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여파로 유가 급등…원유 공급 차질이 세계 시장을 흔들다

주요 지표: 4월물 WTI 원유(CLJ26)는 금요일 종가 기준 +2.98달러(+3.11%)로 마감했고, 4월물 RBOB 휘발유(RBJ26)는 +0.0768달러(+2.59%)로 마감했다. 에너지 가격은 금요일 급등 마감했으며, 당일에는 뉴스 헤드라인에 따라 급격히 등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6년 3월 16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유가가 회복세를 보인 것은 미국이 해협에서의 위험 증가에 대응해 해병 원정군(Marine expeditionary unit)을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 이후다. 미 관리들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배치하기 시작했다고 밝히며, 이는 해협을 통한 해상 운송 재개 노력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한편, 미 재무부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목요일 이전에 선적된 물량에 한해 한 달간의 면제(waiver)를 부여했다. 이 면제는 약 30척의 유조선에 실린 최소 1,900만 배럴 이상의 러시아산 원유 및 연료를 대상으로 한다. 이러한 소식은 일시적으로 유가를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자국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는 협상을 위해 이란과 대화를 시작했다는 보도도 유가 상승을 일부 제약했다. 금요일에는 달러지수($DXY)가 3.5개월 만의 최고치로 올라가면서 달러 강세가 원유에 대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금요일 이후에도 지정학적 긴장은 지속되었다. 월요일에는 이스라엘이 토요일에 이란의 석유 저장소 30곳을 폭격했다는 소식에 원유 가격은 3년9개월(=3.75년) 만의 고점인 119.48달러까지 급등했으나 이후 다시 하락해 현재는 배럴당 약 90~10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봉쇄 상태에 있으며, 페르시안만 산유국들은 저장시설 포화로 인해 생산을 약 6%가량 감산할 수밖에 없었다. 이라크는 목요일에 이란의 탱커 2척 공격을 계기로 원유 터미널 가동을 중단했고, 오만은 최대 수출 허브인 미나 알 파할(Mina Al Fahal)을 일시적으로 대피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군이 해협을 통한 선박 호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발언했으나, 미국 에너지장관 라이트(Wright)는 해협 호위가 이달 말이 돼야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통상 세계 원유의 약 5분의 1(20%)을 처리한다.

골드만삭스는 만약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유류 흐름이 3월까지 계속 위축된다면 유가는 2008년의 기록인 약 배럴당 150달러를 초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급 측의 또 다른 요인은 OPEC+의 생산 정책이다. OPEC+는 3월 1일 4월에 일평균 206,000배럴(bpd)의 증산을 발표했으며, 이는 시장 추정치인 137,000배럴을 상회하는 수치였다. 그러나 중동 산유국들이 전쟁으로 인해 생산 감축을 강요받고 있어 이 같은 증산 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220만 bpd의 감산분을 모두 복원하려 하고 있으나 아직 약 100만 bpd 가량 복원되지 않은 상태다. 실제로 OPEC의 2월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640,000bpd 증가해 29.52백만 bpd로, 3.2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유 저장(floating storage)의 증가는 유가에 하방 압력을 주는 요인이다. 에너지 데이터 업체인 Vortexa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약 2억9,000만 배럴(290 million bbl)의 러시아·이란 원유가 유조선에 부유 저장 중이며, 이는 1년 전보다 5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는 러시아·이란 원유에 대한 봉쇄와 제재 영향의 결과다. 다만 Vortexa는 3월 6일 종료 주간 기준으로, 최소 7일 이상 정체된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량이 주간 기준 -21% 감소해 88.80 million bbl로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수요 및 생산 전망과 관련해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2월 10일 발표에서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을 전월의 13.59 million bpd에서 13.60 million bpd로 소폭 상향 조정했고, 2026년 미국 에너지 소비 전망도 95.37(quadrillion btu)에서 96.00 quadrillion btu로 상향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글로벌 원유 잉여분 전망을 전월의 3.815 million bpd에서 3.7 million bpd로 하향 조정했다.

