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유가 상승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 하락 마감했다.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으며, 투자자들은 중동 전역에서 이어지는 공격과 미국 및 이란 측의 상반된 ‘종전 협상’ 관련 보도 내용을 저울질했다.
2026년 3월 2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S&P500 지수는 오전 10시08분(동부시간·한국시간 14시08분)에 $6,548.12 포인트로 전일 대비 -0.4%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1,794.64 포인트로 -0.7% 내렸으며,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46,026.55 포인트로 -0.4% 하락했다.
“시장은 연약한 낙관론과 고조되는 지정학적 위험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걷고 있다. 중동 사태가 지배적 요인으로 남아 있어, 공급 차질 가능성에 유가가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긴장이 지속되는 한 변동성은 높은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며, 투자자들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 — 럭만 오투누가(FXTM 수석 시장 분석가)
유가 급등과 지정학적 리스크
이번 장세에서 시장의 가장 큰 촉매제는 유가였다. 전쟁 발발 이후 시장의 초점이 되어온 유가는 다시 배럴당 약 $99 수준으로 상승하며 글로벌 투자 심리를 압박했다. 브렌트유 5월물 선물은 전일 대비 +3.3% 상승한 $98.95/배럴를 기록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당국은 이란에서 발사된 탄도·순항 미사일이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전역을 타격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도 드론과 미사일 공격 표적이 되었다고 보도했으며,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기반을 둔 이란 지원 헤즈볼라와 연계된 표적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이 사실상 유조선 항행에 거의 봉쇄된 상태에 있는 점이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5분의 1(20%)이 통과하는 전략적 해협으로, 이 루트의 차단은 아시아 등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공급망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
WSJ는 또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라비아반도 서부의 미 공군기지 사용을 허용하는 결정을 검토하고 있으며,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공격 참여 결정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아랍에미리트(UAE)도 이란 소유 자산에 대한 압박을 시작했다고 보도되면서 지역적 확전 우려가 고조됐다.
경제지표·연준(금리) 관련 시사점
경제 흐름 측면에서는 S&P Global의 3월 플래시(예비) 구매관리자지수(PMI)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합성(Composite) PMI는 3월 51.4로 2월의 51.9에서 하락하며 11개월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여전히 확장(50 이상) 국면에 있지만 성장 모멘텀 약화를 시사한다.
“3월 플래시 PMI 데이터는 중동 전쟁 발발 이후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바람직하지 않은 조합을 시사한다. 기업들은 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생활비 상승의 영향으로 수요 둔화를 보고하고 있다.” — 크리스 윌리엄슨(S&P Global Market Intelligence 수석 비즈니스 이코노미스트)
지난주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은 분쟁이 경제에 미칠 범위와 지속 기간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평가하면서도, 높아진 에너지 가격이 단기적으로 물가를 밀어올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ADP의 주간 고용지표는 예상보다 나은 1만 명(10k) 증가를 기록하며 노동시장의 미세한 둔화 신호와 함께 연준의 금리 경로 판단을 어렵게 만들었다.
용어 설명: PMI(구매관리자지수)는 제조업·서비스업의 경기 동향을 선행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50 이상은 확장, 50 이하는 위축을 의미한다. ADP 고용지표는 급여 처리업체 ADP가 집계한 민간부문 고용 동향을 주간 단위로 보여주는 통계다.
사모(Private) 크레딧 관련주 약세
개별 종목에서는 사모(Private) 크레딧 관련 기업들이 투자심리에 큰 부담을 주었다. 보도에 따르면 대형 자산운용사 Apollo Global Management와 Ares Management가 핵심 사모대출 펀드에서 인출을 제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해당 주식들이 급락했다. 두 회사는 환매 요청(레드엠션)이 급증하자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제한 조치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 크레딧(Private Credit)은 전통적 은행을 통하지 않고 사모펀드나 자산운용사가 기업에 직접 대출해주는 금융을 의미한다. 은행 대출과 달리 장외(OTC) 형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유동성 및 환매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2월에는 또 다른 대형 운용사인 Blue Owl Capital이 자사의 사모 펀드에 대해 투자자 제한을 도입한 바 있다.
이날 주가 움직임은 다음과 같다. Apollo 주가는 -4.3% 하락했고, Ares는 -3.0%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모 관련 다른 대형 운용사들도 동반 하락했는데 KKR은 -3.3%, Blue Owl은 -2.4% 하락했다.
용어 설명: 환매 제한(Redemption Gate)는 펀드가 단기간에 투자자들의 대규모 환매 요청으로 인한 유동성 부족을 방지하기 위해 설정하는 조치로, 투자자의 자금 인출을 일정 기간 제한하거나 비율을 조정한다.
시장에 미칠 수 있는 향후 영향과 시사점
첫째, 유가 상승의 지속은 단기적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생활비와 생산 비용의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연준을 포함한 주요 중앙은행이 금리 정책을 결정할 때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더 신중히 반영하도록 만들 수 있다.
둘째,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 수급 불안정성이 심화되어 유가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 특히 아시아의 대형 에너지 수입국들은 재고 보충 및 대체 공급처 확보에 따른 비용 상승을 감수해야 할 수 있다. 이는 세계 경기 둔화(수요 약화)와 높은 물가(공급 충격)가 동시 발생하는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키운다.
셋째, 사모 크레딧 펀드의 환매 제한 확대는 금융시장의 유동성 스트레스를 반영한다. 만약 환매 제한 사례가 확산될 경우 금융 시장 전반의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되어 신용 스프레드 확대와 은행권·비은행권 간의 자금 비용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는 기업의 차입비용 상승과 투자 축소로 이어져 실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넷째, 투자자 관점에서는 변동성 확대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에너지·방산 관련 섹터의 수익성 및 밸류에이션 변동이 크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방향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진정 여부가 시장 회복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문가들은 정책 리스크와 유동성 리스크를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연준의 금리 기조, 주요 산유국의 공급 정책, 중동 지역의 군사적 확전 여부, 그리고 대형 사모펀드들의 유동성 관리 조치가 향후 시장 흐름을 결정지을 주요 변수다.
이 기사는 스콧 카노스키(Scott Kanowsky)의 기여를 포함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