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이 2026년 대규모 위축을 앞두고 있다. 부품 가격 상승과 교체 수요 둔화가 출하량에 부담을 주면서, 전체 시장은 연간 기준으로 큰 폭의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Windows 10 ‘지원 종료'(end-of-life) 전환에 따른 후폭풍이 교체 수요의 시기적 흐름을 왜곡하면서 업계 전반의 교체 사이클이 평탄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2026년 3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자사 최신 보고서에서 2026년 글로벌 PC 출하량 전망을 기존보다 낮춰 2억5천7백만 대(257 million units)로 제시했다. 이는 2026년 연간 기준 약 10% 감소를 의미하는 수치다. 보고서는 특히 부품 비용 중에서도 메모리 가격의 급등이 엔트리 레벨 하드웨어의 마진을 압박해 제조사 수익성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We further trim our global PC shipment estimates for 2026-2028, given persistent pressures of rising memory costs and demand pull-ins into the fourth quarter of 2025,”라는 원문 분석가 코멘트는 보고서의 핵심 배경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보고서는 2027년에는 재고 부담이 일부 해소되며 약 2%의 완만한 회복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AI PC가 유일한 성장 동력
보고서는 표면적으로는 암울한 수치를 제시하면서도 프리미엄 구간 내에서 ‘선순환(virtuous cycle)’이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 중심에는 AI 기능을 탑재한 PC(이하 AI PC)의 급속한 확산이 있다. 골드만삭스는 2026년 AI 기능 탑재 가능 PC 출하량을 1억5천만 대(150 million units)로 모델링했으며, 이는 해당 연도 시장 침투율을 약 59%로 환산한 수치다.
프리미엄 고사양 모델은 상대적으로 가격 탄력성이 낮아 부품비 상승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거나, 고가 정책으로 마진을 방어하기 용이하다. 보고서는
“We expect AI PCs to outperform given their lower sensitivity to price increases and the increasing need for AI edge computing.”
이라는 문장을 통해 AI PC의 상대적 강세를 설명했다. 나아가 골드만은 2028년에는 AI PC가 전체 시장의 약 81%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며, AI 중심 하드웨어가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누가 수혜를 보는가
보고서는 특히 고마진 수요 확대의 수혜자로서 특정 대형 공급업체와 제조사들을 지목했다. 명시적으로 추적되는 기업에는 애플(Apple Inc.), 레노버(Lenovo Group), HP Inc.,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 등이 포함된다. 이들 업체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 역량 중심으로 전환하며 고부가가치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은 데이터를 중앙 서버(클라우드)로 전송해 처리하는 대신, 데이터 발생지 가까운 장치 또는 로컬 서버에서 실시간으로 연산·처리하는 방식을 뜻한다. AI 모델을 로컬에서 실행하면 응답 지연(latency)을 줄이고, 대역폭 사용을 최적화하며, 일부 민감한 데이터에 대해 보안 이점을 제공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AI PC와 같은 엣지 디바이스에 대한 기업·소비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윈도우10 지원 종료 영향과 메모리 가격
보고서는 Windows 10의 지원 종료를 교체 수요를 촉발한 주요 이벤트로 보면서도, 그 영향이 2025년 말 업그레이드 급증을 초래한 뒤 2026년에는 오히려 교체 주기의 ‘평탄화(flattening)’로 연결되었다고 설명한다. 즉 2025년으로 빨라진 수요가 2026년으로의 피크 이전 당겨짐 현상을 만들면서 2026년 교체 수요가 약화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핵심 변수는 메모리 비용이다. 메모리는 PC 부품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며, 가격 변동은 엔트리·중저가 모델의 마진에 직결된다. 보고서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제조사들이 저가 모델에서 마진을 유지하기 어려워져 라인업 재조정 또는 고가 모델 중심의 전략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망과 파급효과 분석
이 보고서의 시사점은 다층적이다. 단기적으로는 2026년 전체 PC 출하량 감소(약 10%)로 인해 엔트리·중저가 모델을 다수 제조하는 업체들은 매출과 이익률 압박을 피하기 어렵다. 반면 고사양 AI PC에 역량을 집중한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수익구조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부품업체와 메모리 공급망의 가격 변동성은 단기 마진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엣지 컴퓨팅 수요의 확대로 인해 AI 연산을 지원하는 하드웨어와 관련 솔루션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서버·칩셋·메모리·AI 소프트웨어 생태계 전반에 투자 수요를 촉발할 수 있으며, 데이터센터 중심의 수요에서 엣지 쪽으로의 수요 이동이 일부 산업 구조 변화를 이끌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러한 전이에는 기술 표준, 전력·발열 관리, 소프트웨어 생태계의 성숙 등 추가적인 과제가 남아 있다.
금융시장 측면에서 보면, AI PC와 엣지 역량으로 차별화되는 기업들의 실적 가시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의 재평가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완전한 회복은 재고 소진, 부품 가격 안정화, 교체 사이클의 자연스러운 회복 등 복합 요인에 달려 있어 2027년의 약 2% 회복 시나리오는 다소 보수적인 관점에서 합리적인 중간점으로 볼 수 있다.
전문가적 관점에서의 제언
기업들은 단기적으로는 부품 비용 상승에 대응해 제품 믹스 조정, 프리미엄 모델의 포지셔닝 강화, 공급망 비용 구조 재검토를 해야 한다. 소비자와 기업 고객은 AI 처리 성능과 보안·지연시간 측면에서의 이점을 고려해 장기적 비용 대비 효용을 판단해야 한다. 정책당국과 업계 표준 기구는 엣지 컴퓨팅 확산에 따른 전력 소비, 개인정보 처리, 기술 표준화 문제를 선제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요약하면, 골드만삭스의 이번 보고서는 2026년 글로벌 PC 시장의 전반적 위축을 경고하면서도 AI 기능을 갖춘 고사양 PC가 시장의 구조적 전환을 주도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제조사와 공급망, 투자자, 정책 수요자 모두 이 전환의 속도와 영향을 면밀히 관찰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