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DoJ) 반독점 부서의 대행 책임자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의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Warner Bros. Discovery) 인수 제안에 대한 심사가 정치적 이유로 신속 승인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2026년 3월 19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워싱턴발 — 미 법무부 반독점 부서의 오미드 아세피(Omeed Assefi) 대행 보좌관(Acting Assistant Attorney General)은 수요일(현지시각)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정책 집행이 정치화되었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워너브러더스 주가는 해당일 종가 기준으로 약 1% 하락했으며, 파라마운트 주가는 약 2.5% 하락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아세피는 최근 게일 슬레이터(Gail Slater)의 퇴임 이후 반독점 부서의 대행 책임자로 복귀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초기에 백악관 특별 고문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고, 미 법무부에 8년 이상 재직했으며 워싱턴 D.C. 연방검찰청(미 연방검사실)에서 형사 검사로 활동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집행(enforcement)이 어떻게든 정치화되었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다.”
그는 진행 중인 수사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으나 “합병과 영업행위(conduct) 양쪽에서 더 많은 조치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공격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세피는 자신이 반독점 부서의 형사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2025년에 반독점 범죄로 선고된 징역형의 총량이 전년 대비 1,20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의 집행 추세 차트에 따르면 2025년 평균 징역 기간은 전년 대비 약 5배로 증가했다.
파라마운트 합병 심사
시장 분석가들은 파라마운트 측이 미국 규제 당국의 심사를 통과하기 더 쉬울 수 있다는 관측을 일부 내놓았다. 그 배경에는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엘리슨(David Ellison)의 부친인 오라클 공동창업자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형성한 친분 등이 거론됐다.
이에 대해 아세피는 “절대 그렇지 않다(Absolutely not)”고 단언했다. 그는 넷플릭스(Netflix) CEO 테드 사란도스(Ted Sarandos)의 사례를 언급하며 “그(사란도스)도 우리 밑에서 매우 공개적이고 공정하며 철저한 심사를 받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말해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넷플릭스의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 및 스트리밍 자산 인수를 위한 경쟁 입찰은 법무부의 심사 대상에 올라 있었으나 넷플릭스는 파라마운트의 제안을 맞추지 못해 최종적으로 거래에서 물러났다.
파라마운트 측은 자사 거래가 넷플릭스의 제안보다 경쟁 측면에서 문제가 적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롭 본타(Rob Bonta)는 해당 거래에 대해 주 차원의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부엌 식탁(kitchen table) 문제’ 우선순위
아세피는 자신의 반독점 부서 의제는 슬레이터 전임자와 마찬가지로 ‘가격 문제, 즉 부엌 식탁(kitchen table) 이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목표는 식품, 의료, 주거 등 필수재의 가격을 올리는 반경쟁 행위에 대해 신속히 조치해 국민의 삶을 빠르게 개선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형사 검사 시절의 경험이 민사 집행 접근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하면서 “우리가 가장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 행위에 집중해 이를 완화한 뒤 다음 사안으로 넘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법무부가 최근 라이브네이션(Live Nation)에 대해 체결한 합의는 이전 행정부나 민간 소송보다 경쟁 회복에 더 기여한 “역사적 성과(historic outcome)”였다고 평가했다.
빅테크의 ‘아쿼하이어(acquihire)’ 경향에 대한 경고
아세피는 기업들이 합병 심사 절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이를 회피하려는 우회적 전술을 사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특히 대형 기술기업들이 유망 스타트업의 기술과 인력을 흡수하되 정식 인수합병(M&A)으로 신고하지 않는 이른바 아쿼하이어(acquihire)가 반독점 규제 당국의 중요한 경계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세피는 예로서 엔비디아(Nvidia)가 지난해 12월 스타트업 그록(Groq)으로부터 칩 기술을 라이선스하고 그 CEO를 채용하기로 합의했지만 회사를 직접 인수하지는 않았던 사례를 들었다. 그는 이러한 방식이 형식적 합병 심사 과정을 사실상 회피하는 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사를 회피하려는 의도로 보이는 행위를 목격할 때, 나는 소송가(litigator)로서, 그리고 집행자(enforcer)로서, 단순히 참여하고 규정을 준수한 경우보다 더 큰 경고 신호로 본다”고 아세피는 말했다.
그는 기업들은 합병 심사 절차에 기꺼이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하면 법무부는 신속하게 우려사항을 파악해 해결하거나, 경쟁 문제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조기에 심사를 종료하고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용어 설명 — ‘아쿼하이어(acquihire)’와 ‘합병 심사(merger review)’
아쿼하이어는 일반적으로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인재(people)와 기술(technology)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제공하되, 대상회사를 정식으로 완전 인수하지 않는 거래 유형을 말한다. 규제 당국은 이러한 거래가 경쟁 제한적 구조를 만들어 향후 경쟁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검토한다.
합병 심사(merger review)는 공정거래·반독점 당국이 기업 간 거래가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경쟁 저해 요소를 해소하거나 거래를 금지·조건부 승인하는 절차다. 이 과정에서 당사자들은 거래 관련 문서와 내부 평가자료를 제출해야 하며, 필요 시 보완 조건(조건부 매각, 사업부 분리 등)이 부과될 수 있다.
시장 및 정책적 함의(전문가적 분석)
이번 아세피의 발언은 향후 미 연방정부의 합병 심사 기준이 정치적 고려가 아닌 경쟁 영향과 소비자 가격에 대한 영향에 기반할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주요 파장을 예상한다.
첫째, 대형 미디어·스트리밍 산업의 구조 재편 속도는 규제 심사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이다. 워너브러더스 같은 핵심 콘텐츠 보유사의 소유권 변동은 콘텐츠 공급, 플랫폼 경쟁, 구독료와 광고 수익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규제 리스크가 높아질수록 인수 가격에 할인(리스크 프리미엄)이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아쿼하이어에 대한 규제의 강화는 빅테크의 인수 전략을 재설계하게 할 것이다. 기술·인재 흡수 방식이 보다 투명하게 신고되고, 규제당국의 심사를 회피하려는 시도는 추가 조사·제재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기업들은 거래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
셋째, 법무부의 ‘부엌 식탁’ 우선순위는 식품·의료·주거 분야의 반독점 집행 강화로 이어져 단기적으로 관련 업계의 가격·공급 구조에 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 규제 강화는 해당 산업의 합병·인수 활동을 억제하고, 가격 통제·공정거래 관련 소송·합의 건수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
넷째, 주(州) 차원의 조사(예: 캘리포니아 AG의 조사)는 연방 차원의 심사와 병행·중첩될 경우 거래 종결까지의 시간을 연장시키며 불확실성을 키운다. 이는 거래 당사자들의 자금 조달 비용과 주주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종합하면, 아세피의 강경한 입장은 인수합병 시장에 있어 규제 리스크를 상시 요인으로 고정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투자자·기업 모두 합병 전략을 설계할 때 규제 시나리오별 대응계획을 보다 정교하게 준비해야 한다.
결론
아세피는 다시 한번 “정치적 편의에 따라 합병 심사가 빠르게 처리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부의 입장은 명확하며, 향후 합병·영업행위 관련 조치들은 소비자 가격과 경쟁 영향에 초점을 맞춰 적극적으로 집행될 전망이다. 파라마운트-워너딜과 관련한 수사는 연방·주(州) 차원의 검토가 병행되는 만큼 향후 몇 달간 규제 리스크와 시장 반응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