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격화 우려에 원유·휘발유 가격 급등

원유가격이란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로 급등하고 있다. 4월물 WTI(클로즈 코드 CLJ26)는 전일 대비 +1.26달러(+1.31%)+0.0862달러(+2.76%) 상승했다. 국제유가와 휘발유 가격은 이란 전쟁이 장기화되고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며 이란이 중동 이웃국가들의 에너지 인프라를 계속 공격하고 있다는 소식에 크게 반응하고 있다.

2026년 3월 20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미 언론 Axios는 미 정부가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기지인 카르그(Kharg) 섬을 장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방부가 중동에 전함 3척과 수천 명의 해병을 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군사·전략적 조치 검토 소식이 원유 매수 심리를 자극하며 오늘의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중동발 공급 차질 소식도 이어졌다. 카타르는 라스라판(Ras Laffan) 산업단지의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시설에서 “광범위한 손상(extensive damage)”이 보고되었으며, 이란의 공격으로 라스라판의 LNG 수출능력 약 17%가 손실돼 복구에 3~5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쿠웨이는 다수의 공격을 이유로 알 아흐마디(Al Ahmadi) 정유시설의 일부 설비를 폐쇄했고, 바레인은 창고 화재를 보고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당국은 오늘 이란 발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정제마진(크랙 스프레드)도 원유가격을 지지했다. 목요일 기준 크랙 스프레드는 3.75년 만의 최고치로 상승해 정유사들이 원유를 매입해 휘발유와 중간유분(디스틸레이트)으로 정제하려는 유인을 강화했다. 이로 인해 원유 수요 측면에서도 추가적인 가격 상승 압력이 발생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사실상 폐쇄 상태이며,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은 저장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생산을 약 6% 가량 감산할 수밖에 없었다. 호르무즈 해협은 통상적으로 전 세계 원유의 약 5분의 1을 처리하는 핵심 해상 루트다. 골드만삭스는 만약 호르무즈를 통한 수송 흐름이 3월까지도 저조한 상태로 유지된다면 국제유가가 2008년의 기록치인 배럴당 약 15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약세 요인도 존재한다. OPEC+는 3월 1일 4월 생산을 하루 평균 206,000배럴(bpd) 증산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인 137,000bpd를 상회한다. 다만 중동 산유국들이 전쟁으로 감산을 강요받으면서 이 계획은 현실화하기 어려워 보인다. OPEC+는 2024년 초에 실시한 220만bpd 감산 조치를 복구하려 시도 중이며, 아직 약 100만bpd 가량을 더 회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OPEC의 2월 원유 생산은 전월 대비 +640,000bpd 증가해 29.52백만bpd로 3.2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동(탱커) 저장고에 쌓인 원유 증가도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Vortexa 자료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와 이란산 원유 약 2억9천만 배럴(290 million bbl)이 탱커에 유동 저장 중이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많은 수준이다. 이는 러시아와 이란 원유에 대한 봉쇄와 제재 영향에 따른 결과다. Vortexa는 또한 3월 13일로 끝난 주간에 최소 7일 이상 정체된 탱커에 저장된 원유는 주간 기준 -0.4% 감소한 89.28 million bbl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수요 측·공급 측 지표도 혼재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월 10일 발표에서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치를 전월의 13.59 million bpd에서 13.60 million bpd로 소폭 상향 조정했고, 2026년 미국 에너지 소비 전망치는 95.37 쿼드릴리언 Btu에서 96.00 쿼드릴리언 Btu로 상향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글로벌 원유 잉여분 전망치를 지난달의 3.815 million bpd에서 3.7 million bpd로 하향 조정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관련해서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최근 미국 중재 회담이 조기 종료됐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쟁을 끌고 있다고 비난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문제(territorial issue)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밝히며 러시아가 요구하는 영토 문제를 인정하기 전에는 장기적 합의의 희망이 없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전망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와 제한을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국제유가에 상승 압력을 준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7개월 동안 최소 28개 러시아 정유시설을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해 러시아의 원유 정제·수출 능력을 제한했다. 또한 11월 말 이후 발트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을 받는 등 해상 운송에 대한 위협도 증가했다. 여기에 추가된 미국과 EU의 러시아 석유기업·인프라·유조선에 대한 신규 제재는 러시아의 원유 수출을 추가로 억제했다.

