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2026년 ’비민감’ 예산 지출 10% 감축 검토

모스크바 — 러시아 정부는 2026회계연도 예산에서 모든 “비민감(non-sensitive)” 지출을 대상으로 최대 10%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 익명의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한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최종 결정은 이란 관련 분쟁으로 촉발된 유가 상승이 얼마나 지속가능한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2026년 3월 11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러시아는 에너지 판매에서의 예산 수입 감소와 경제 둔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이로 인해 다른 산업 부문에서의 세수까지 줄어들며 재정 건전성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예비기금을 고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예산 예비기금으로 더 많은 자금을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며, 이 조치는 지출 축소와 병행될 수 있다.

로이터에 응한 복수의 소식통들은

“재무부가 예산을 배분하는 기관들에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통보했다. 지금 그들은 무엇을 줄일지 고민하고 있다”

라고 전했다. 이 발언은 상황의 민감성 때문에 익명을 조건으로 이루어졌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네 명의 정부 측근 소식통 중 두 명은 10% 삭감 수치를 직접 언급했으며, 나머지 두 명은 구체적 수치 없이 지출 삭감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재무부는 이번 기사 관련 코멘트에서 타 부처와 함께 예산 지출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으며, 중앙은행 통화정책국장 안드레이 간간(Andrei Gangan)은 지출 최적화는 환영할 만한 조치라고 말했다.

재무부는 또한 이번 결정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칭하는 “특별 군사 작전(특별군사작전)” 또는 러시아 국민에 대한 사회적 의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지출 축소는 부채 증가를 피하고 국가 재정의 장기적 안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들은 감축이 전 부문에 일률적으로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으며, 정치적으로 민감한 군사 지출과 공무원 임금·복지급여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항목은 감축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이는 항상 비필수 비용의 최적화를 통해 이뤄진다. 일부 신규 사업은 보류될 것이고, 건설이나 도로 보수 등은 감축 대상으로 고려될 가능성이 크다”

고 말했다.

일반 국민들은 물가 상승의 영향을 받고 있으나, 고금리로 촉발된 경기 둔화의 고통이 광범위한 수준으로 확대되지는 않았고, 정부 지출 삭감이 대량 해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소식통들은 지적했다. 여기에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의 글로벌 에너지 판매에 타격을 주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로이터는 2026년 1~2월 러시아의 예산 중 에너지 관련 수입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고, 전체 수입은 11% 감소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예산 적자 추정치를 두 차례 상향 조정했으며, 2026년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6%의 재정적자를 계획하고 있다.

유예 기간은 짧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미국이 러시아 제재 해제를 고려하는 움직임까지 보였다. 그러나 보도에 응한 세 번째 소식통은 이러한 유가 상승이 장기적으로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하며, 단기적 유가 변동과 관계없이 현재의 예산 상황은 지출 삭감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한 소식통은

“지출 삭감의 범위에 대한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모두가 이란 사태로 유가가 어떻게 변할지 지켜보고 있다”

고 말했다.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은 2월 크렘린에서 정부와 예산 상황을 논의하는 야간 회의를 주재했으며, 미하일 미슈스틴(Mikhail Mishustin) 총리는 회의가 수시간에 걸쳐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어 재무장관 안톤 실루아노프(Anton Siluanov)은 정부가 통상적으로 에너지 수입이 흘러 들어가는 기준 유가인 이른바 “컷오프(cut-off) 가격”을 현실에 맞게 낮추겠다고 언급했다.

실무적 맥락을 설명하면, 러시아는 과세 목적으로 원유 평균 가격과 국가예비기금(국부펀드)에 대한 유입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 유가를 사용한다. 컷오프 가격은 그 기준 가격을 말하며, 이 가격을 초과한 수입은 예비기금으로 흘러 들어간다. 재무부가 컷오프 가격을 낮추면, 세수로 잡히는 수입은 줄어들 수 있지만 예비기금의 과도한 기여를 억제해 예산의 단기적 현금흐름을 맞추려는 의도다. 로이터는 2월 러시아의 과세 목적 원유 평균 가격이 컷오프 가격보다 24% 낮았고, 이로 인해 정부는 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가부(국부)펀드(National Wealth Fund)를 동원해야 했다고 전했다.


전문가적 분석

이번 조치 검토는 러시아의 재정 정책이 외부 충격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특성상 국제유가 변동은 재정수지와 환율, 통화정책 등 여러 경로를 통해 국내 경제에 빠르게 반영된다. 단기적으로는 유가 급등이 재정수입을 늘려 예산 적자 완화에 기여할 수 있으나, 유가가 다시 하락하면 예산의 지속가능성은 급격히 악화된다. 따라서 재무부가 예비기금으로의 추가 이전을 통해 완충을 마련하려는 것은 전형적인 방어적 조치다.

정책적 영향을 구체적으로 전망하면, 10%의 비민감 지출 삭감은 건설·인프라 투자와 같은 성장지향적 지출을 축소해 단기적으로 GDP 성장률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 반면 사회적 민감 항목과 군사비는 보호되기 때문에 소비 위축의 파급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장기 투자 축소는 생산성 둔화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재무부의 컷오프 가격 인하는 재정계산을 현실화하려는 시도로 보이나, 과세 기준 가격이 낮아질수록 예산의 체계적 수입성은 약화될 수 있다.

금융시장과 향후 전망 측면에서 볼 때, 만약 유가 상승이 지속된다면 러시아는 단기적 재정 완화 여지를 얻을 수 있으나, 국제적 정치·안보 변수로 인해 유가가 안정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따라서 중기적으로는 지출 구조조정과 수입 다변화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용어 설명

컷오프(cut-off) 가격: 러시아가 에너지 수입을 예산에 반영하는 기준 가격으로, 이 가격을 초과하는 초과분은 통상적으로 예비기금(국부펀드)에 적립된다. 컷오프 가격을 조정하면 예산 수입과 예비기금 유입 구조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국가부(국부)펀드(National Wealth Fund): 정부가 경기 변동이나 재정적자 등 비상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운용하는 공적 자금. 에너지 수입이 풍부할 때 적립되어 필요시 지출용으로 사용된다.
특별 군사 작전: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행동을 지칭하는 공식 명칭으로, 국제적 표준 용어인 “전쟁”과는 구분되는 러시아 측 표현이다.

결론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2026년 예산 운용은 유가의 단기적 급등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보수적 재정관리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감축 대상이 비민감 항목으로 한정될 경우 사회적 충격은 제한될 수 있으나, 장기적 성장과 인프라 투자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향후 유가 흐름과 함께 재무부의 최종 결정이 예산과 경제 전망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