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희토류 무역 협상의 분수령: 공급망 재편과 기술 안보의 장기적 파급 효과

개요

2025년 6월 9일 런던에서 진행된 미국과 중국의 희토류 공급망 협상은 단순한 통상 마찰 완화를 넘어 글로벌 기술 안보와 산업 구조를 재편할 중대한 분기점이다.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및 영구자석 시장의 약 60%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회담의 결과는 전기차, 반도체, 방위산업 등 첨단산업의 경쟁 구도가 장기적으로 변화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1. 희토류의 전략적 중요성

희토류 원소는 전기차 모터, 풍력 터빈, 반도체, 스마트폰, 군사용 레이더 및 미사일 유도장치 등 첨단 기술 산업 전 영역에 필수적인 소재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중대형 풍력발전기가 급증하면서 수요는 매년 두 자릿수로 성장 중이다.

구분 2023년 생산량 전 세계 점유율
중국 140,000톤 60%
호주 30,000톤 13%
미국 20,000톤 9%
말레이시아·러시아 등 43,000톤 18%

중국이 수출 통제를 강화할 경우 글로벌 기술 공급망은 즉각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는 단기적으로 가격 급등을 불러일으키고, 중장기적으로는 주요 산업의 핵심 부문에 생산 차질과 투자 지연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2. 런던 회담의 쟁점과 주요 발언

이번 회담에는 미국 재무부 장관, 상무부 장관, 무역대표부 대표 등 통상·안보 책임자들이 직접 참석해 중국 측과 희토류 수출 허가 절차의 신속화, 수출 물량 확대, 상호 통관 간소화 등을 논의했다.

  • 미국 측 목표: 희토류 안정적 공급 확보, 대체 공급망 구축 시간 벌기
  • 중국 측 입장: 전략 물자에 대한 관리 강화 유지, 원산지 다각화를 위한 국제 공조 촉진
  • 주요 발언 케빈 해싯(미국 백악관 경제자문): “실질적인 악수를 통해 상호 신뢰를 확인하는 것이 목표다”

3. 공급망 다변화와 대체 전략

미국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세 가지 축으로 대체 공급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3-1. 자국 내 생산 증대

2023년부터 미국 내 미네랄 자원 개발이 재개되면서, 네바다주, 아이다호주 등 매장지 조사 및 환경영향 평가가 활발해졌다. 하지만 광산 개발부터 정제 공정까지 5~7년이 소요되어 단기 효과는 제한적이다.

3-2. 동맹국 협력

  • 호주, 캐나다, 브라질과의 장기 공급계약 체결
  • ‘쿼드(Quality Realignment of Rare-Earth Metals Distribution)’ 이니셔티브로 일본·인도 참여

3-3. 재활용 및 대체 기술 연구

배터리·전자 폐기물에서 희토류 재활용 비율을 현재 1%대에서 10%로 끌어올리기 위한 순환경제 모델 연구가 연방 차원에서 지원되고 있다. 동시에 이트륨, 스칸듐 등 희토류 대체 물질 적용 기술도 상용화 단계에 진입 중이다.

4. 주요 산업별 영향 분석

4-1. 전기차·배터리 산업

희토류 원소는 전기차 영구자석형 모터의 핵심 요소다. 공급 불안으로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가격이 2024년 대비 50% 급등 시, 완성차 업체의 모터 원가 상승분은 대당 200~300달러에 이른다.

4-2. 풍력발전 시장

대형 터빈 1기당 희토류 자석 수요량은 약 600kg 수준이다. 해상풍력발전이 글로벌 시장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2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희토류 가격 변동성이 프로젝트 경제성을 위협할 수 있다.

4-3. 방위산업

레이시온 AN/SPY-6 레이더, 드론 플랫폼, 미사일 유도장치 등 방위 시스템에 사용되는 희토류 자석 및 합금은 성능 안정성과 장기 보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반드시 고순도 소재가 필요하다. 공급 차질 시 군 전략자산 가동률 하락 우려가 제기된다.

4-4. 반도체·전자기기

스마트폰, 데이터센터 하드웨어, 센서류에도 소량의 희토류가 필수로 투입된다. 가격이 2배로 오를 경우 생산 단가 상승에 따른 최종 소비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5. 글로벌 시장·투자 기회

희토류 관련 종목 및 ETF는 장기적 성장 스토리 속에서 저평가 구간 매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투자 테마 대표 종목/지수 장기 전망
희토류 채굴·정제 MP Materials, Lynas Corp 中 의존도 감소 시 강력 반등
재활용 기업 Li-Cycle, American Battery Technology 순환경제 전환 주도
관련 ETF VanEck Rare Earth/Strategic Metals ETF 포트폴리오 다각화
  • 희토류 주식의 PER(주가수익비율)는 2025년 예상치 기준 15~20배로, 성장산업 대비 매력적
  • 장기 금리 하락, 녹색 인프라 투자 확대 시 수혜 가능성

6. 정책 제언 및 장기 전략

미국 정부는 다음과 같은 종합적 전략을 통해 기술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1. 전략 물자 지정·지원 강화 대체 기술 개발, 재활용 R&D 세액 공제 확대
  2. 동맹국과 공급망 협력 안보 기술 협력 플랫폼 구축, 정보 공유 체계 고도화
  3. 국내 인프라 투자 채굴·정제 클러스터 조성, 환경 규제 합리화
  4. 민·관 거버넌스 주요 기업·학계·정부가 참여하는 상설 협의체 운영

결론

미·중 희토류 무역 협상은 단기 해빙 효과에 머물지 않는다. 글로벌 기술 산업의 공급망 지형, 투자 패턴, 전략 자원 안보 체계 전반을 재설계할 계기가 될 전망이다. 미국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복합적 노력이 제대로 가동될 때 비로소 기술 자립 및 산업 경쟁력 강화를 실현할 수 있다. 투자자 역시 장기 관점에서 희토류 테마를 분석·접근해 포트폴리오를 설계해야 한다.

이번 런던 회담은 희토류 안정 공급과 대체 공급망 구축을 위한 ‘시간 벌기’ 차원을 넘어, 기술 안보와 산업 주권 확보라는 국가 전략의 중추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