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검찰이 미국 서버 제조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엔비디아(GPU)를 포함한 고성능 서버를 중국으로 불법 반출한 혐의로 기소했다. 기소 문서에 따르면 해당 혐의자들은 수억 달러 규모의 서버를 무단으로 중국에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2026년 3월 20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욕남부지방검사청(United States Attorney’s Office for the Southern District of New York)는 특정 미국 서버 제조사의 직원·관계자들이 수출통제법(Export Control Reform Act)을 위반해 엔비디아 기반 서버를 중국으로 불법 diversion(우회 유통)한 혐의로 기소장(indictment)을 공개(언실링)했다고 밝혔다.
기소장에는 Yih-Shyan “Wally” Liaw(리야오), Ruei-Tsan “Steven” Chang(창), Ting-Wei “Willy” Sun(선) 세 사람이 공모해 수출통제법을 위반했다고 적시됐다. 기소장에 따르면 이들이 관여한 서버 제품에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되어 있으며, 해당 제품들은 미국의 엄격한 수출 규제 대상이어서 미국 상무부의 허가 없이는 중국으로 판매·반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피의자 신분 및 회사 관계
Liaw는 서버 제조사인 Super Micro Computer(슈퍼마이크로)의 공동설립자이자 이사회 멤버로서 회사 지분 약 $464,000,000(4억 6,400만 달러) 상당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FactSet 집계에 나타났다. 슈퍼마이크로는 회사 이름이 피고로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Liaw는 사업개발 담당 수석부사장으로, Chang은 대만의 영업관리자, Sun은 계약직 협력자로 확인됐으며 회사는 이들에 대해 휴직 조치 및 계약 해지를 시행했다고 발표했다.
기소장 핵심 혐의 내용
기소장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에 기반을 둔 중간업체가 가짜 서류(허위 문서)를 작성해 서버가 해당 중간업체의 사용 목적으로 보이게 한 뒤 별도의 물류업체를 통해 서버를 재포장해 중국으로 반출하는 방식으로 은폐했다고 적시됐다. 또한 피고인들은 중간업체의 창고에 가짜(더미) 서버를 두어 슈퍼마이크로의 컴플라이언스팀과 미국 수출관리관의 방문을 현혹시키는 수법을 썼다고 기소장은 전했다.
거래 규모와 시기
검찰은 이 같은 유통 방식으로 인해 해당 서버 제조사에 2024년 이후 약 $2.5 billion(25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이 발생했으며, 그중 2025년 4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약 $510 million(5억 1,000만 달러)어치가 동남아 중간업체를 통해 중국으로 전달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해당 서버 제조사가 엔비디아 GPU를 탑재한 서버를 중국으로 수출할 상무부의 허가를 보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감사·검사 회유 정황
기소장에서는 Chang이 감사인이 서버가 보관됐다고 보고한 데이터센터의 일부를 검사하지 못하도록 조치하거나, 자신이 ‘친화적’이라고 부른 감사인을 선정해 검토를 받도록 주선했다고 기재돼 있다. 관련해 슈퍼마이크로는 2024년에 기존 감사인인 Ernst & Young이 사임했고 이후 BDO를 새 감사인으로 영입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기술·제품 관련 추가 정황
검찰은 Liaw가 2024년 말 동남아 중간업체에 엔비디아의 B200(Blackwell 아키텍처 기반) 같은 고급 칩 적용을 권유했다고 지적했다. 기소장에는 Liaw가 특정 중간업체 임원에게 “대략 1~4월까지 얼마나 가져갈 수 있나? … 대략적인 예측이면 된다”는 식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기록도 포함돼 있다. 또한 2025년 Liaw가 백악관의 AI 제품 수출 규제 관련 성명 링크를 해당 임원에게 보낸 뒤 규제 시행 이전에 출하를 늘려야 한다고 언급한 정황도 제시됐다.
