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은행 규제당국, 오랜 논의 끝에 자본 규정 완화 초안 공개 예정

워싱턴발 — 미국 은행 규제당국이 오랜 논의 끝에 자본 규정 개정 초안을 완화된 방향으로 공식 공개할 예정이다. 이 개정안은 월가 대형 은행들에게 수십억 달러 규모의 여유 자본을 해방시켜 대출,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에 활용할 수 있게 할 가능성이 있어 업계에 유리한 성격을 띤다.

2026년 3월 19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ed) 규제 책임자인 미셸 보먼(Michelle Bowman)은 이번 개정안이 대형 은행들이 손실에 대비해 마련해야 하는 자본 요건을 소폭 축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2023년 초안이 제시했던 두 자릿수 인상 가능성에서 크게 선회한 결과다.

이번 개정안(이하 ‘바젤(부속) 규정 개정안’)은 연준(Fed),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통화감독청(OCC) 등 세 규제기관이 목요일 오전에 초안을 승인하고 공청회와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가는 일정이다. 규제기관들은 승인 직후 업계와 공공의 의견을 받기 시작할 예정이며, 이 과정은 은행들의 로비가 다시 활발해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개정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국제적 자본기준의 마지막 단계인 이른바 “바젤 엔드게임(Basel Endgame)”을 구현하는 것으로, 은행들이 신용 위험·시장 위험·운영 위험을 평가하고 이에 맞춰 자본을 배분하는 방식 전반을 재설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월가 대형 은행들이 수년간 규제 완화를 요구해온 캠페인이 있다.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업계는 2008년 위기 이후 도입된 규정들이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보먼 전 언급에 따르면 규제 당국은 요건을 위험 수준에 맞게 보다 정확히 재조정하려는 의도를 표명했다.

한편, 민주당 출신의 전 연준 부의장 마이클 배러(Michael Barr)는 과거 일부 은행에 대해 자본을 최대 20%까지 인상하는 계획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은행권은 규제 완화 캠페인을 통해 다수의 의원들을 설득했고, 규제기관 내부에서도 이견이 커지면서 해당 프로젝트는 트럼프 행정부로 넘어갔고, 이후 행정부는 업계 측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연준은 또 대형 글로벌 은행 가운데 위험도가 가장 높은 8개 미국 은행에 부과되는 GSIB(글로벌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 추가자본 부담금의 계산방식도 일부 조정하는 안을 목요일 제안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일부 경제적 입력값의 업데이트와 단기 조달 리스크 계산 방식의 변경이 포함된다. 규제기관들은 이러한 조치들이 결합될 경우 대형 은행들의 자본비율이 소폭 하락하거나 사실상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달 보고서에서 대형 은행들이 현재 약 $1750억의 초과자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으며, 규정의 명확성이 확보되면 이들 자본을 대출 확대나 자사주 매입으로 전환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초기 제안은 다소 가혹한 측면이 있었고 규제당국이 이를 바로잡기 위해 시간을 들인 점은 긍정적이다. 완벽할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KBW의 애널리스트 크리스 맥그래티(Chris McGratty)는 평가했다.


용어 설명

여기서 언급된 바젤(Basel)은 국제결제은행(BIS) 산하 바젤위원회가 마련한 은행자본 규제의 국제적 기준을 의미한다. 바젤 엔드게임은 이러한 국제 기준의 최종 단계로, 은행의 위험 인식과 자본 배분 방법을 국제적으로 일치시키려는 목적을 가진다. GSIB surcharge는 글로벌 시스템상 중요 은행에 부과되는 추가적 자본 요건으로, 해당 은행들이 파산 시 전 세계 금융 시스템에 미칠 충격을 고려해 더 많은 자본을 보유하도록 요구한다. 자본요건(capital requirements)은 은행이 예상치 못한 손실을 흡수할 수 있도록 일정 수준의 자기자본을 보유하도록 하는 규제적 장치다.

이들 규제는 은행의 안정성과 금융시스템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이나, 과도한 자본요건은 은행의 신용공급 능력을 저해해 실물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능한 영향 분석

이번 개정안의 공개와 향후 확정은 단기 및 중기적으로 다음과 같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측된다. 첫째, 대형 은행들이 현행 규정에 따라 보유 중인 $1750억 전후의 초과자본을 일부 활용할 수 있게 되면 대출 공급 확대가 촉진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기업 투자와 소비자 대출을 통해 경기 확장에 기여할 여지가 있다. 둘째,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가 활성화될 경우 금융시장에서 주주가치 제고로 해석되어 해당 은행들의 주가에 단기적 긍정 요인이 될 수 있다.

반면, 규제 완화로 인해 금융 시스템 전반의 안전장치가 약화될 우려도 존재한다. 로이터 보도에서도 지적했듯이 지정학적 위험과 사모대출(private credit) 등의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자본요건을 낮추는 것은 시스템 리스크가 확대될 소지를 남긴다. 즉, 경기 둔화나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경우 은행들의 손실 흡수 능력이 약해질 위험이 있다.

또한, 규제 변화의 실질적 효과는 최종 규정의 세부 문구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규제 당국이 어떤 위험 가중치와 계산 방식을 채택하느냐에 따라 자본비율의 변화 폭은 달라질 수 있다. 맥그래티의 지적처럼 “세부사항이 중요하다”는 점이 여기에 해당한다.


향후 일정과 전망

세 규제기관이 초안을 승인하고 공개하면 통상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친 의견수렴과 수정 과정을 거친다. 이 기간 동안 은행권의 로비 활동이 intensified(강화)될 가능성이 높고, 국회(의원들)와의 정치적 논쟁도 이어질 수 있다. 최종 규정이 확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으며, 확정 시점과 구체적 수치에 따라 시장 반응은 달라질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개정안 공개는 대형 은행들의 규제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며, 이는 단기적으로는 대출과 배당, 자사주 매입을 통해 금융시장과 기업 활동에 유동성 공급 효과를 낳을 수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국제적·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은 상황에서 자본 완화가 금융 안정성에 미칠 영향에 대해 면밀한 모니터링과 보완적 감독이 병행되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