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 로이터 — 세계 최대 상장 광산업체인 BHP의 새 최고경영자(CEO)인 브랜든 크레이그(Brandon Craig)가 구리 경쟁 심화, 지정학적 긴장 고조, 그리고 최대 고객인 중국과의 관계가 철광석 강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조직의 지휘봉을 잡았다.
2026년 3월 18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남아프리카 태생의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인 크레이그는 BHP에서 25년 경력을 쌓은 인물로서 최근까지도 최고경영자 후보로만 거론되던 인물이었지만 업계에서 떠오르는 인재로 평가돼 왔다.
크레이그는 즉각적 · 광범위한 조직 개편이나 대규모 인수합병보다 운영 역량을 활용해 글로벌 약점을 보강하는 데 초기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언급했다. 임명 발표 몇 시간 후 진행된 언론 질의응답에서 그는 사업 성장 방법, 석탄 또는 철광석 사업부의 분사 여부, 그리고 서방국가들이 글로벌 광물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생겨나는 기회에 관해 답변했다.
그는 “우리는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에 주력해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할 것이며, 인수·합병을 통한 확장은 설득력 있는 경우에만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말로 중요한 것은 정부와 고객과의 매우 강한 관계를 계속 구축하는 것“이라며 관계 강화를 핵심 우선순위로 제시했다.
리더십의 글로벌 순방 계획도 발표됐다. 크레이그와 경영진은 임명 직후 런던을 방문할 예정이며, 향후 몇 주 내에 최대 고객인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BHP가 수십 년에 걸쳐 지정학적 위험을 관리해온 경험이 풍부하다고 강조했다.
경력과 개인적 배경에 대해 크레이그는 남아프리카의 내탈 대학(University of Natal)에서 기계공학 학사(Bachelor of Engineering, Mechanical)를 취득했으며, 경영지도 석사(Master’s in Business Leadership)를 보유한 자연화된 호주인이다. 그는 두 아들의 아버지로 알려져 있고, 동료들은 그가 낚시를 즐기며 중후한 메탈 밴드 메탈리카(Metallica)의 팬이라고 전했다.
리더십 스타일은 일반적으로 차분하고 저자세로 평가되나 동시에 카리스마 있고 사람을 끌어들이는 능력이 있다는 평이다. 그는 BHP의 핵심 사업인 구리를 관장하는 미주(美洲) 사업부와 더불어 서호주(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철광석 사업을 이끈 경험이 있어 두 핵심 사업 전반에 걸친 최고 수준의 운영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크레이그는 “철광석 사업에서 고객과 정부 전반에 걸쳐 매우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는 시간이 떠오른다. 이는 그들이 어떻게 세계를 바라보는지를 이해하는 독특한 통찰로 이어진다”며 그러한 경험이 BHP를 효과적으로 항해하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대(對)중국 관계 재설정의 기회도 이번 리더십 교체로 생겼다. BHP는 최대 고객인 CMRG와 연간 공급 조건을 둘러싼 장기 분쟁에 갇혀 있었으며, 이로 인해 중국은 일부 BHP 제품에 대해 자국 제강소의 구매를 금지한 바 있다. 이번 변화는 그 관계를 재설정할 기회로 여겨진다.
크레이그는 BHP의 CEO로 선출되기 전, 로스 맥이완(Ross McEwan) 회장이 밝힌 대로 전사적·글로벌 검색과 내부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그는 맥이완의 전화 통보를 받고 “정말 흥분됐다, 솔직히 말해 예상하지 못했다”고 반응했다.
한편, 전임 CEO인 마이크 헨리(Mike Henry)는 지난 11월까지만 해도 직무에 활력을 느낀다고 말했으나 이후 앵글로 아메리칸(Anglo American) 인수 시도 실패 등을 거쳐 사임을 선언했다.
금융권의 시각도 소개됐다. RBC 캐피털마켓의 애널리스트 칸 페커(Kaan Peker)는 노트에서 “BHP의 CEO 전환은 변혁적(transformational)이라기보다는 점진적(evolutionary)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BHP의 성장 초점이 호주보다 미주 지역(아르헨티나, 칠레, 미국, 캐나다)에서 더 경쟁력 있는 인센티브로 이동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크레이그는 “우리는 호주가 성공적인 국가가 되기를 진심으로 원한다… 하지만 세계 각국에서 투자 유인을 제공하기 위해 매우 매력적인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결과적으로 호주도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비용 효율성에 대한 질문에는, 많은 기업들이 넷제로 등 ESG 연계 이슈에서 후퇴하는 가운데서도 크레이그의 입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는 BHP가 관련 목표를 계속 추구하되 “경제적 규율(economic discipline)”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환경·사회적 목표들은 유지하되 비용과 경제성을 엄격히 고려하는 접근을 취하겠다는 의미이다.
용어 설명
기사에서 사용된 몇몇 용어는 일반 독자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어 간단히 설명한다.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은 신규 인수 없이 기존 사업의 생산성·매출 증대 등을 통해 내부적으로 성장하는 방식을 말한다. 스핀아웃(spin-out)은 회사의 일부 사업부를 분사·독립시켜 별도의 법인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지정학적 리스크(geopolitical risk)는 국가 간 정치적 갈등이나 정책 변화가 기업의 사업 환경과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뜻한다.
시장·정책적 영향 전망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크레이그의 내정은 단기적으로는 BHP의 운영 안정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다지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특히 그는 철광석과 구리라는 두 핵심 자원에서 직접적인 운영 경험이 있어 공급 안정성에 대한 개선 기대를 낳는다. 다만 중국과의 관계 재설정이 얼마나 신속하고 실효성 있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철광석 가격과 관련 업체의 주가에 대한 영향은 달라질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중국의 구매 제한이 완화되면 단기적으로 철광석 수요 회복이 예상되며 이는 철광석 현물 및 선물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관계가 지속적으로 경색될 경우, BHP는 수요 다변화와 공급 계약 재구성에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해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구리 시장에서는 미주 지역 중심의 성장 전략이 장기적으로 생산 확대와 공급 구조 변화로 이어져 가격에 하방 압력을 줄 여지도 있다.
또한, BHP가 ESG 목표를 경제성 기준으로 재조정할 경우 일부 환경 관련 투자 우선순위가 조정되며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규제·사회적 기대치 변화에 대한 대응 비용은 별도로 존재한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운영 효율화와 정부·고객과의 관계 개선이 실적 안정화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요약적으로: 크레이그의 취임은 점진적 조정과 운영 중심의 리더십을 의미하며, 대중국 관계 재설정, 미주 중심 성장 전략, ESG 경제성 적용이라는 세 가지 축이 향후 BHP의 전략적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임명은 광산업 전반과 원자재 시장에 중요한 분기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향후 몇 주 내 크레이그의 런던 및 중국 방문에서 구체적 메시지와 회담 성과가 나오면 시장의 반응은 보다 명확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