“민감 기술과 관련된 범죄는 신속한 조치로 대응돼야 한다”
— 제이 클레이턴(Jay Clayton), 뉴욕남부지방검사장(도널드 트럼프 지명)
체포 및 수배 상황
검찰은 Liaw와 Sun을 목요일 체포했다고 밝혔으며 Chang은 현재 도피 중이라고 공지했다. 사건 공개 직후 슈퍼마이크로의 주가는 장후 거래에서 12% 하락했다.
회사 입장
슈퍼마이크로는 성명에서 해당 기소 대상자들의 행위는 회사의 정책과 컴플라이언스 통제에 대한 위반이라고 밝히며, 회사 차원에서 강력한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있으며 적용 가능한 모든 미국 수출 및 재수출 통제 법규를 준수하는 데 최선을 다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또한 해당 직원들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계약 관계를 종료했다고 덧붙였다.
미·중·기업 현황과 배경
엔비디아의 GPU는 생성형 AI 모델 학습에 필수적이어서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했다. 기사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중국의 고성능 프로세서 획득을 차단하려 했으나, 2025년 1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 조건을 둔 채 엔비디아의 H200 GPU 중국 출하를 허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젠슨 황(Jensen Huang)은 최근 H200 중국 주문을 이행하기 위해 제조 재가동을 언급한 바 있다. 기사에 따르면 지난 여름 엔비디아는 H20(기사 원문 표기) 칩의 중국 수출 허가를 받았고, 황은 중국 판매액의 15%를 미국 측에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용어 설명(독자 안내)
수출통제법(Export Control Reform Act)은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 보호를 목적으로 특정 기술·제품의 해외 반출을 규제하는 미국의 법률 체계다. 엔비디아의 GPU 등 고성능 반도체는 군사·정보·첨단 인공지능 응용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어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참고: Blackwell 아키텍처는 엔비디아가 설계한 최신 AI 전용 GPU 아키텍처 명칭으로서 고성능 대규모 모델 학습에 최적화되어 있다.
시장·정책적 파장과 전망(분석)
이번 사건은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선, 기업 내부자의 불법 행위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과 수출 통제의 취약점을 부각시켰다. 수출 규제가 존재하더라도 중간업체·물류·문서 조작(허위 서류 등)을 통한 우회 수출이 현실적 위험으로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사례는 규제 당국이 기술적·절차적 감시를 강화하도록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투자 관점에서는 슈퍼마이크로 주가의 변동성과 더불어 유사 기업들에 대한 투자 리스크가 부각될 것이다. 기소 사실이 공개되자 슈퍼마이크로 주가가 즉각적으로 하락한 점은 투자자들에게 규제·법률 리스크가 실물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향후 추가 수사 결과와 소송 향방에 따라 회사의 재무적 부담(벌금, 손해배상, 거래 중단) 및 평판 손상은 장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다.
셋째, 엔비디아를 포함한 반도체 공급사들에는 일시적 수요·공급 혼선과 규제 환경 변화가 가격·물량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의 수출 허가 정책이 엄격해지면 중국향 합법 공급이 축소되어 중국 내 수요는 대체 소스(국내 기술 개발 또는 제3국 경로)를 모색하게 되고, 이는 글로벌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허가 확대는 합법적 경로를 통한 거래를 늘려 단기적으로는 가격 안정에 기여할 수도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
검찰의 추가 기소 여부, Chang의 소재 확보·체포, 법원의 공판 절차, 슈퍼마이크로의 내부 감사·경영 개선 조치, 그리고 미국 상무부의 수출 허가 제도 강화나 집행 강화가 관건이다. 특히 당국의 집행 강화는 글로벌 반도체 유통망에 구조적 변화를 촉발할 수 있어 관련 기업·투자자·정책결정자들은 이번 사건의 후속 전개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결론
이번 기소는 고성능 AI 하드웨어의 국제 유통과 관련된 규제·집행의 취약성을 부각시켰다. 해당 혐의자들의 행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기업과 거래 파트너, 더 나아가 글로벌 AI 칩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와 법정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관련 기업들의 투명한 대응과 규제 당국의 실효성 있는 집행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