미국 EIA의 주간 재고 보고(3월 13일 기준)는 (1) 미국 원유 재고가 5년 평균의 -1.4% 수준, (2) 휘발유 재고는 5년 평균 대비 +4.2% 수준, (3) 중간유분(디스틸레이트) 재고는 5년 평균 대비 -2.5% 수준임을 보여주었다. 같은 주간 미국 원유 생산은 13.668 million bpd로 기록되어 11월 7일 주간의 최고치 13.862 million bpd보다 소폭 낮은 수준(약 -0.1%)이었다.

시추·운영 측면에서는 베이커휴즈(Baker Hughes)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3월 13일로 끝난 주간 미국의 가동 중인 원유 시추 장비는 전주보다 +1대 증가한 412대로 집계됐다. 이는 12월 19일 주간의 4.25년 최저치인 406대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참고로 지난 2년 반 동안 미국의 시추 장비 수는 2022년 12월의 5.5년 최고치인 627대에서 급감했다.

중요 인용: 카타르는 라스라판의 손상이 “광범위한 손상(extensive damage)”이라고 발표했고,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통과 흐름이 지속 저조할 경우 유가가 2008년 기록치 수준을 초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용어 설명(독자 안내)

호르무즈 해협는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해상 요충지로,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의 약 20%를 처리한다. 해협이 봉쇄되거나 통행이 제한되면 원유 운송 경로가 길어지고 비용이 상승해 국제유가에 직접적인 상승 압력을 준다.

크랙 스프레드(crack spread)는 정유사가 원유를 정제해 얻는 정제마진을 의미한다. 이 값이 상승하면 정유사의 원유 구매 유인이 높아져 원유 수요가 늘고, 이는 원유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동(탱커) 저장(floating storage)은 유조선에 원유를 저장하는 방식으로, 수송 지연·제재·수요 둔화 등으로 지상 저장시설이 포화될 때 활용된다. 탱커 저장 증가가 장기화하면 공급 과잉 신호로 작용해 가격을 눌러놓을 수 있다.

bpd(barrels per day)는 하루 단위 원유 생산·수송량을 나타내는 단위다. LNG는 액화천연가스(liquefied natural gas), 디스틸레이트는 난방·항공 등으로 사용되는 중간유분(중유·경유류)을 뜻한다.


시장 영향 분석 및 전망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고조가 유가에 더 큰 상승 압력을 줄 가능성이 크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라스라판 LNG 손상(17%), 중동 산유국의 감산(약 6%) 등 공급 리스크는 즉각적인 프리미엄을 유치한다. 또한 정제마진(크랙 스프레드)의 3.75년 만의 최고치는 정유사들의 원유 구매를 촉진해 현물 및 선물시장의 수요를 단기적으로 끌어올릴 요인이다.

반면 중장기적으론 일부 약세 요인도 존재한다. OPEC+의 4월 증산 계획(206,000bpd)은 이론적으로 공급을 확대하는 요인이지만, 전쟁 영향으로 산유국들이 실제 증산을 이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러시아와 이란 원유의 탱커 저장 증가(약 290 million bbl)는 잠재적 과잉 공급 신호로 작동할 수 있다. 에너지 수급 측면에서 EIA와 IEA의 전망치는 상향·하향이 혼재돼 있어 단순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금융시장 관점에서 골드만삭스의 경고처럼 호르무즈를 통한 흐름이 장기간 차단되면 유가는 2008년 수준(배럴당 약 150달러)에 근접하거나 이를 초과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호르무즈 통행이 복구되고 OPEC+가 계획대로 증산을 추진하면 가격은 안정될 여지도 있다. 따라서 향후 유가 경로는 군사적 충돌의 확산 여부, 주요 산유국의 실제 생산·출하 능력, 정제설비 및 해상운송(특히 탱커 안전) 상황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투자자 및 산업계 참고 사항

정유사와 해운사, 그리고 중동 에너지 관련 인프라 기업들은 단기적 리스크 노출이 크므로 운영 리스크 관리와 보험, 공급망 대체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고조됨에 따라 상품·원유 선물 노출을 신중히 관리하고, 정제마진 및 재고 지표를 지속 모니터링하며 포지션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고로 본 기사 작성 시점의 원문 저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해당 기사에서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기사 내용은 정보 제공 목적임을 명시했다. 또한 본 기사 내 분석·전망은 객관적 자료에 근거한 편집부의 종합적 해석으로, 특정 투자 권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