한편, 유럽에서 중재를 시도한 최근 미국 주도의 제네바 회담은 조기 종료됐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러시아가 전쟁을 질질 끌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한 장기적 해결의 희망이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지속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약을 유지시키며 유가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을 가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지난 7개월 동안 최소 28곳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타격해 러시아의 정유·수출 능력을 제한했고, 11월 말 이후에는 최소 6척의 유조선이 발틱해(발트해)에서 공격을 받았다. 또한 미국·EU의 신규 제재는 러시아 석유 기업·인프라·유조선에 대한 수출을 억제해 글로벌 공급을 더욱 빡빡하게 만들었다.

재고 측 지표에서 최근 미 EIA의 주간 보고서는 원유 재고가 시장 예상(+2.5 million bbl)을 상회하는 +3.824 million bbl 증가를 기록했다고 나타냈다. 같은 보고서는 3월 6일 기준으로 (1) 미국 원유 재고가 계절적 5년 평균 대비 -2.7% 낮고, (2) 휘발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 대비 +5.4% 높으며, (3) 중유(distillate) 재고는 -1.6% 낮다고 밝혔다. 미국의 원유 생산은 3월 6일 종료 주간에 -0.1% 감소한 13.678 million bpd로 소폭 후퇴했고, 이는 11월 7일 기록한 최고치 13.862 million bpd에는 미치지 못한다.

시추 활동을 보여주는 베이커 휴즈(Baker Hughes)의 집계에 따르면, 3월 13일 종료 주간의 미국 내 가동 중인 유정 수는 전주 대비 +1대 증가해 412대가 됐다. 이는 12월 19일의 4.25년 최저치 406대보다 조금 높은 수치다. 지난 2.5년간 미국의 유정 수는 2022년 12월의 627대(5.5년 최고치)에서 크게 감소했다.


용어 설명

WTI(West Texas Intermediate): 미국 텍사스산 원유 가격을 대표하는 지표 원유 선물이다. RBOB는 휘발유 블렌드의 표준 선물 가격을 의미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안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전략적 해로로,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가 통과한다.
부유 저장(floating storage)은 수요가 부진하거나 제재·봉쇄로 하역이 지연될 때 유조선에 임시 저장되는 원유를 뜻한다.
OPEC+는 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 등 주요 비회원 산유국들의 연합으로, 시장 공급을 조절하는 주요 협의체다.
bpd는 barrels per day의 약자로, 일일 배럴 수를 의미한다.


분석: 향후 유가 및 경제에 미칠 영향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가 방향을 지배할 가능성이 크다.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지속 또는 해상교통의 추가 위축은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켜 유가를 상향 압박할 것이다. 특히 페르시안만 산유국들의 생산 차질(약 6% 감산)과 주요 터미널 가동 중단 사례는 즉각적인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달러 강세가 유가 상승을 일시적으로 제약하나, 달러가 안정되거나 지정학적 충격이 확대될 경우 유가는 재차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중기적으로는 OPEC+의 정책과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물류 제약이 핵심 변수다. OPEC+의 증산 의지와 실제 산유국들의 생산능력 회복 속도는 유가의 하향 압력을 결정짓는다. 반면 러시아·이란산의 유통 제한 및 부유 저장의 증가(현재 약 2억9,000만 배럴)는 일시적 과잉 공급 신호로 해석될 수 있으나, 이들 물량의 실제 출회가 지연되면 시장은 다시 타이트해질 수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EIA와 IEA의 전망 수정이 시사하듯 경기 회복과 에너지 수요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생산은 역사적 고점에 근접해 있지만, 최근 주간 생산이 소폭 감소한 점과 시추대수의 제한적 회복은 공급 확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만약 지정학적 충격이 장기화하면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

금융·실물 충격의 시나리오별 파급 효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단기 봉쇄 완화 시나리오: 유가는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 배럴당 90~100달러배럴당 120달러 이상으로 재상승하거나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15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위험이 존재한다. 셋째, 지정학적 충격과 글로벌 경기 둔화가 동시 발생 시: 수요 약화가 유가 상승을 일부 억제하겠지만, 단기 시장 충격은 금융시장 변동성과 실물경제의 비용 압박을 통해 전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투자자·정책 입안자에 대한 시사점

투자자는 지정학적 뉴스와 해상 운송 관련 지표(선박 정체·항로 차단·부유 저장량 등)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정책 입안자는 에너지 공급 다변화, 전략비축유(SPR) 활용 검토, 해상 안전을 위한 국제 협력 강화 등의 대응책을 신속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 기업 측면에서는 정제·운송 인프라의 리스크 관리와 비용 전가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