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선물 가격이 이란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로 급등했다. 4월 인도분 WTI 원유(CLJ26)는 금요일 장에서 종가 $2.98(+3.11%) 상승을 기록했으며, 4월 인도분 RBOB 휘발유(RBJ26)도 종가 +$0.0768(+2.59%)로 마감했다. 에너지 가격은 금요일에 각종 뉴스 헤드라인에 따라 급락과 급등을 오가며 크게 상승 마감했다.
2026년 3월 14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로 인해 미국이 중동에 해병 원정부대(Marine expeditionary unit)를 파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유가는 하락분을 만회한 뒤 큰 폭으로 반등했다. 미 당국자들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에 기뢰를 매설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항로 재개 노력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전해졌다.
금요일 초반에는 미국 재무부가 목요일 이전에 선적된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에 대해 한 달간의 면제를 부여했다는 소식에 유가가 잠시 하락세를 보였다. 이 면제는 약 30척의 유조선에 실린 최소 1,900만 배럴의 러시아산 원유와 연료를 포함한다. 동시에 달러 지수($DXY)가 3.5개월 만의 최고치로 급등한 점도 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주요 사건별 가격 변동을 보면, 월요일에는 이스라엘이 토요일에 이란의 석유 저장소 30곳을 폭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가가 3.75년 만의 고가인 $119.48까지 급등했다. 이후 유가는 다시 하락해 배럴당 $90~$100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다.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차단된 상태에서 페르시아만(Persian Gulf) 산유국들은 지역 저장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며 생산을 약 6% 가량 감산할 수밖에 없었다. 이라크는 목요일에 이란의 두 척의 유조선 공격 이후 유조선 터미널 운영을 중단했으며, 오만은 주요 수출 허브인 미나 알 파할(Mina Al Fahal)을 일시적으로 대피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호위할 계획이 있다고 밝힌 반면, 미 에너지장관 라이트(Wright)는 해협 통과를 위한 군호위가 이달 말까지는 시작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목요일에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통상 전 세계 석유의 약 5분의 1을 처리한다
고 전해진다. 골드만삭스는 만약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유류 수송이 3월까지 계속 저하된다면 유가가 2008년 기록인 배럴당 약 $150을 초과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OPEC+의 동향도 주목된다. OPEC+는 3월 1일 4월 생산을 일평균 206,000 배럴(bpd) 증산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인 137,000 bpd를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다만 중동 산유국들이 전쟁 여파로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이 증산 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2.2백만 bpd의 감산분을 모두 복원하려 하고 있으나 아직 약 1.0백만 bpd 가량 복원하지 못한 상태다. OPEC의 2월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640,000 bpd 증가해 29.52백만 bpd로, 3.25년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부유 저장(floating storage)의 증가는 유가에 하방 요소로 작용한다. Vortexa 자료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산과 이란산 원유 약 2억 9천만 배럴(≈290 million bbl)이 유조선 부유 저장에 머물러 있으며, 이는 1년 전보다 50%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이는 러시아와 이란 원유에 대한 제재와 봉쇄의 결과다. 다만 Vortexa는 3월 6일로 끝난 주간에 최소 7일 이상 정체된 채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가 전주 대비 -21% 감소해 88.80 million bbl이라고 보고했다.
공식 기관 예측도 변화하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2월 10일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을 13.60백만 bpd로, 지난달의 13.59백만 bpd에서 소폭 상향 조정했다. 또한 2026년 미국 에너지 소비 전망을 95.37에서 96.00 쿼드릴리언 Btu로 상향 조정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전 세계 원유 과잉 공급 전망치를 지난달의 3.815백만 bpd에서 3.7백만 bpd로 낮췄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영향도 유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제네바에서 개최된 미국 중재 회담은 조기 종료됐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쟁을 질질 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영토 문제(territorial issue)”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러시아가 요구하는 영토 문제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한 장기적 합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런 갈등 지속 전망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약을 지속케 해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한다.
우크라이나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은 지난 7개월간 최소 28개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표적화해 러시아의 정제·수출 능력을 제한했고, 11월 이후 러시아 유조선에 대한 공격도 강화돼 발틱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게다가 최근 미국과 EU의 새로운 대(對)러시아 제재는 러시아의 원유 수출을 억제하고 있다.
