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발 —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제롬 파월의 변호인단이 파월의 의장직 종료 이후에도 연준 이사회(Board of Governors) 멤버로 남아 있을 가능성을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 DOJ)에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례를 깨는 결정이자 연준의 독립성과 향후 정책 결정에 중요한 함의를 가질 수 있는 사안이다.
2026년 3월 13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법원에서 금요일 공개된 문서들은 파월 의장의 변호인단이 1월에 열린 법무부와의 회의에서 이러한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전한다. 해당 문서들은 연준이 워싱턴 본부 건물 개조(renovations) 문제와 관련한 형사수사에서 법무부의 소환장(subpoena)을 막기 위해 제기한 소송의 일부로 공개됐다.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금요일에 연준의 손을 들어 소환장을 차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문서에 따르면, 변호인단은 1월 29일 회의에서 미국 연방검사(United States Attorney) Jeannine Pirro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 것으로 기록됐다.
“의장(파월)은 자신의 의장 임기가 종료될 때에도 수사가 진행 중이라면 이사회에 남아 있지 않을 것 같지 않다고 느낀다; 그리고 반대의 경우가 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의장이 형사 수사를 받고 있지 않다면 가족에 집중할 수 있는 결정을 자유롭게 내릴 수 있을 것이고, 그 모습이 다르게 보일 것”
문서에는 또한 변호인단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이사회 의장을 상원에서 인준시키기 위한 충분한 표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 내용도 담겨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의 뒤를 이을 차기 의장으로 지명한 전 연준 이사 케빈 워쉬(Kevin Warsh)는 상원 인준 과정에서 난관에 봉착해 있다고 문서는 적시하고 있다.
법적 절차와 공방
이번 공개 문서는 연준이 법무부의 소환장 집행을 막기 위해 제기한 소송의 증거자료로 포함된 것이다.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연준의 손을 들어 소환장의 집행을 금지했으며, 이 결정은 문서가 공개된 금요일(2026년 3월 13일) 이뤄졌다. 문서에서 법무부 측 변호인은 파월 측 변호인들의 발언을 두고 이를 ‘강압(strongarming)’라고 간주한다고 지적했다. 법무부 문서의 표현을 인용하면, 변호인단의 제안은 “특이한 제안으로써 소환장을 문제 삼는 연준의 주장 자체를 정치적 논쟁으로 변형시켰다(By making this peculiar suggestion, the Board morphed the Subpoenas into the exact thing about which they complain)”는 것이다.
제롬 파월(73)1은 공개적으로 자신의 임기 종료 후 계획을 밝히지 않았으나, 의장직이 5월에 종료된 후에도 거버너(이사회 멤버)로서 잔류할 가능성이 제기되면 연준 7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결정적 한 표(swing vote)로 작용할 수 있다. 문서에 따르면 파월의 거버너 임기는 2028년 1월까지 연장되어 있어, 2026년 11월 예정된 중간선거와 트럼프 행정부의 마지막 해에까지 걸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전통과 관례
관례적으로 연준 의장은 새 의장이 임명되면 이사회에서 물러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기관의 독립성 유지와 새 의장의 정책 추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관행이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그러한 전통을 깨는 **이례적 상황**을 제시한다. 파월이 의장직은 내려놓더라도 이사회에 남는다면, 전 의장이자 현 이사회 멤버로서 정책 의견을 계속 표명하고 투표에 참여하는 이례적 역할 배치가 발생한다. 이 경우 그가 새 의장(워쉬)과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 그리고 내부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전례가 없다.
용어 설명
연준 이사회(Board of Governors): 연방준비제도(Fed)의 주요 의사결정 기구로, 통화정책 수립과 감독 기능을 담당한다. 소환장(subpoena): 수사기관이 자료 제출이나 증인 출석을 요구하는 법적 명령이다. 스윙 보트(swing vote): 의사결정에서 표를 좌우하는 결정적 표를 의미한다. 이러한 용어들은 본문에서 사용된 맥락을 이해하는 데 필요하다.
정책·시장에 대한 잠재적 영향 분석
파월이 의장직은 내려놓더라도 이사회에 남을 경우, 통화정책의 연속성과 중앙은행의 예측 가능성에 일부 긍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시장에서는 정책의 불확실성 감소로 단기적으로 국채 금리 변동성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파월의 잔류가 트럼프 행정부와의 정치적 긴장을 심화시키거나, 이사회 내 파벌 형성을 촉발하면 연준의 독립성 논란이 증폭되어 장기적으로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채널을 통해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첫째, 통화정책의 방향성: 파월이 남아 계속 완화적 또는 신중한 발언을 할 경우, 시장은 기준금리 경로에 대해 기존의 기대를 유지하거나 완만히 조정할 것이다. 둘째, 재정·정치적 리스크: 연준과 행정부 간의 갈등이 표면화되면 은행주와 국채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확대될 수 있다. 셋째, 인사 리스크: 새 의장 인준이 지연되거나 추가적인 정치적 공방이 발생하면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이번 사건은 형사수사와 법적 절차가 핵심이므로, 향후 조사 진행 상황과 법원의 추가 판단이 시장의 반응을 좌우할 것이다. 이번에 연준이 소환장 집행을 막는 데 성공한 점은 단기적으로 연준의 운영 안정성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결론 및 향후 관전 포인트
법원 문서에 적시된 변호인단의 발언은 연준 내부 운영과 연방정부 간의 권력 균형, 그리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라는 다층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법무부의 수사 진전 여부, 상원의 워쉬 인준 절차의 향방, 그리고 파월이 실제로 이사회에 잔류할지 여부와 그가 이사회 내에서 행사할 영향력의 범위다. 이 세 요소가 결합되어 연준의 독립성과 미국 통화정책의 향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주 문서와 보도 내용은 법원에 제출된 자료와 로이터 보도를 기반으로 하며, 본문에 기재된 인용문과 사실관계는 공개된 법원 문서의 내용을 충실히 번역·정리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