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주(州) 법무장관들 “트럼프 정부의 ‘구매미국’ 규정 강화안이 50억 달러 EV 충전기 기금 무력화”라고 주장

미국 20개 주(州) 법무장관들이 50억 달러 규모의 연방 전기차(EV) 충전기 보조금 프로그램이 사실상 사용 불능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6년 3월 17일, 로이터(Reuters)의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애리조나, 뉴욕, 버지니아, 일리노이, 미시간 등 20개 주의 법무장관들은 미국 교통부(USDOT)가 연방 자금으로 설치되는 전기차 충전소에 적용하는 부품·구성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이 이 프로그램을 사실상 무용지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제안의 핵심 내용은 연방 지원을 받는 충전기 부품의 국내산 비율을 기존의 「55%」에서 100%로 상향하는 것이다. 법무장관들은 이 같은 규정 강화가 제조사들에게 달성 불가능한 요구이며, 의회가 의도한 목적을 좌절시키고, 전미적인 연방자금 기반 EV 충전기 보급을 지연시키거나 중단시켜 공공의 이익을 해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무장관단과 함께 소송에 참여한 켄터키 주지사 앤디 베셔(Andy Beshear)는 USDOT의 이번 제안이 “대통령의 지시를 실행하여 의회가 의무화한 EV 인프라 자금을 중단하려는 또 다른 시도”라고 지적했다.

“현재 100% 국내 생산된 충전기를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은 없고, 100% 국내 생산 충전기에 대한 수요도 충분치 않으며, 일부 핵심 부품은 단순히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다.”

이들은 또한 2021년 제정된 인프라 법에 따라 설치된 National Electric Vehicle Infrastructure Formula Program의 50억 달러(약 5 billion USD) 자금이 USDOT에 의해 일시 중단된 사실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월에는 미국 연방지방법원 판사 타나 린(Tana Lin)이 트럼프 행정부가 인프라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수여된 자금의 집행을 부당하게 중단했다고 판결한 바 있다.

USDOT와 백악관은 이 사안에 대한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환경단체와 정치적 맥락

시에라클럽(Sierra Club)은 이번 제안을 트럼프 행정부의 프로그램 폐기 시도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시에라클럽은 이 제안이 기금의 사용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어 연방 보조금의 목적을 좌초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휘발유 차량 판매를 촉진하고 전기차에 대한 제조업체 및 소비자 인센티브를 축소하는 여러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러한 전반적 정책 방향은 연방 차원의 EV 인프라 확대 노력과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산 재배치와 즉각적 영향

의회는 2026년 1월 승인한 한 예산안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 시절 승인된 EV 충전망 예산 중 8억 7,900만 달러를 다른 인프라 우선순위로 전용했다. 이는 연방의 EV 충전 인프라 확대 의지에 이미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결정이다.

USDOT가 제안한 규정 변경은 최종 확정 즉시 효력을 발휘하게 되어, 규정이 확정되는 대로 연방 보조금으로 구매할 수 있는 충전기 제품의 범위가 급격히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법무장관단은 이러한 규정이 제조와 설치의 병목을 초래하여 전국적인 보급 속도를 저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용어 설명: ‘구매미국(Buy America)’ 규정과 관련 프로그램

여기서 사용된 「구매미국(Buy America)」 규정은 연방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공공 조달사업에서 사용되는 재료, 부품, 제품의 국내산 비율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요구하는 제도다. National Electric Vehicle Infrastructure Formula Program은 2021년 의회에서 통과된 인프라 법의 일환으로 전국 단위의 전기차 충전소 보급을 목표로 하는 공식적 펀딩 프로그램이다.

공급망과 산업적 영향 분석

전문가적 관점에서 볼 때, 「55%→100%」로의 기준 상향은 다음과 같은 직접적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첫째, 현재 충전기 핵심 부품의 상당 부분이 해외에서 생산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에 100% 국내 생산 체제를 갖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제조업체가 연방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제품만을 공급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 국내 생산 전환을 위해 시설 투자와 생산능력 확충에 대규모 자본과 시간이 소요되므로 단기적으로는 충전기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 셋째, 충전기 보급 속도가 둔화될 경우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소비자 신뢰와 시장 성장이 지체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전기차 관련 부품업체와 완성차 제조사의 수요 예측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지역별로도 상이하다. 국내 생산을 늘리려는 제조업체가 투자에 나설 경우 일부 지역에서는 일자리 창출과 산업 활성화가 기대되지만, 그 전환 과정에서의 비용 상승은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충전 인프라가 충분히 확충되지 않으면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구매 부담과 ‘주행 불안(state anxiety)’이 지속되어 전기차 수요 성장률이 둔화될 위험이 있다.

향후 전망

법무장관단의 반발, 연방법원의 이전 판결, 환경단체의 비판, 의회의 예산 재배치 등은 이 사안이 정책·법률·정치적으로 복합적인 쟁점임을 보여준다. 정책이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는 제조업체의 투자 판단, 주 정부와 지방정부의 충전 인프라 계획, 민간 충전사업자의 사업성 평가 등이 불확실한 상태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생산기반을 확충하려는 노력이 가속될 수 있으나, 그 과정에서의 비용·시간·정책 리스크는 단기적 충전기 보급과 전기차 시장 성장에는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USDOT와 백악관의 최종 결정, 의회 차원의 대응, 관련 소송의 진행 상황에 따라 실제 영향의 범위와 속도는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제조업체와 지방정부, 투자자는 규정 변화의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요약: 20개 주 법무장관과 켄터키 주지사가 USDOT의 「구매미국」 규정 100% 상향 제안이 50억 달러 연방 EV 충전기 기금을 사실상 사용할 수 없게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제안은 제조 현실과 충돌하며 즉시 효력이 발생할 경우 보급 지연, 공급 병목, 가격 상승 등의 경제적 파장을 초래할 수 있다. 시에라클럽은 이를 프로그램 폐기 시도로 규정했고, 의회는 이미 일부 자금을 다른 우선순위로 전용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