주간 EIA 재고 보고는 당주 및 단기 유가 흐름에는 다소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수요일 발표된 주간 EIA 보고서에 따르면 원유 재고는 +3.824 million bbl 늘어나면서 시장 예상치(+2.5 million bbl)를 상회했다. 보고서는 (1) 3월 6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가 5년 평균 시즌별 수준보다 -2.7% 낮다, (2) 휘발유 재고는 +5.4% 높다, (3) 증류유(디스틸레이트) 재고는 -1.6% 낮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은 주간 기준 -0.1% 감소한 13.678백만 bpd로 집계돼 기록치인 13.862백만 bpd(2025년 11월 7일 주간)보다 소폭 낮았다.
Baker Hughes의 시추 설비 보고에 따르면 3월 13일로 끝난 주간 미국의 가동 중인 유정 수는 +1대 증가한 412대로 집계됐다. 이는 12월 19일로 끝난 주간의 406대(4.25년 최저치)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지난 2년 반 동안 미국의 유정 수는 2022년 12월 최고치인 627대에서 급감했다.
용어 설명(일반 독자를 위한 부연)
• WTI(West Texas Intermediate) : 미국 내에서 대표적으로 거래되는 원유 등급으로 국제 원유 가격의 기준 중 하나다.
• RBOB : 휘발유 선물 가격을 의미하는 지표로, 정제 후 유통되는 휘발유의 가격 흐름을 나타낸다.
• bpd(barrels per day) : 하루 배럴 단위의 생산·수송량 표기.
• 부유 저장(floating storage) : 저장시설이 포화되었을 때 유조선에 원유를 장기간 보관하는 방식으로, 공급이 과잉되었음을 시사하면 가격에 하방 압력이 된다.
• EIA : 미국 에너지정보청(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 IEA :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 OPEC+ : OPEC 회원국과 비회원 주요 산유국의 연합체를 일컫는다.
향후 전망과 파급 효과(전문적 분석)
현재 시장은 복합적인 대내외 요인에 의해 향후 유가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이란의 기뢰 매설, 이스라엘의 이란 기지 공격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즉각적인 공급 차질로 이어져 단기적으로 유가를 상방 압력에 놓는다. 동시에 러시아에 대한 제재·제한 조치,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인한 정제설비 손상 등은 중기적 공급 제약 요인으로 작용해 가격 상승을 지지한다.
반면, 단기적 약세 요인도 존재한다. 미 재무부의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한시적 면제, OPEC+의 증산 합의(실행 여부는 미지수), 달러 강세, 그리고 EIA가 보고한 재고 증가 등은 유가의 추가 급등을 억제할 수 있다. 특히 달러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면 원유를 달러로 결제하는 시장 특성상 비달러 보유자들의 구매 여력이 줄어 수요 압력이 완화된다.
시나리오별 영향은 다음과 같다. (1) 지정학적 충격 장기화 시나리오: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계속 위축되고 산유국의 생산 감축이 지속되면 글로벌 원유 공급은 큰 폭으로 줄어들어 유가가 단기적으로 배럴당 $120~$150 이상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연료비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2) 정상화·증산 실행 시나리오: OPEC+의 증산과 제재 완화 또는 우회로가 현실화되면 유가는 점차 하향 안정화될 수 있으며, 정제 마진과 석유제품 가격의 변동성은 완화될 것이다. (3) 혼합 시나리오에서는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며 단기적 스파이크와 이후 일부 조정이 반복되는 패턴이 예상된다.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은 다음과 같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수송·물류비 증가와 제조업 원가 상승을 통해 소비자물가에 전가될 수 있으며,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쳐 금리 및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있다. 기업 실적 측면에서는 정유·에너지 업종의 매출·이익이 단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지만, 운송·제조업체 등 에너지 비용 민감 업종은 실적 악화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기자 메모
기사 원문 작성자는 Rich Asplund이며, 해당 기사 게재 시점에 저자는 언급된 증권들에 대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고 표기되었다. 본 보도는 공개된 자료와 보고를 바탕으로 사실 관계를 충실히 번역·정리한 것이며, 시장 전망 부분은 전향적(예측적) 분석으로서 확정적 사실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