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에너지 비용 급등 속 신흥국 증시의 유일한 완충책으로 ‘AI 투자’ 제시

중동 분쟁 장기화로 신흥국(EM) 주식이 최근의 상승분을 급격히 반납하고 있다. UBS의 전략 보고서는 에너지 공급 충격에 취약한 신흥시장이 이번 충돌로 전 세계 자산군 가운데 최악의 성과를 내는 집단 중 하나가 되었다고 분석했다.

2026년 3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UBS 전략 보고서는 최근 중동 사태가 세 번째 주로 접어들면서 위험 회피(risk-off) 심리가 강화돼 신흥국주의 성장 스토리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특히 아시아 지역이 $90/배럴를 웃도는 유가 구간에서 EM 수익률이 역사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세 가지 핵심 취약점을 제시한다. 첫째, 공급 주도적 에너지 충격에 대한 노출이다. UBS 애널리스트들은 아시아가 중동 화석연료의 거대한 순소비자(net consumer)라는 점을 강조했다. 둘째, 밸류에이션(valuation) 측면의 취약성이다. 충돌 이전 신흥국 주식은 미국 주식 대비 거래 할인폭이 장기 평균보다 현저히 낮아 이미 높은 낙관이 가격에 반영되어 있었다. 셋째, 투자자들의 포지션이 최근 세 달 동안 수익을 냈던 트레이드의 역전(reversal)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장기화된 분쟁은 신흥국 주식에 도전이 될 수 있다”

보고서는 또한 한 가지 예외적 완충 요소를 제시한다. 이는 바로 인공지능(AI) 투자 테마다. 지난 15개월 동안 AI 테마는 신흥국 수익과 이익 상향 조정의 단일 최대 동인이었다. UBS는 미국의 대형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운영기업인 소위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s)’의 고투자가 이번 분쟁의 충격에서 비교적 면역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의 기술 비중이 높은 핵심 신흥국은 바닥을 찾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AI 드라이버가 분쟁과 추가적인 유가 충격에 면역적이라면 향후 EM의 초과성과(outperformance)는 지속될 수 있다”

다만 UBS는 과거의 모멘텀을 회복하려면 분쟁의 신속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신속한 해결이 없을 경우, 단기적 변동성(short-term excursion)이 장기적 성장 기대치의 재조정(long-term recalibration)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신흥국 스토리가 재차 안정되려면 에너지 비용의 안정화와 함께 글로벌 기술 설비투자(CAPEX) 사이클이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인해 중단되지 않는다는 명확한 징후가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용어 설명 및 배경

신흥시장(EM, Emerging Markets)은 경제규모가 선진국에 비해 작지만 고성장 잠재력을 가진 국가들의 자본시장으로, 투자자들이 높은 성장률을 기대하며 투자하나 동시에 정치·경제적 리스크에 더 민감하다. 리스크 오프(risk-off)는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회피하고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시장 분위기를 뜻한다.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s)는 대규모 클라우드 인프라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대량의 컴퓨팅 자원을 공급하는 기업들을 의미한다(예: 대형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 CAPEX(capital expenditure)는 기업의 설비투자 지출을 뜻하며, 기술(CAPEX) 사이클은 반도체·데이터센터·클라우드 등 기술 관련 설비투자가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흐름을 말한다.

경제·금융적 해석

UBS의 진단은 신흥국 투자자들이 직면한 양면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신흥국은 유가 상승에 따른 실물경제 충격(수입 물가 상승, 무역수지 악화)과 금융시장 충격(주가·통화 약세)을 동시에 경험할 위험이 크다. 반면, 기술 부문 비중이 높은 일부 신흥국은 글로벌 AI 투자 확대로 인해 상대적 방어력을 확보할 수 있다. 즉,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유가 민감 소비재·수입 의존 산업은 하방 위험이 크고, AI·클라우드 연관 산업은 상방 재료를 보유하고 있다.

향후 영향과 시나리오 분석

1) 단기적 안착 시나리오: 중동 분쟁이 단기간 내 봉합될 경우 유가가 하향 안정화되며, 기존의 성장 기대치는 다시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으로의 복귀를 통해 신흥국 주식의 반등을 촉진할 수 있다. 특히 AI 관련 수요가 지속될 경우, 기술 비중이 높은 국가와 기업이 EM 전체 수익을 견인할 수 있다.

2) 장기 저변동 시나리오: 분쟁이 지속되더라도 글로벌 공급망이 큰 충격을 받지 않고, 미국 등 주요국의 기술 설비투자가 유지되는 경우 AI 관련 자금 유입이 신흥시장 내 기술 섹터를 지지하며 전반적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3) 장기 악화 시나리오: 분쟁 장기화로 유가가 지속적으로 $90/배럴을 상회하고 에너지 공급 우려가 확대되면, 아시아 등 에너지 순수입국의 실물 및 금융 지표가 악화되며 투자심리는 장기적 재평가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 이 경우 성장 기대치는 하향 조정되고 자금 유출이 가속화될 위험이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민감한 섹터의 비중 축소와 더불어 AI와 클라우드 관련 노출을 선별적으로 유지하거나 확대하는 전략이 고려될 수 있다. 다만 UBS가 지적한 바와 같이 AI 관련 수혜도 글로벌 기술 CAPEX 사이클이 중단되지 않는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정책·시장 관찰 포인트

시장 참여자와 정책결정자들이 주목해야 할 핵심 지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중동 분쟁의 진전 속도와 외교적 해결 가능성. 둘째, 국제 유가의 방향성(특히 $90/배럴 수준의 재돌파 여부). 셋째, 미국 및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설비투자(CAPEX) 지속성 여부와 반도체·데이터센터 장비 주문의 변동. 넷째, 신흥국별 통화·재정 여건이다. 이 네 가지 요소의 조합이 향후 신흥국 자산의 상대적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UBS 보고서는 단기적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경고하면서도, AI 투자라는 구조적 테마가 신흥국 내 일부 시장에 대해 중요한 방어선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투자자와 정책당국은 유가와 기술투자 흐름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