 연준은 만기 도래 시 일정 금액의 증권을 대체 매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양적긴축(QT, quantitative tightening)을 시행했다.

양적긴축의 핵심 과정과 병행하여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정책금리 목표를 인상했다. 그러나 2024년에 들어 연방기금금리의 움직임은 QT를 통해 달성하려던 목표와는 일부 차이를 보였다. 2025년 말에는 자산 축소 속도가 머니마켓 금리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이는 연준이 통화정책 목표로 삼는 금리 관리에 어려움을 초래할 가능성이 커지자 연준은 QT를 중단하고 단기국채(Treasury bills)를 대량 매입해 시장 유동성을 재구축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용어 설명

상시 레포(standing repo)는 연준이 일정 조건하에 금융기관으로부터 증권을 담보로 돈을 빌려 유동성을 공급하는 제도이며, 할인창구(discount window)는 은행들이 단기 유동성 필요 시 연준으로부터 직접 자금을 빌리는 창구다. 이들 수단은 시장 유동성을 관리하는 중요한 도구지만 이용에 대한 낙인(stigma)으로 인해 금융기관이 필요시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양적긴축(QT)은 연준이 보유한 자산을 축소하여 시장에 유동성을 흡수하는 정책을 의미한다.


정책적 함의 및 시장영향 분석

미란 이사가 제시한 로드맵은 이론적으로 연준이 보유 자산을 현행 $6.7조 수준에서 $1조~$2조 추가 축소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러한 축소는 장기적으로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를 더 탄력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향후 경기충격 시 재정·통화정책의 공조 여력을 확대할 수 있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대차대조표가 축소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채권 수요의 축소로 장기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미란 이사가 지적한 것처럼 연준이 대차대조표 축소의 수축적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연방기금금리를 낮추는 조치를 병행할 경우, 금리 전반의 변동성은 제한될 수 있다. 실무적으로는 연준이 적극적 매각을 지양하고 만기 도래 시 수동적으로 보유자산을 줄이는 방식을 택한다면 시장 충격은 보다 완만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레포 운영·할인창구의 낙인을 제거하고 스트레스 테스트 완화 등 규제적 조정을 통해 은행과 머니마켓의 준비금 수요를 장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면, 준비금 수요의 구조적 완화가 이루어져 연준의 자산 축소는 시장금리에 미치는 직접적 충격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규제 완화는 금융안정성과의 균형을 필요로 하며, 각 조치마다 별도의 비용·편익 분석이 필요하다는 점을 미란 본인도 강조했다.

정책 의사결정의 관점에서는, 케빈 워시(Kevin Warsh)가 제롬 파월(Jerome Powell) 의장의 후임으로 지명되어 차기 연준 의장에 오를 예정이라는 점이 거론된다. 워시는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에 관심을 표명해 왔으며, 미란 이사의 분석은 향후 대차대조표 축소 정책 마련에 있어 실질적인 로드맵을 제공할 수 있다.


결론

미란 이사의 발언은 연준 내부에서 대차대조표 재구성에 대한 실무적·정책적 옵션을 공개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제시된 옵션들은 단기간에 실행될 사안이 아니라 수년에 걸쳐 신중하게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과제로, 연준은 시장 안정성과 통화정책의 유연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작업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